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100년의 영성을 총망라한 주제별 예화 사전

1백여 종의 기독교계 신문, 잡지와 1천여 권의 관련도서를 총동원

"목회자에게 '목자의 삶'을, 평신도에겐 '신자의 삶'을 가르쳐 준다"

이 시대의 영적 화두는 '영성(靈性, sprituality)'이다. '영성세미나', '영성훈련집회', '영성아카데미', '영성목회' 등 영성관련 프로그램과 책자들이 유행의 봇물을 타고 있으며, 서구적 영성의 모방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지금까지 우리가 느껴 왔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한고 나서 동일하게 느끼는 것은 한국 교회에 이미 이러한 '영성'의 전통이 있었다는 사실이며, 한국교회의 역사는 곧 '영성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오직 예수'를 향해 걸어가는 십자가의 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 「주제별 한국교회를 이끌어온 1562 영성이야기」는「예화대백과사전」(전16권)의 '한국교회예화'에 수록되었던 것들과 1백여 종의 교계신문 잡지와 관련 도서에서 신앙적 교훈과 감동이 깊은 것들을 선별하여 설교시에 인용하거나 성경공부 하는 데 참조하기 좋도록 주제별로 묶은 것이다. 각 예화마다 참고성경구절과 이해를 돕기 우한 보충설명을 덧붙였으며 성경색인을 별도로 편집하여 설교자들이 정한 성경 본문에 맞는 예화를 찾는 데 편리하도록 했다. 또한 설교 예화로서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사를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한정된 지면에 많은 다양하고 많은 양을 실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 일러두기

1. 편집원칙
한국교회 역사와 관련된 사건, 인물, 간증 등을 다음과 같은 편집원칙에 따라 정리했다.

1. 이용하기 편리하게 정리하고자 노력했다.
모든 예화를 주제별 사전식으로 배열했으며, 예화마다 참고 성경구절, 참고문헌, 출전자료를 소개했다. 예화 내용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경우 옆주를 달아 독자로 하여금 예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성경색인을 달아 이용하는 데 편의를 제공했다.

2. 사전식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예화를 1개 1항목으로 규정하여 매항목마다 고유주제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것을 분야별로 구분한 다음 각 분야에서 사전식으로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따라서 같은 주제가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다.

3. 신앙적 깊이와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예화만을 엄선했다.
한국 설교 강단의 질을 높이고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예화자료를 제공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가운데서 신앙적 깊이와 감동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예화만을 추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예화는 꼭 있어야 하지만 반복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같은 주제의 예화를 여러 가지 유형으로 제공함으로써 목회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려 했다.

특별히 '우리의 것'을 발굴하는 데 최선을 다하였으며, 한국 기독교 역사 속에서 은혜롭고 감동적인 예화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교회사 관계 서적은 물론 원로 목회자들의 증언을 최대한 수록하였다.

2. 이용된 문헌자료
한국 기독교 역사 속에서 신앙 체험과 고백의 내용들을 발췌하여 예화로 정리하기 위해 기독교문사가 소장하고 있는 1백여 종의 기독교계 신문, 잡지와 1천여 권의 역사 관련 도서들을 동원하였다. 또한 1990년 6월부터 1992년까지 전국 1만 2천여 교회 목회자들에게 예화 응모를 실시해 일선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통해 신앙체험 수기를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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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나라 없는 놈이 천당엔 어떻게
3ㆍ1운동의 기독교측 주동자로 거사를 계획하고 동지를 규합하던 남강 이승훈이 평양에 왔다. 그는 선천에서 양전백ㆍ이명룡ㆍ유여대ㆍ김병조를 만나 거사에 참여할 약속을 받고 평양에 내린 터였다. 장로교의 길선주, 감리교의 신홍식 그리고 몇몇 장로를 만나 그때까지 진행된 경과를 설명하고 거족적인 거사에 함께 주도자로서 참여할 것을 권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은 종교인이라는 것을 주장하며 그러한 정치적인 거사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명하였다. 이에 남강 선생은 대노하여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

"나라 없는 놈이 어떻게 천당엔 가! 이 백성이 모두 지옥에 있는데 당신들만 천당에서 내려다 보면서 그곳에 앉아 있을 수가 있소?"

이 말에 동석자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었다. 어느 모로 보나 남강의 말은 당연하고도 옳았다. 당시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신앙과 민족문제를 구별하려는 것을 질책한 것이다. 여기에 신홍식ㆍ길선주 목사 등은 남강의 뜻에 따르기로 하여 3ㆍ1운동의 민족대표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독립운동 교회,국가 애2:1, 2: 사 1:4
이승훈, 1864-1930 장로교 장로, 독립운동가, 3ㆍ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인
장병욱, 『한국교회유사』

┃본문 | 독립운동 | 교회, 국가 | p. 145 중에서 |


얼음 떡
침례교 목사 노재천은 입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만주 봉천성 임강현과 통화현, 그리고 집안현 지역을 담당하기 위하여 파송되었다. 그곳은 음력 4월에 해동하고, 7월에 얼음이 어는 곳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노재천은 압록강을 건너 천신만고 끝에 임강현에 도착해 대목송교회의 집회를 인도하고는 다시 통화현, 집안현을 향해 출발하였다.
마침 그 지방으로 가는 두 전도인을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며칠 험한준령을 헤매던 어느 날에, 이들은 '홀수항자'라는 준령에서 극도의 피곤과 시장기로 기진맥진하게 되었다. 앞으로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둠까지 몰려와 전진도 후진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세 사람은 똑같이 '이제 마지막'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마지막 제단을 쌓기로 하고 예배를 준비하였다. 찬송과 성경을 꺼내기 위해 노재천이 봇짐을 뒤적이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떡 한 덩어리가 나왔다. 한 달 전 들렀던 임강현에서 만난 고향 친구에게 받은 것을 넣어 두고는 잊은 것이었다. 그들은 얼어서 돌덩이같이 마른 떡을 삼등분하여 눈을 뭉쳐 목을 축이며 허기를 달랬다. 한입도 안되는 떡이지만 삶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커다란 힘이 되어 주었다.
죽음을 앞둔 예배에서의 성찬식은 그들을 죽음의 오지에서 건져내었다. 그들은 마지막 힘을 내어 목적지에 도착하여 생명을 건졌다.
예비 양식, 생명 / 마 16:10; 신16:3 ; 룻 2:13 ; 왕상 17:6 ; 22:27
노재천 1888-1964 목사, 경북 문경 출생,
기독교 제12회 대화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서간도 지방 선교사로 파송, 교민들 상대 복음 전파
김갑수, 『한국침례교인물사』

모든 것을 예수로 알고
네 고막에 울려 주는 모든 음성은 다 예수의 음성이다. 너를 칭찬하는 세상의 소리일지라도 너의 마음을 시험하는 예수의 소리가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심지어 너를 향하여 "죄를 지어라"하는 소리가 있을지라도 네 마음을 저울질하시려는 예수의 거룩하신 역사인 줄 알고 긴장하여야 한다.
우리 하나님 예수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는 일은 결코 악의가 아니요. 우리로 하여금 그 생활을 하늘로 향상시키기 위하여 연단에 연단을 가하여 정금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빛나게 하시려고 베푸시는 가장 거룩하신 수단이며 선하신 뜻이다. 그러므로 칭찬하는 소리나, 욕하는 소리나, 비웃는 소리나, 폄론하는 소리나, 멸시하는 소리 전부가 너를 연단하여 빛나게 하려는 데 없어서는 아니될 시금석인 줄 알고 긴장 속에서 시험을 달게 받고 즐거이 익혀야 할 것이다.
보라! 너희 앞에 나타나는 모든 존재는 예수가 아니던가! 네 앞에 나타난 몰골이 사나운 거지도 네가 잘 용납하는가 안 하는가를 저울질하는 예수요, 네 앞에 나타난 추한 병자도 네 마음이 추하다 함을 가르치는 예수요, 네 앞에 나타난 미운 원수도 네가 미워하는가를 시험하는 예수였던 것이다.
너는 네 부모를 예수로 알고 대하여라. 네 형제를 예수로 알고 대하여라. 네 처자를 예수로 알고 대하여라. "이놈아, 네 사랑이 어디 있느냐?" 위엄 있는 그의 음성을 들어라. 네 앞에 나타나는 모든 존재를 예수로 알지 않고야 거룩한 사랑이 어디있을꼬.(박계주)
예수 은혜 / 히 12:1,2
박계주 1913-1966 소설가, 간도 용정 출생 1938년 『매일신보』에 장편소설 「순애보」당선됨
자유문학가협회 초대사무국장 및 중앙위원 역임
『예수』, 1934
┃본문 | pp. 456∼457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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