■ 저자의 말

도망가다 얻어맞고 은혜 받은 사람 - 요나

우리에게 "요나"라는 이름의 선지자는
아주 친밀하면서도 여전히 낯선 사람이다.
우리는 요나서에 나타난 그의 행적을 익숙히 안다.
그리고 그의 도피의 심성 속에서 함께 도피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은 여전히 나의 기대와
다른 자신일 수밖에 없다.

"요나"의 이름의 뜻은 '비둘기'이다.
때는 주전 793∼753년 어간의 어느 때
북이스라엘 여로보암 2세 치하의 어느 날
아버지 "아밋대"('하나님의 진리'라는 뜻)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도 임하여
그로 하여금 '그 말씀을 나르는 비둘기'가 되게 하였다.

그러나 이 비둘기는 앗수르 니느웨를 향하여 가는 대신
다시스로 가려고 하였다.
이 향방을 상실한 비둘기의 방황은

전적으로 주님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 때문임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동일한 이유로 불순종의 방황을 계속한다.

주께서 우리를 택하심이 결코 우리들만을 위하심이 아닌
온 세상 만백성에 대한 사랑의 도구로 쓰시기 위함임을 안다면
우리는 우리를 대적하는 오늘의 니느웨성으로
요나처럼 그 말씀을 들고 떠나야 한다.
"일어나라 - 가라 - 외치라"고 말씀하심을 따라서.

이 책은 인물 강해서요, 동시에 요나서의 강해서로서
요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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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요나 컴플렉스
'컴플렉스'(complex)라는 단어를 제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칼 융이라는 심리학자입니다.
그에 따르면 "컴플렉스란 우리 안에 잠재한 혹은 억압되어 있는 상호 모순되는 두 가지 이상의 생각이나 감정들의 총화(總和)"라고 정의(定擬)할 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서 지워버릴 수 없는 결정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합시다. 어느 날 그 사람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데, 그가 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그때 내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아마 저 같으면 오히려 잘되었다고 고소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가져서야 되겠습니까? 도덕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시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기에 또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볼 때 참 안됐다는 측은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편에서는 내게 지독한 상처를 준 사람이니 불쌍히 여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래도 사람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하면서 한번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생각이 현저한 갈등으로 발전하게 되면 나중에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상태를 가리켜서 '요나 콤플렉스' 혹은 '요나 신드롬'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요나 컴플렉스의 증상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이런 콤플렉스에 사로잡히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첫째로, 자기가 처한 현재 상황을 수용하지 못합니다.

요나의 경우는 니느웨가 망하지 않고 보존되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본문 4장 1절은 어떻게 시작합니까?
"요나가 심히 싫어하고 노하여."
니느웨 사람들이 그들의 죄를 회개하자 하나님은 이 성읍을 멸망시키고자 했던 본래의 뜻을 돌이키셨습니다. 그리고 니느웨 성을 오히려 축복하고 부흥케 하셨습니다. 그런데 요나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성경은 요나가 싫어하고 분노했다고 말합니다. 이런 요나의 심정이 이해됩니까?

요나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요즘 북한에서는 극도의 식량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불쌍하게 여겨지지 않습니까?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폅니다. 북녘 땅의 동포들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도덕적인 의무감으로 우리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를 가정해 보십시오. 우리의 도움으로 북녘 땅이 이 난국을 잘 수습하고 극복해서 김정일이 북한을 아주 잘 통치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래서 북한이 점점 부강해지고 군사력도 증대되었다고 해 보십시오.
그러면 어떻게 생각되겠습니까? '괜히 도왔나? 그냥 망하게 놔 둘 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예(例)를 바꿔 보겠습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 국민들에게는 우리를 식민지로 부렸던 일본 사람들에 대한 분노 같은 것이 일어납니다. 일본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가 유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일본에 선교사로 보내면 내가 갈 수 있겠는가?'
전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본에 선교사로 가라고 하면 제 마음이 쉽게 움직일 것 같지 않습니다. 저도 별 수 없는 한국 사람이지요. 그러나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하나님이 계속 제게 가라고 말씀하시면 아마도 저는 갈 것입니다. 제가 선교사로 갔다고 가정해 봅시다. 가서 복음을 전하는데, 하나님이 축복하셔서 일본 사람들이 저를 통해서 주님 앞에 돌아오고 일본에 부흥이 일어납니다. 교회가 성장합니다. 하나님은 드디어 역사의 세기말에 일본을 세계 선교를 위한 주도적인 국가로 사용하십니다. 일본은 점점 잘되고 하나님은 일본 교회를 통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도록 하셨습니다. 그때 제게 무슨 생각이 날까요? '괜히 와서 전도했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제가 안식년으로 잠깐 일본에서 나와 한국에 있을 때 일본에 지진이 일어났다고 합시다. 그래서 일본 열도가 다 물 속에 잠겨 버렸다고 하면 한편으로는 통쾌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이제 요나의 심정이 이해됩니까? 자기 조국의 적대국으로서 굉장히 악했던 나라 니느웨가 부흥하고 새로워지자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요나의 모습을 보십시오.
┃본문 | p. 105∼108 중에서 |

1. 자는 자여 어찜이뇨
2. 내 탓입니다
3. 스올의 뱃속에서
4. 두번째 주시는 기회
5. 뜻을 돌이키신 하나님
6. 요나 컴플렉스
7. 내가 아꼈노라

이동원 소개

지구촌교회를 창립한 이동원 목사는 현재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지구촌 목회리더십센터 대표로서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복음 사역의 선두주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선교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자랑스런 동문상(Alumni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다. 리버티 침례신학대학원에서 명예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세계적인 복음주의 강해설교가들에게 수여하는 ‘스펄전 동역자상(Spurgeon Fellow)’을 수여받기도 했다.

저서로 《너희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살라》,《너희는 광야로 진군하라》, 《너희는 일어서 다시 가라》(이상 압바암마),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선물》, 《쉽게 풀어 쓴 누가의 예수 이야기》, 《아들아, 씨유 인 헤븐》(이상 두란노), 《영성의 길》(규장), 《내 영혼의 내비게이션》(생명의 말씀사), 《천국은 우리집 같아요》(북쌔즈)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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