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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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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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길희성  화살표
출간일 2021-07-12
ISBN 9788964477069
쪽수 384
크기 신국판

상세정보



모든 형상과 이름과 속성을 뛰어넘어 벌거벗은 신의 세계로 초대하다


요하네스 에크하르트(Johannes Eckhart, Eckhart von Hochheim, 1260[?]~1328)는 독일 호흐하임 태생의 로마가톨릭 신비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라고 통칭되는 인물로서 15살 때 도미니크회에 가입한다. 에크하르트는 말을 하지 않고, 하느님의 임재를 기다리고 경험하는 관상觀想으로부터 출발하여 정적靜寂과 무無의 경지에 철저하였으며 하느님과의 합일合一을 생각하는 신비주의자로 살았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 영성을 공부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에크하르트는 반드시 거쳐야 할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에크하르트에 대한 길희성 교수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이 재발간하게 됐다. 도서출판 동연에서 기획하여 발간하고 있는 길희성 교수의 “종교와 영성 연구” 전집의 6번째 책이다.
저자는 동 ‧ 서양 사상의 대화, 그 가운데서도 불교와 그리스도교라는 두 위대한 종교 전통의 창조적 만남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자신의 삶에 있어 에크하르트와의 만남은 실로 하느님의 ‘계시’라고 느껴질 정도로 감격적 경험이었다고 술회한다. 본서는 이러한 저자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하여 에크하르트의 그리스도교 영성에서 참된 인간성의 실현을 근본으로 삼고 있는 동양 사상과의 완벽한 일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에 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서양 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을 공부한답시고 관심을 가진 지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나는 에크하르트 사상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서양 중세 철학을 소홀히 해 온 나의 무지를 후회하기 시작했다. 라틴어 공부도 좀 더 착실히 해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도 많이 했지만,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 너무 늦게 에크하르트라는 사상의 보고를 만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다행히도 훌륭한 독일어 번역이 있고 수많은 연구서에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에크하르트 사상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저자의 한탄처럼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에크하르트를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본서는 에크하르트 사상 전체를 비교 사상적 관심과 관점을 가지고 조명해 보는 연구서이다. 어느 특정한 주제만을 천착해 들어가는 논고가 아니다. 에크하르트에 대한 종교계와 학계의 관심을 일깨우고 동 ‧ 서양 사상과 종교 간의 대화와 이해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본서는 에크하르트의 사상이 오늘의 시대를 향하여 갖게 되는 의미를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에크하르트에 대한 해석의 중심 문제를 다룬다. 그 후 저자는 에크하르트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에크하르트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실질적인 삶의 모습에 대하여 소개한다. 한 사람의 사상은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삶과 동떨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는 에크하르트 사상의 핵심적인 내용을 4장부터 8장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다룬다. 즉, ‘제4장에서는 신과 세계: 하나, 존재에 대해서’, ‘제5장 신과 영혼: 지성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의 장에서는 지성의 신적 성격, 영혼의 근저와 지성,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지성, 지성과 불성의 측면에서 지성의 문제를 다룬다. ‘제6장 초탈과 돌파’에서는 초탈, 초탈의 수행법, 탈의 극치, 돌파에 대하여 언급한다. ‘제7장 하느님 아들의 탄생’에서는 돌파와 아들의 탄생 세 가지 탄생 본성 · 은총 · 수행, 본성론 은총론과 수행론, 말씀의 탄생과 탄생의 과정이라는 주제가 언급하며, 마지막으로 ‘하느님 아들의 삶’이라는 소제목의 8장으로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에크하르트는 우리에게 어떤 특별한 종교적 경험이나 행위에 집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상적 삶에 매몰되지도 않으며, 성과 속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의 영혼의 근저에 뿌리박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참다운 자유의 길을 가르쳐준다고 결론을 내린다. 영성적 삶을 추구하는 모든 현대인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본문 속으로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혹은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놓아 버린다”라는 당돌하고 오만스럽기까지 한 에크하르트의 말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해방감마저 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전통적 창조론에 대하여 에크하르트는 만물을 품고 있는 하느님, 만물의 모태와도 같은 하느님을 말한다. 인간을 비롯한 세계 만물이 신성(Gottheit)의 깊이로부터 출원出源(exitus)하고 그리로 환원還源(reditus)하는 창조론을 말하며, 신과 인간의 부정할 수 없는 근원적 일치를 설한다.
에크하르트는 신에 대한 집착에서 인간의 집요한 욕망의 교묘한 작용을 간파하며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체의 경건하고 선한 행위에서 뿌리 깊은 인간의 이기심을 읽는다. 신을 위해 신을 놓아 버린다는 말, 신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달라는 그의 기도는 바로 이러한 통찰을 담고 있다.
_ <에크하르트와 현대> 중에서


에크하르트 신비주의가 지닌 바로 이러한 지적이고 철학적인 성격으로 인해 그가 과연 진정한 신비주의자였는지 아니면 단지 하나의 사변적 철학자였는지 하는 문제가 연구가들 사이에 제기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의 신비주의 내지 영성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 그에게는 지성과 영성, 철학과 신비주의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하나이다. 에크하르트에게는 또한 신학과 철학, 계시와 이성, 성서의 메시지와 철학적 사변이 궁극적으로 둘이 아니라 일치한다. 이러한 구별들은 에크하르트에게는 궁극적으로 무의미하다.
에크하르트에게 돌파는 초탈의 궁극적인 경지이며 초탈과 돌파야말로 영혼에 일어나는 신의 탄생의 조건이다. 초탈은 단순히 자기 자신과 피조물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일 뿐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도―적어도 하느님에 대한 온갖 헛된 관념과 상像들로부터― 벗어남을 뜻한다.
_ <에크하르트 해석의 중심 문제들> 중에서


하느님에 대한 참다운 인식은 단순한 대상적 인식으로는 불가능하고,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신비적 합일의 경지로 들어가야만 함을 에크하르트는 말하고 있다. 하느님을 알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벗어나 하느님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차별상과 매개와 개념들을 초월한 순전한 “하나”로서의 하느님을 우리가 인식하고 사랑하려면 보통의 인식과 보통의 사랑으로는 안 된다. 주객의 분리를 떠나 직접적으로 인식하고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존재가 그의 존재가 되고, 그의 존재가 나의 존재가 되는 경지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말이다.
_ <신과 세계: 하나, 존재> 중에서


지성은 단지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상인 정신적 영혼의 한 힘이라기보다는 삼위의 하느님을 초월하여 신성의 세계로 파고드는 영혼의 어떤 힘이라는 것이다. 지성은 신에게 아무런 속성도 부여하지 않고 신을 벌거벗은 존재 혹은 본질에서 파악하는 힘으로서 신의 선함과 그에 따른 인간의 의지와 사랑과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에크하르트에게 신의 근저까지 파고드는 힘이자 영혼의 근저인 지성이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하는 영혼의 세 고등 기능 가운데 하나인 지성과 동일 차원의 실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에크하르트가 강조하는 지성은 영혼의 근저 · 본질 · 실체 내지 뿌리로서 삼위의 하느님마저 돌파해 들어가는 힘임에 반해, 아우구스티누스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상으로 제시한 지성은 어디까지나 영혼의 세 가지 힘(Seelenpotenz) 혹은 고등 기능들 가운데 하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_ <신과 영혼: 지성> 중에서


에크하르트에게 초탈과 돌파는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근저이자 신의 근저인 “바닥 없는 근저”까지 돌파해 들어간 영혼은 거기서 하느님 아들의 탄생을 경험한다. 영혼이 초탈과 돌파를 통해 모든 상을 여의고 그 근저의 순수성을 회복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며 하느님의 아들로 탄생한다. 하느님은 그 어떤 피조물도 들어갈 수 없고 어떤 상像도 존재하지 않는 “비고 자유로운” 영혼의 근저에서만 말씀하시고 거기서 그의 아들을 낳기 때문이다.
_ <하느님 아들의 탄생> 중에서
시간 속에서 하는 세상일들이 하느님을 찾는 관조적 삶이나 “종교적” 삶보다도 더 고귀하다. 마르타는 마리아가 아직 자신의 존재에 따른 본질적(wesentlich) 삶을 살지 못함을 알고서 그로 하여금 영원한 행복에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기를 영혼의 근저로부터 소원했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하나”는 곧 하느님 자신을 가리킨다. 마르타는 존재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어서(wesenhaft) 어떤 일을 하든지 장애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영원한 빛에 감싸여 활기차게 수행한다. 그는 마리아처럼 하느님에 집착하지 않고 하느님을 놓아 버림으로써 일 속에서 하느님을 만난다.
_ <하느님 아들의 삶> 중에서



목차



머리말 


제1장 _ 에크하르트와 현대  
제2장 _ 에크하르트 해석의 중심 문제들
제3장 _ 에크하르트의 시대와 삶 
제4장 _ 신과 세계: 하나, 존재 
역동적 존재론 
하나 
존재 
제5장 _ 신과 영혼: 지성 
지성의 신적 성격 157
영혼의 근저와 지성 164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지성 191
지성과 불성 203
제6장 _ 초탈과 돌파 
초탈 219
초탈의 수행법 
초탈의 극치
돌파 
제7장 _ 하느님 아들의 탄생 
돌파와 아들의 탄생 
세 가지 탄생 
본성 ‧ 은총 ․ 수행 
1. 본성론 
2. 은총론과 수행론 
말씀의 탄생 
탄생의 과정
제8장 _ 하느님 아들의 삶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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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희성 소개

1965년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1971년 미국 예일대학교 신학부에서 신학석사, 1977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부터 미국 세인트올라프대학 종교학과 교수, 1982년부터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9년 7월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저서로 인도철학사, 지눌의 선사상, 일본의 정토사상, 보살예수,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영성사상이 있고, 역사러노느 바가바드기타, 성스러움의 의미, 종교의 의미와 목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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