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바울 서신들에 나타난 구체성은 바울이 얼마나 심각하게 독자들을 고려했으며, 그의 복음을 그들의 상황에 적절하게 해석하려고 노력했는가를 보게 한다. 그럼에도, 각 서신들의 역사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본문을 연구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마치 학생이 문제는 보지 않고 참고서 뒤에 나와 있는 해답만 읽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많은 바울신학 책들만으로도, 우리는 바울신학의 여러 주제의 범위와 다양한 논의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또 한 권의 책이 필요한 것은, 각 서신에 따라 사도와 그의 교회 교인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주요 주제들을 다루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바울이 그의 복음을 특정 교회의 특정 상황들과 연관지어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시키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머리말 : 또 한 권의 책?

제8장 빌레몬서와 빌립보서 :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1. 빌레몬서의 역사적 상황
2. 서신에 구조에 나타난 바울과 빌레몬서의 관계
3. 빌레몬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
4. 빌립보서의 역사적 상황
5. 집필 장소에 대한 논의
6. 바울의 상황
7. 빌립보 교회의 상황
8. 빌립보서의 편집 가설
9. 그리스도론의 발전 단계들

제9장 갈라디아서 : 우리를 자유케 하는 그리스도의 복음
1. 갈라디아서의 역사적 배경
2. 갈라디아서 본문의 특징
3. 적대자들에 대한 논의
4. 바울의 대응
5. 갈라디아서의 전체적인 내용
6. 율법에 대한 이해
7.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냐? 혹은 믿음을 통해서냐?
8. "그리스도가 우리를 자유케 하셨으니"
9. 복음 : 자유케 하는 능력
10. "율법 아래" 혹은 "그리스도 안에"
11. 율법과 헬라의 정령 숭배 모두로부터의 자유(1:4-5, 4:1-10)
12. 복음과 유대주의, 헬라의 정령 숭배, 그리고 "다른 복음"
13.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 새 창조

제10장 로마서 : 유대인이나 이방인을 위한 구원의 복음
1. 로마서 본문의 사본 문제
2. 로마서의 성격
3. 로마서의 연구 방법과 신학에 대한 최근의 논의들
4. 서신의 전체적인 논의 :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다 똑같다
5.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초기의 신앙 고백문(1:3-4)
6. 로마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들

제11장 바울 서신들에 나타난 아브라함 전승의 해석들
1. 연구 역사
2. 갈라디아서에 나타난 아브라함 전승
3. 로마서에 나타난 아브라함 전승
4. 갈라디아서와 로마서에 나타난 아브라함 전승 해석에 대한 비교
5. 성서 전승과 오늘의 교회

제12장 바울 서신들에 나타난 그리스도
1. 문제 제기
2. 본문들에 대한 논의
3. "그리스도의 믿음" 혹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제13장 바울의 서신들에 나타난 "전형"과 "본받는 자"의 관계
1. 전형과 본받는 자와의 관계에 대한 본문들
2. 전형과 약속 성취

제14장 바울 서신들에 나타난 "종말론"에 대한 언급들
1. 종말론에 관한 본문들
2. 종말론에 대한 논의
3. 바울의 종말론

참고문헌

■ 본문 속으로

제9장 갈라디아서 : 우리를 자유케 하는 그리스도의 복음

갈라디아 교회의 문제에 대한 바울의 응답이 이 서신의 신학이 된다. 우리는 자연히 그리스도를 믿는 이방인들이 온전한 이스라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율법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야기된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위협을 받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바울이 떠난 후에 갈라디아 교회에 들어온 거짓 형제들인 적대자들은 바울의 사도성과 그가 전한 복음을 부정하고 할례와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온전한 이스라엘 백성이 되는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사도성을 입증해야 했고, 율법은 과거 세대에 속한 것이고, 또 교인들의 경험으로 봐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이방인들은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음을 성서의 해석으로 논증해야 했다. 그러므로 갈라디아서의 화두는 "자유"가 된다. 갈라디아서에는 복음은 믿는 자들에게는 자유를 의미한다는 바울의 가장 중심적인 확신이 잘 나타나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5:1).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니"(5:13).

간단하게 말해서 갈라디아서의 "복음은 곧 자유를 의미한다." 자유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먼저는 개인의 다양한 자유나, 또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갖게 된 자유, 즉 인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발울이 말하는 자유의 개념은 우리가 흔히 이해해 온 자유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이 자유 개념을 갈라디아서의 역사적 상황에서 다른 주제들과 함께 이해해야 할 것이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복음은 율법 중심의 유대교와 헬라의 우주적 종교들로부터의 자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주장을 즉각 헬라적인 생활 풍습과 율법주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또한 헬라의 종교들은 저급한 영을 숭배하는 것이요, 율법주의는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잘못된 종교적 태도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바울이 갈라디아서의 역사적 상황에서 "율법"과 "정령 숭배"라는 용어로 무엇을 의미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말하고, 그의 논의 전체는 무엇에 관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먼저 이 서신의 전체적인 논의를 위한 일반적인 이해를 위해서 역사비평 방법에 소위 구조주의적 연구를 가할 것이다. 또한 바울의 신앙 체계의 여러 요소들 중에, 한편 "유대인이나 헬라인은 아무 차별이 없다"와 다른 한 편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셨다"는 일련의 주장을 살펴볼 것이다. 그런 다음, 서신의 단락들을 다시 한번 더 자세히 읽어가면서 이 서신에 표현된 복음, 유대교, 그리고 헬라의 우주적 종교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믿음을 통한 의"와 "율법의 행함을 통한 의"와 같은 구절들에 전제된 신앙 체계에 대한 임의적인 평가를 내려볼 것이다.
┃본문 99-101p. 中에서 |

박익수 소개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남감리교회(SMU) Perkins School of Theology에서 신학석사, 그리고 Drew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1985)를 취득하였다. 그는 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연천군의 작은 시골마을의 은대리교회를 섬겼고, 미국 유학중에는 남부 뉴저지의 체리힐 제일교회를 개척하여 담임목사로 7년간 시무하기도 하였다. 1985년부터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강의하며 특히 역사적 예수 연구와 우리 문화 속에서의 성서해석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 부설 연구소인 “성서와 문화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목회자를 위한 성서해석 세미나와 평신도를 위한 성서교재를 발간하고 있으며, 한국신약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성서 전승과 해석-아브라함 전승 해석의 역사>, <바울의 서신들과 신학>, <디모데전.후서> 등이 있고, 역서로 <새로운 신약성서개론 - 상,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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