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열정으로 쓴 바울의 옥중 편지
"빌립보서 행간읽기, 바울과 하나님의 '교회를 향한 사랑'의 마음 독해"

빌립보서는 '가르침과 설교'에 적합한 주석서이다. 딱딱한 주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목회현장에서 탁월한 설교가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한 통찰력 그리고 목회적인 배려가 돋보이는 책이다.
독자 여러분은 크레독 교수가, 목사로서 빌립보서를 다루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그의 자세는 빌립보서를 편지로써 읽어야 한다는 평범하면서도 잊혀왔던 기본 문학양식에 대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목회자 바울이 빌립보 지경에 살던 교인들에게 띄었던 사랑과 열정의 설교, 즉 편지가 전해지면 가정예배와 같았던 빌립보교회의 교인들이 그 옥중서신을 어떻게 읽었을까 하는 그 시대의 상황을 눈 앞에 떠오르게 한다.
현장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목회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엉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빌립보서를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다루면서도 주관적으로 연민을 갖고 연구하게 된다면, 크레독이 바울 선생의 마음을 대변했듯이 우리도 역시 바울 선생이 마음, 아니 하나님이 교회에 향하여 가지신 그 마음을 느끼며 설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판 발간사
한국어판 기획ㆍ편집에 즈음하여
한국어판을 위한 서문 / 제임스 L. 메이스
약어표
시리즈 서문
저자 서문 / 프레드 B. 크레독
서론
바울이 교회에 보낸 편지 읽기
편지
바울이 쓴
교회에게
편지의 개관
주석
인사
교회와 인도자들에게 보내는 바울의 인사
빌립보서 1: 1-2
감사
교회와의 관계에 대한 바울의 감사
빌립보서 1:3-11
1:3-6 과거 : 바울과 빌립보 교인들과의 지난날의 관계
1:7-8 현재 : 바울과 빌립보 교인들과의 오늘의 관계
1:9-11 미래 : 바울이 소망하는 빌립보 교인들과의 미래의 관계
자서전적인 이야기
외압으로 인한 바울의 부재
빌립보서 1:12-26
1:12-18 바울의 투옥이 복음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
1:19-26 바울의 투옥이 교회와 그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관하여
그 당시에 주는 간곡한 권고
바울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빌립보서 1:27-2:16
1:27-30 적대적인 불신사회에 대한 기독교인의 행동지침
2:1-1-11 신앙공동체 내에서의 기독교인의 행동지침
2:12-16 교회를 창립한 사도 바울에 대한 기독교인의 행동지침
자서전적인 이야기
바울과 동행인들의 선교여행 계획
빌립보서 2:17-3:1a
그 당시에 주는 간곡한 권고
바울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빌립보서 3:1b - 4:9
3:1b-16 유대주의자들보다는 바울을 바라보라
3:17-4:1 방탕한 이들보다는 바울을 바라보라
4:2-3 바울의 동역자들로 하여금 화해케 하라
4:4-7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4:8-9 바울 자신이 품었던 미덕을 실천하라
감사
자신과 교회와의 관계에 대한 바울의 감사
빌립보서 4:10-20
마침
마지막 인사와 축도
빌립보서 4:21-23
참고문헌
번역을 마치면서

■ 본문 속으로

빌립보서 1: 12-18
바울의 투옥이 복음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에게 요구한 것은 단순히 그가 어떻게 생활하는 지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아니었다. 물론 그것은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때로는 평범한 정보가 마음을 안정케 하며, 치유하며, 심지어는 구속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성직자, 선교사, 그리고 복음 전도자들은 체포되고 투옥되었으며, 로마의 권력가들이 그의 운명을 결정짓도록 기다렸다.
당시는 판단(해석)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불신의 공동체가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 그랬듯이 그때의 상황에 대해서도 해석하고 판단을 내렸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당시의 불신공동체는 '만일 그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면, 하나님은 그를 구해냈를 것이다.'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일 기독교인들이 참으로 하나님의 백성이었다면, 만일 바울이 참으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면, 이러한 고통과 굴욕적인 패배는 애시당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원시적인 사회이든 진보적인 사회이든 간에 당신이 어떤 사람이며,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의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호관계가 있다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사실 이것은 건강과 번영을 위한 열쇠로써 하나님께 대한 신앙 촉진을 추구하는 몇몇 집단 사이에서는 아주 널리 퍼져 있는 신념 같은 것이다. 빌립보에는 자신들의 교회가 참으로 하나님의 교회일까? 하고 의심하던 몇몇의 신앙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 만일 복음선포 때문에 당신이 체포되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우리의 운명도 역시 바울의 운명과 같이 될 것인가? 기독교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그렇다. 바울은 그의 매임에 대한 해석을 해주어야만 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러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누군가가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 요인이 무엇이며 무슨 목적을 위해 일어나는 일인지를 보여 주기만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고통이나 불의, 그리고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참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석되지 않은 고통이나 의미가 불투명한 비극 따위는 너무도 예리해서 사람의 폐부를 찌르며 너무도 무거워서 사람의 전 존재를 짖누르는 것이다.
바울은 빌립보에 있는 그의 친한 친구들에게 위에 언급된 자신의 해석을 납득시키기 위해 그의 투옥이 복음의 진보를 위한 섬김이라는 논조로 기쁨 가운데서 썼다. 아무튼 우리는 바울로부터 많은 것(교운)을 기대한다. 결국, 이것은 다른 교회에도 "내가 처음에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인하여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너희에게 복음을 전했다."(갈 4:13)고 썼던 한 가지 목적에만 전념하는 사람이다. 그는 물론 어두움 속에서 그 자신과 그의 친구들에게 환호를 보내는 휘파람 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어떻게 복음의 진보가 성취되었는지에 관해 자세히 다루어 설명했다. ('진보'라고 번역된 단어는 보통 전진하는 군대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을 움직이는 것을 언급하는 데 사용된다.)
첫째로, 복음은 믿지 않는 근위대와 로마의 막사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신앙의 향상(진보)를 가져왔다.(12-13절). 그리스도를 위한 바룽의 매임은 그들 모두에게 명백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즉, 그가 붙잡힌 것은 불법을 행했ㄱ 때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때문이었다. 이것은 반드시 몇몇의 근위대 사람들이 개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울의 투옥에 관한 '이유'는 일관된 이익 내지는 진보라는 개념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바울의 매임이 어떻게 그리스도를 위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가? 바울의 증거에 따르면, 그의 증거와 일치하는 정신과 행동에 의해서 증명이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바울은 그의 매임이 그의 감금된 뜰 안에 있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그들이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이야기한다.(14절). 최소한 그들 중에 "대부분'(most)의 사람이 담대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심지어 가장 훌륭한 교회라고 할지라도 '모두'(all)가 복음을 증거하고, 모두가 구제하며, 모두가 희생하며, 모두가 위험을 무릅쓰고 투쟁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담대함이 로마의 군대가 바울이 그리스도를 위해 매인 바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교회를 억압하는 것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러한 자신감과 용기는 '주 안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런 용기를 주신 분은 그리스도였으며, 바울이 때때로 의미에 있어서 구별 없이 이야기했듯이, 믿는 자들에게 강한 마음을 주어 자신들의 지도자가 체포된 일조차 실제적으로 교회를 강하게 만드신 성령이었다. 병정들이 예수를 체포했을 때 그의 제자들이 주님을 버리고 도망치던 초기의 상황과는 얼마나 다른가!(막 14:50) 교회는 단지 성령에 의해서만 기적적인 태도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즉, 주님이 계시는 곳에는 고통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가정으로부터, 고통이 있는 곳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가정으로의 경이적인 태도의 변화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울은 그의 매임이 가장 예상할 수 없던 방법으로 복음의 진보를 가져왔다고 보고한다. 다른 사람의 성공에 대해 적대감과 경쟁의 정신을 가지고 복음을 선포했던 사람들에게 바울의 매임은 자신들이 기회를 잡아 바울보다 앞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15-18절). 물론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사랑과 선한 의지를 발동시켜 바울이 매임으로 야기된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그들의 사역의 양을 배가시킨다. 그 사실이 바울을 기쁘게 했다. 가장 보기 드문 일은, 당쟁심의 발로로(이 용어는 오늘날에 보통 선거운동에 고용된 사람들을 기술하는 데 사용된다.) 경쟁적으로 설교하는 이들이 바라던 두 가지 소망, 즉 자신들이 바울을 누르는 일과 갇혀 있던 바울에게 고통을 주는 일조차도 적어도 복음을 선포했다는 사실 때문에 바울이 기뻐한 사실이다.
이 구절(15-18절)은 너무 특이해서 추가의 묵상을 요구하는 것이 힘들다. 어떤 이들은 질투와 경쟁심과 불화를 조장하는 마음과 가식 같은 동기에서 설교하고 물질에 욕심을 둔 마음(hired hand mintality)으로 설교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지만,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의 실패와 다른 사람의 회중들의 낙오를 기뻐하는 따위의 경쟁에는 우리 자신도 결코 낯설지 않은 것이다. 승자와 패자를 나누어서 생각하도록 요구받는 문화에서는, 심지어 하나님 조차도 모든 승리는 천국이 더 행복하고 달콤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단락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예상치 못한 것은 바울이 "외모로 하나 참으로 하나 그리스도가 전파되니 내가 기뻐한다."(18절)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서 어깨를 으쓱해야 하는가? 우리의 늙은 병사(바울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단어 - 역주)가 너무 기진맥진해서 기상 나팔을 불 수가 없다는 말인가? 플러머(Alfred Plummer)는 다음과 같이 동정적으로 주석한다. : "이러한 체념하는 마음은 ..... 변화무쌍한 감금생활의 끝에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A Commentary on St. Paul's Epistle to the Philippians, p. 25) 이것은 아주 흥미로운 해석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바울사상의 이해는 다음의 세 가지 암시를 따른다. 하나는 이러한 분열을 조장하는 설교자들은 아마도 빌립보서 3장에 나오는 고린도와 갈라디아의 유명한 유대주의자들(Judaizder)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진정코 아닐 것이다. 그 유대주의자들은 다른 복음을 전파했고, 그 때문에 바울의 저주를 받았다(갈 1:6-9). 그러기에 만일 바울이 죽어가는 중이라고 할지라도, 그들과 싸우기 위해 자신의 한 쪽 팔꿈치를 쳐들을 것이다. 여기에서 이슈는 메시지가 아니라 동기이다.
두 번째로 바울은 그러한 동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수치스럽고 비밀스러운 방법"(고후 4:2)이라고 공적으로 끊어버렸다. 그는 자신을 정경(canon)으로 생각하며, 다른 이의 사역의 정당성을 판정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 선포하는 메시지에 부적당한 동기를 발견하면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는 태도를 거부했다.
셋째, 복음의 능력은 설교하는 사람의 동기나 느낌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돌팔이(charlatans)에게 복음의 문이 열려져 있는 위험에 대해, 복음은 전하는 자의 삶에서 확연히(visceral : 속이 들여다보이는) 입증되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그 자체의 생명과 효능을 지니고 있음이 확언되어야 할 것이다. 지나친 자기반성이나 성찰은 교회를 복음에 대한 주관적인 포로로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 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가 보다 더 많은 일들이 처리되어야 할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 왜냐하면 너무나 많은 진정한 기독교인 전도자들과 일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보다는 헌신이라는 굴레를 쓰고 사역에 임했기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 pp. 63∼67 중에서 |

프레드 B. 크레독(Fred B. Craddock) 소개

Phillips College(B.D.), Johnson Bible College(A.B.), Vanderbit University(Ph.D.), 미국 에모리대학의 캔들러신학대학 은퇴 명예교수(설교와 신약), 저서로는 The Gospel, Commentaries on John and Philippians, Preaching, Commentary on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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