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번연의 천국으로 가는 길"

17세기 영국 제임스 2세 왕 때에 존 번연(1628-1688)이란 목사가 불법으로 집회를 하고, 영국 국교의 의식대로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1660년에 잡히어 베드포드에 있는 감옥에서 12년 동안이나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번연은 자기가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고생하는 것이니 조금도 원통하게 여길 것이 없다 생각하고 오히려 감옥 안에서 성경을 연구하면서 경건한 나날을 보냈다. 사랑하는 아내와 귀여운 자녀들과 생이별하는 것은 살을 찢어내는 듯한 쓰라린 일이고 옥살이의 고생도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었으나 번연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중에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나갔다.
번연은 자기가 갇혀 있는 감옥을 "사자굴"이라고 부르리만큼 고생을 하면서도 자기교회의 신도들을 위하여 기도에 힘썼으며 그들의 믿음을 격려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그 책이 바로 천로역경(천성으로 가는 길)이란 책이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 중의 하나로 널리 읽혀지고 있다. 본서는 그림을 많이 넣고, 좀더 쉽고 재미있게 쓴 것이 특징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데 유익한 책이다. 특히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신앙의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1. 멸망성
2. 믿음
3. 좁은 문
4. 고집
5. 연약
6. 도움
7. 유식
8. 율법
9. 회개
10. 선의
11. 복음
12. 인내
13. 은사
14. 시험
15. 구원
16. 나태와 자만
17. 위선과 허례
18. 불신
19. 천성문을 향하여
20. 평화
21. 전신갑주
22. 굴욕과 대결
23. 죽음의 골짜기
24. 충성
25. 유혹
26. 수다쟁이
27. 허영
28. 악당들의 재판
29. 좋은 친구 소망
30. 사심과 물욕
31. 탐욕
32. 망신
33. 회의성
34. 무식
35. 아첨
36. 매혹
37. 복된 땅
38. 최후의 심판
결론

■ 본문 속으로
평화
이렇게 밤늦게 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사랑과 자비로 보호해 주실 것을 주님게 기도 드린 뒤에 제각기 잠자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해뜨는 쪽으로 창문이 나 있는 이층의 커다란 방으로 순례자를 인도해 주었는데 그 침실의 이름은 '평화'였습니다. 그곳에서 새벽까지 숙면을 취한 그리스도인은 잠에서 깨어나 노래를 불렀습니다. "내가 지금 머무는 곳이 어디인가? 순례자를 사랑하시는 예수께서 긍휼히 여기사 마련하신 곳이 아닌가. 쉴 곳을 예비하시고 지은 죄 사하여 주시다니 이미 나는 하늘나라 안에 있도다"
아침이 되자 모두 일어나 좀더 이야기를 나눈 후 그리스도인에게 이 집에 보존되어 있는 여러 가지 진기한 물건들을 보고 나서 길을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을 서재로 인도해 주었는데 그곳에서는 아주 오랜 옛날의 일들을 기록해 놓은 책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꿈속에서 기억하건대 그 책들 중에서도 맨 먼저 그들이 보여 준 것은 이 집의 주인에 대한 족보였습니다. 거기에는 그가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단 7:9)의 아들이시며, 영원부터 계신 이 었다는 것과 그가 이제껏 행한 행적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가 불러 사역시킨 수백 명의 이름이 적혀있었고, 오랜 세월과 자연의 온갖 천재지변에도 소멸되지 않는 견고한 집에 그들을 머물게 하신 기록도 적혀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주인에게 봉사한 사역자들 중에서 몇몇이 행한 공적을 그리스도인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언약을 얻었고, 어떻게 사자들의 입을 막고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을 꺼 버렸으며 날카로운 칼날의 위험을 피하여 본래는 약한 자들이 점차 강하게 되고 용감하게 전투에 임했으며 어떻게 이방 적군을 물리쳤는가 등등의 기록들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이 집의 또 다른 기록에 대하여 읽어 주었는데, 이 집의 주인은 세상 어느 누구라도, 심지어는 과거에 자신의 인격과 행위에 심한 모욕과 핍박을 가한 사람이라도 차별 없이 그들을 영접하여 기꺼이 은혜를 베풀어 주셨던 일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유명한 사건을 기록한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 그것들을 일일이 그리스도인에게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드시 성취되고 이루어졌던 예언들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원수들에게는 두려움과 놀라움이 되고 순례자들에게는 도움과 위로가 되는 책들이었습니다. 다음날 그들은 그리스도인을 병기 창고로 데리고 가 순례자들을 무장시키기 위해 집주인께서 마련해 놓은 여러 가지 무기-칼·방패·투구·갑옷·기도(엡 6:18) 및 영원히 닳지 않는 신 등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주님을 위해 사역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을만큼 많은 병기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본문 99-101p. 中에서 |

존 번연 (John Bunyan) 소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인쇄된 책이라는 《천로역정》을 비롯해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거룩한 전쟁》, 《악인 씨의 삶과 죽음》 등의 명저를 남겼다. 비록 학교에서의 배움은 짧았지만 존 번연은 풍자와 영웅 이야기, 유머, 영적 분야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빼어난 글솜씨로 다루었다. 무엇보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씨름에 공감을 보였고, 성경의 영적 원칙을 그들의 실질적인 삶과 연결시키는 재주가 탁월했다.
존 번연은 1628년 영국 베드포드(Bedford) 근처 엘스토(elstow)에서 떠돌이 땜장이이자 잡역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644년 이 시골 소년의 삶에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한 해에 어머니와 누이가 잇따라 세상을 떠났고, 뒤이어 아버지가 재혼했다. 같은 해, 열여섯 살의 번연은 의회군의 보병으로 입대하여 3년간 복무했다. 그가 배치된 지역은 거의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지만, 어느 날 한 젊은이가 그 대신 임무에 나갔다가 전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일을 두고 번연은 평생 하나님이 특별한 사명을 위해 자신을 살려 주셨다고 믿으며 살았다.
제대 후 그는 믿음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결혼할 때 아내가 가져온 신앙 도서들을 접하며 그는 진정한 회심을 경험했다. 그러나 가난한 신혼살림,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첫아이, 뒤이어 태어난 세 아이, 아내와의 사별, 재혼 등 혼란스러웠던 시대상만큼이나 그의 개인사도 녹록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영적 암흑기에 빠져들었으나 고통스러운 정련과 정화의 시간을 뚫고 나왔고, 마침내 복음을 전하는 설교자로 세워졌다.
번연은 일평생을 내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영국의 종교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는 사회의 대격변 시기에 살았다. 1660년 영국의 찰스 2세는 비국교도들의 자유를 제한했지만, 번연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어 12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출소한 번연은 베드포드의 목사가 되었으며, 이후에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꺼이 감옥에 갇히는 수고를 감당했다. 《천로역정》(1678)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은 그가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탄생했다. 1688년 8월 31일 런던에 설교를 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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