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 80 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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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 80 년 생각

창조적 생각’의 탄생을 묻는 100시간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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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위즈덤하우스화살표
저자 이어령, 김민희  화살표
출간일 2021-01-15
ISBN 9791191308303
쪽수 412
크기 140 * 210

상세정보






“남들이 정신없이 달릴 때 홀로 멈춰 선다.
그리고 비로소 본다. 느낀다.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교수, 그가 품어온 생각의 정수

이어령 교수와 마지막 제자 김민희의
‘80년 창조적 생각’에 대한 생생한 대화


《이어령, 80년 생각》은 이어령 교수가 자신의 마지막 제자인 김민희 기자에게 솔직하면서도 진솔하게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정리한 책이다. 김민희 기자는 학자와 예술가, 경영자와 문화창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600여 명 이상을 인터뷰해온 인터뷰 전문 기자로, 이어령 교수와의 100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이 시대 최고 지성의 머릿속을 파헤쳐 보물을 찾아냈다.


“이 책은 남들이 아니라 내가 봐야 할 책인 게지. 김민희라는 한 놀라운 작가에 의해서 더 이상 아무 감각도 없이 굳어버린 한 사람의 묵은 흉터에서 선혈이 흐르고 아린 신경줄이 노출되는 생명감을 얻게 되었으니까 말이야. 숙연해지는 것은 내 쪽이라고. 감사해요.”


한국은 평전(評傳), 즉 한 개인의 삶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더해 평하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이나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같은 책들의 출간이 매우 적은 편이다. 오히려 본인 스스로의 입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이나 회고록이 더 많다. 평전이 많지 않은 것은 아마 탐구할 만한 인물이 많지 않고, 정치나 경제 논리에 갇혀 그 인물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진영 논리를 넘어 이어령이라는 한 인물이 걸어온 치열한 80년의 분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어령 교수 역시 이 책은 회고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창조’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어령의 80년 인생을 돌아보는 것은 맞지만, 고정불변의 과거가 아니라 아직도 팔딱거리는 생각들에 대한 ‘꿈틀대는 현재’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어령 교수는 “나는 내가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한 확신범이 아니여. 확신범이라면 유언밖에 더 남겄어?”라고 말하며,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이 과거의 기록이 아닌 “80여 년 동안 온리원의 사고를 해온 한 인간의 머릿속을 탐색”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 우리 시대의 석학
이어령의 육성으로 직접 듣는 조금 다른 생각법


‘우리 시대의 지성’ ‘한국 최고의 석학’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등의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어령 교수. 하지만 그는 이런 표현을 들을 때마다 손을 내저으며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야. 창조란 건 거창한 게 아니거든. 제 머리로 생각할 줄 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누구나 나처럼 생각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요. 진짜라니까.”


누구나 이어령 교수처럼 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언뜻 믿기지 않지만, 이 책 속의 그가 지나온 창조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제 머리로 생각’하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생각의 줄기들은 우리가 아는 일상 사물을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80대 후반에도 창조적 발상을 멈추지 않는 한 지식인의 ‘생각의 생각’을 해부하는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생각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80대 노 교수가 믿는 ‘눈물 한 방울’의 힘
코로나로 전 세계가 어지러운 지금, 이어령 교수는 과연 다음 키워드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저자의 질문에 이어령 교수는 “‘눈물 한 방울.’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 시대에 남기고 싶어”라고 대답한다. 그는 눈물이 생각과 창조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안네 프랑크의 눈물 한 방울이 생각의 날개 속에서 창작물로 부화하여 《안네의 일기》가 된 것처럼 말이다.


“오늘의 한국인과 한국 문화라면 코로나 같은 시련이 닥치더라도, 불행한 역사에 휘말린다 해도 연약한 한 소녀의 눈물 한 방울의 힘으로 역사의 물꼬를 바꿔 놓을 수 있을 거야. 그것이 내 ‘80년 생각’의 귀결점이기도 해.”




책속에서
P. 9 ‘창조’는 새로움이다. 창조라는 말은 모든 존재의 최초에만 단 한 번 명명될 수 있는 거룩한 단어다. 정보와 빅데이터가 범람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야말로 창조적 사고가 관건이다. 뻔한 정보와 기계적 사고로 무장한 인재가 아니라 자기 머리로 자기만의 생각을 할 줄 아는 인재야말로 이 시대가 꼭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어령의 생각의 탄생’을 말하는 이 책은 지금 시대에 더욱 긴요하다. 이 책의 쓰임새는 이어령 교수의 다음 말에 담겨 있다. 자신을 일컬어 천재 운운하는 이들에 대해 펄쩍 뛰면서 하는 답변이다.


“나는 천재가 아니야. 창조란 건 거창한 게 아니거든. 제 머리로 생각할 줄 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누구나 나처럼 생각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요. 진짜라니까.”


이어령 교수는 이 말을 열 번도 넘게 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이어령 교수처럼 될 수 있다니, 누가 봐도 언감생심인 말이었다. 하지만 그의 심오한 지적 세계를 탐험하는 여정에 동행하면서 시나브로 아주 조금씩 동의하게 됐다. 그를 만나고 나오면 일상의 사물이 평소와 달라 보였고, 그의 생각의 줄기를 따라가면서 ‘원래 그런 것’은 세상에 없다는 걸 하나둘 깨닫게 됐으니까. 


P. 22~23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잖아.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는 평소 잊고 있던 ‘거리’를 자각하기 시작했지. 나와 타인과의 거리, 개인과 집단과의 거리, 국민과 국가와의 거리, 자국과 타국과의 거리, 생과 사의 거리,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거리 같은. 모든 타자와의 거리를 발견한 것이지. 그동안의 삶의 방식, 그동안의 삶의 속도와 다른 삶을 살면서 잊고 있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어. 혼돈의 시기에는 자기 자신의 성향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해. 


P. 55~56 “혼나는 게 무섭진 않으셨어요?”
그는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엉뚱한 질문을 한다고 어른들한테 구박도 많이 받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 혼나면 물론 무섭지. 혼나는 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 어딨겄어. 그런데 나는 이런 반응에 굴하지 않았어. 지적 호기심이 워낙 컸거든. 혼나는 걸 각오하고서라도 그 질문을 해야 했지. 어린이의 눈에는 이 세상 모든 것이 경이롭게 보여요. 이름 모를 풀과 나무, 어둠 속에서 들리는 벌레 소리, 달빛 속의 그림자, 나는 그것들과 이야기하고 물으면서 그 두꺼운 껍질들을 벗기고 싶은 욕망으로 온몸이 근질거렸어요. 나만 이랬을까? 아니야. 세상 모든 아이들은 다 같아요. 다만 선생님들에게, 어른들에게 길들여지면서 호기심을 잃어버린 거지. 뒤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품었던 수수께끼를 푸는 감동을 그리스어로 ‘타우마젠(thaumazen)’이라고 해요. 타우마젠! 호기심이 해소되는 순간, 다시 말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 말이야. 그 환희는 이루 말할 수 없어. 나도 모르게 막 탄성이 나오지.”


인터뷰 첫날,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물음표가 있었기 때문에 느낌표가 생기는 거예요. 목마름 없는 지식은 고문이야.” 


P. 103 “상처 위에 생긴 딱쟁이가 떨어지면 여린 새살이 나잖아. 한자와 그 많은 외래어들은 한국인의 마음에 난 상처를 덮은 딱지 같은 거예요. 그게 떨어지면 그 안에서 나온 새살의 감촉과 예민한 신경줄 같은 뜻이 살아나는 거고. 한국말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아무 데나 만진다고 간지러워? 아니잖아. 간지럼 타는 부분이 따로 있듯, 같은 뜻의 센서티브한 말들이 있어요. 좋은 말이라도 자꾸 쓰면 굳은살이 박이지. 일상어는 발뒤꿈치처럼 굳은살이 박인 언어고.”
모국어로 생각하기. 이어령 교수가 가진 창조력의 씨앗은 지극히 당연한 이 말 속에 녹아들어 있다. 


P. 158 “그 반짝이는 창조적 아이디어는 언제 어떻게 머릿속에서 탄생하는 걸까요?” 메모하는 광경을 보며 뻔한 질문을 나도 모르게 흘려버렸다. 사실 독백에 가까웠지 딱히 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아니었는데, 이 교수가 후훗 웃더니 한마디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내리기 전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또 만인이 납득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지. 낡은 생각이라는 증거니까.”


그의 답에서 이런 핵심어들을 뽑아낼 수 있겠다. ‘번쩍’과 ‘외로움’, 그리고 ‘리스크’. 창조적 아이디어는 번쩍 떠오르는 것이고, 남들을 설득하기 힘든 외로운 것이며, 그만큼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P. 275~276 “그런데 그걸 어떻게 구현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고, 그 생명의 의미를 세계에 던진 메시지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어? 그런데도 그 비밀과 아이디어의 뒷얘기를 묻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외롭다는 거지. 사람들은 내가 시대의 중심인 줄 아는데, 아니야. 어떻게 보면 나는 우리 시대에서 늘 소외돼 있었어요.”


시대를 앞서간 이의 걸음은 외롭다. 생각해보면 이어령 교수는 너무 많이 앞서 있었다. 그가 제시한 새 시대의 패러다임은 반 발자국이 아닌 한 발 이상 앞서 있었다. 디지로그도 그랬고, 생명자본주의도 그랬다. 동시대 범인(凡人)들이 그가 제시한 패러다임의 의미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숭앙할 만하면 그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으며, 더 멀찌감치 앞으로 나아가 또 다음 세상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그의 속도는 범인의 그것보다 빠르기에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P. 304~305 인터뷰 다음 날, 이어령 교수의 메일이 도착했다. 미래학자로서의 혜안을 담은 묵직한 내용의 편지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인 동시에, 기술로 인간의 죽음을 극복하는 시대가 임박한 시점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악마의 속도’라는 말을 씁니다. 정보의 속도, 혹은 무어의 법칙에 의한 반도체의 발전 속도는 기하급수적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명시계는 수만 년이 지나도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문명의 발달 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태내에서 생명이 자라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10개월을 요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신체는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아날로그의 영역인 자연에서의 생명 활동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습니다. 쉬운 예로, 비즈니스가 네트워크를 통해 웹으로 이루어지면 해외출장이 줄어들어 항공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출장은 더 증가했습니다. 또 사람들은 전화나 메신저로 실컷 이야기한 뒤에도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전화로 이야기한 내용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정보의 온도 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재택근무, 소호SOHO, 스마트워크 등이 급부상하면서 제기됐던 우려들도 대부분 예상에서 빗나갔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인간은 몸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지요.
세상이 아무리 디지털화되더라도 인간의 신체에는 사이버 세상의 논리가 그대로 통용되지 않습니다. 디지로그는 단순한 감성공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속도와 정보의 속도를 어떻게 조정하고 조화시킬 것인가’가 디지로그 이론의 최종적인 해답입니다.” 


P. 370 내가 평생 창조, 창조 해왔잖아. 내 손에서 탄생한 우물물 한 방울이 생명의 순환을 고스란히 따랐으면 해요. 한 인간이 남겨놓은 열정 한 방울, 창조성 한 숟가락, 업적 한 그릇이 이어져서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다시 수증기가 되어 비로 내리고, 골짜기에 쏟아지고, 또 그 물 한 방울이 다시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울림을 주면 좋겠다는 거지.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로 아름다운 일 아니겠어요? 


˝쌀 미米 자에 팔십팔八十八 자가 숨어 있잖아. 건조한 숫자라도 보기에 따라서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어. 아라비아의 숫자 8은 또 어떻고, 옆으로 눕히면 수학의 무한대의 기호가 되지. 그리고 안과 밖이 연접되어 있는 뫼비우스의 띠가 되기도 해. 둘 다 일상의 생각을 뛰어넘는 신비한 세계의 이야기잖아. 한자의 팔도 마찬가지야. 글자 모양을 보면 끝이 열려있어. 그래서 앞날이 환히 열린 개운開運을 상징하고, 그 발음 역시 ‘펼 발자와 같아서 발전發展, 발재發財의 뜻과 통해, 중국 사람들은 자동차 번호나 전화번호에 팔자가 겹친 것이 있으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해요.˝   - gaudium


˝눈에 선해요. 코로나 때문에 작은 일상의 행복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로운 뒤통수가 보이는 것 같아요.˝
˝별것 아닌 모임, 사사로운 오후의 대화, 이런 일상의 작은욕망도 무참히 짓밟혀버린 코로나 팬데믹의 격리 생활, 그게바로 솔제니친의 굴라크 군도 정신병동이거나 안네가 겪었던유태인 구역의 은신처이거나 나치의 집단 수용소 아니겠어. 아니면 전쟁 때의 포로수용소와 방공호 속이거나. 우리는 지금그 같은 격리된 감금의 역사를 살고 있는 거지. 코로나가 아니라도 벌써 그런 상황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었던 거지.
이 눈물 없는 황무지의 삶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얻었는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가.   - gaudium


˝내가 만약 유럽에서 태어났고 누군가 내게 우리 가문의 문장을 만들라고 했다면 나는 이걸로 정했을 거야. ‘왜?‘ 어떻게?‘ 하는 물음표가 있어야 ‘아!‘ 하고 무릎을 탁 치는 느낌표가 생기지. 물음표가 씨앗이라면, 느낌표는 꽃이야.˝
˝어른이 되어서도 물음표는 사라지거나 줄어들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우엉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내 인생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고 가는삶이었어. 누가 나더러 ‘유식하다, 박식하다고 할 때마다 거부감이 들지. 나는 궁금한 게 많았을 뿐이거든.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여겨도 나 스스로 납득이 안 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오가는 것복하면 산 게 아니지.˝
어제와 똑같은 삶은 용서할 수 없어. 그건 산 게 아니야. 관습적 삶을 반이 내 인생이고 그 사이에 하루하루의 삶이 있었지.   - gaudium


˝도서관에 가보면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무슨얘기를 더 보태겠어? 다만 70억 지구인 중에서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은각자 고유의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은 제각각 소중해요. - gaudium


˝지금은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책을 덜 읽지만, 한국어를 보면 책과 연관된 단어가 많아요. 우리는 남편을 서방書房이라고부르잖아. 자기 남편을 ‘책방‘으로 부르는 나라가 또 있어요?
그만큼 책을 귀하게 여긴 민족인 거지. 한국 사람은 공부하는곳을 ‘책상‘이라 하는데 일본 사람은 쓰쿠에’라고 해요. ‘책‘
이란 뜻이 안 들어가 있어.˝   - gaudium


˝그렇지. 생명의 가치는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절대권력을 가져요. 사람들이 아무리 바빠도 앰뷸런스에게는 다 길을비켜주잖아. 인간은 언젠가 죽는 존재지만 평온한 상황에서는종종 잊고 살지.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생명 탄생과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위협인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된 거야. 아픈사람이든 건강한 사람이든, 노인이든 젊은이는 코로나 앞에서는 누구나 불안하잖아. 전 국민이, 전 세계인이 병에 걸릴지 몰라, ‘격리될지 몰라‘ 하면서 말이야. 마치 러시안룰렛 같아. 여섯 발 중 한 칸에만 진짜 총알이 있는데, 진짜 총알이 언제 나올지 몰라서 조마조마한 상황.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지만 늘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던 죽음을 실제적으로 느끼게 된 거야.
생명의 가치, 생명이 자본이라는 걸 새삼 깨달은 거지.˝   - 라스티


이 교수는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주겠다고 하더니 종이와 펜을 들었다. 흰 종이에 커다랗게 물음표를 그리고 그 안에 느낌표를 채워 넣었다. 바로 ‘물음느낌표(?)‘
다. 물음표가 느낌표를 감싸 안은 모양으로, 1962년 미국의 마틴 스펙터Martin Specter가 고안해낸 부호다. 물음느낌표는 말하자면 이 교수의 창조력과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비밀 부호인 셈이다.   - 라스티


리다가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거든. 예닐곱 살 때의 일로 기억해, 윤태웅 군 또래였지. 정오의 햇빛 속에서 좁은 오솔길을 따라 혼자 굴렁쇠를 굴리며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울컥해지더니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 그 어린아이가 도대체 무엇을 느낀것일까? 어린아이에게도 영성性이 있었던 모양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존재의 근원적 슬픔이 아니었을까 싶어.˝
그랬다.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은 이어령 자신의 어린 시절모습이기도 했다. 정오의 햇빛 속에서 까닭 모를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던 꼬마의 감성, 뙤약볕의 정적이 주던 그 존재론적슬픔, 기억의 우물 속 깊이 저장됐던 그 감성은 훗날 창조적 영감의 질료가 되었다.   - 라스티


이어령 장관은 ‘3불 3가‘ 운동을 제안했다. 3불不은 ‘문턱 없이 말하기, 생색내지 않고 말하기, 사심 없이 말하기‘였고, 3가는 ‘문화의 우물가에 두레박 놓기, 부뚜막의 부지깽이 되기, 바위의 이끼 되기 였다. 수직관계의 문턱을 없애고 소통할 수 있어야, 자랑하듯 떠벌리지 않아야, 계산 없이 솔직하게 터놓고말해야 조직에 활기가 돌고 창조적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것이 3불 운동의 취지였다.   - 라스티


˝움직이는 미술관이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갔을 때였어. 병원 로비에서 ‘한국의 풍경‘ 그림 전시를 했지. 한 말기암 환자가 훨체어를 타고 내려와 작품들을 찬찬히 보더라고. 그러던중 옥수수 밭이 있는 시골 풍경 앞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쳐다봐요. 망연한 표정으로, 볼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어. 그 광경을본 순간 나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지금은 없는 고향의 옥수수밭, 강가의 풍경, 그리움………. 마지막 삶이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살아나고 있었을 거 아니야. 어두운 수장고에 갇혀 아무도 봐주지 않는, 한낱 천 조각에 불과했던 그림이 예술로 완성되는 순간이지. 이게 문화야.˝   - 라스티


내가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싶은 건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다. 다시 말해 ‘이어령 교수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는 팩트가 아닌, 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그의 뇌에서 어떤 생각들이 길항작용을 일으켰고, 그 생각들이어떤 언어로 피어났으며, 그렇게 탄생한 아이디어가 세상 밖에서 우여곡절 끝에 현실화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 확대경을들이대고, 생각이 탄생하는 순간의 숨결까지 담고 싶다.   - 라스티


2020년인 지금 이어령 교수는 한국 사회를 향해 ˝위기는 기회다‘라는 명언을 버리자˝ 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위기는 기회가 아니라 그저 위험한 상황일 뿐이니 ˝위기에 닥쳐서야 부랴부랴 해결 방안을 찾지 말고, 위기가 오지 않도록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이다. 노학자의 혜안이 집약된 간절한 외침이다. - 라스티


학교, 학교는 두 얼굴을 지녔다. 배움을 주는 기본 공간인 동시에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가르침을 주는 곳이기도하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학교는 생사람 잡는 곳˝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사람은 원래 백지 상태의 생것인데, 학교가이 순연한 존재를 틀에 가두고 상상력의 날개를 꺾어버릴 수있다는 것이다. - 라스티


- 80년 생각을 매듭짓는 심정, 어떠세요?
나는 평생 나에 관한 이야기, 회고록 같은 건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어쩔 수 없이 내 숨은이야기들을 털어놓고 보니 내 회고록의 일각을 보여준것 같아. 약속을 깬 것 같아 허전하다고 할까? 결국 나도 별수 없이 회고록 같은 사적 이야기를 하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오해가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내 민얼굴을 보일 수 있어다행이기도 하고,   - 라스티


- 마지막 질문이에요. 선생님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뭔가요.
생명이지. 나에게뿐 아니라 오늘날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도 해요. 생명 자체가 목적이고, 찬란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지. 고통마저도 생명에겐 아름다운 거예요. 죽은사람이 무슨 고통이 있겠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믿을 수있는 건, 온 우주에 단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승리인 생명력이에요. 어떤 절망의 시대에도 생명의 힘은 놓치지않았으면 해.   - 라스티
˝김 기자, 80에 0이 몇 개나 있어?˝
˝0 이요?˝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받아들고 답변 전에 속으로 생각한다.
‘하나? 셋? 아닐 거야. 이 답변이라면 아예 질문을 안 하셨겠지. 답을 주저하는 사이 이 교수가 말을 이었다.
˝당연히 0은 하나밖에 없지. 그런데 잘 봐. 8자에도 이 두개나 있잖아?˝ 그러면 세 개? 역시 그것도 답이 아니란다.
˝눕혀 봐. 뫼비우스의 띠가 되고 무한대의 기호(∞)가 되지.
0이 무한개나 있다고, 조금만 눈을 깜박이고 생각하면 80이 무한대로 보여요. 80에 늙음은 없어.˝
˝아! 그렇네요.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 무한대 기호!˝
수학에서 있는 무한대의 수를 약속한 기호다. 찾아보니 이기호는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대로 연결되는 뫼비우스의 띠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 gaudium


˝한자를 봐요. 여덟 팔, 어때요? 끝으로 갈수록 점점 벌어지고 넓어지지. 중국 사람들에게 8자는 펼 발發, 발전의 의미야.
그래서 중국인이 8자를 좋아하는 것이고, 88서울올림픽에 선수를 뺏긴 게 분했던지 베이징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8시에개회식을 했어요. 숫자로 읽으나 한자로 읽으나 ‘팔‘은 최고의기쁨을 주지.˝ - gaudium


˝나는 말 위에 서서 말에 말을 걸었어요.˝
말 위에 서서 말에 말을 걸다니. 몇 번 되새겨보지만 알 듯말 듯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말을 흘리지. 스케이트 타듯이, 말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말이야. 그런데 나는 말 위에 멈춰서서 말에 말을 걸어요. 그 차이라는 거지. 사람들은 휙휙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말을 보는데, 나는 재미난 말이 있으면 멈춰서서 봐요. 1초만 멈춰 서서 생각해봐도 새 뜻이 나오고 새 음성이 나와.˝   - gaudium


˝법이나 제도는 투표로 바꿀 수 있어. 하지만 세상에는 투표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많아요. 대부분의 문화와 과학이 그렇지. 제도는 법이나 혁명으로 하루아침에 뒤엎을 수 있지만문화는 달라요. 미국이 금주법을 만든 이후 지하에 술집 20만개가 더 생겼다고 하잖아. 한 나라의 언어나 풍습, 사고방식은100년이 걸려도 안 바뀌지. 고정관념과 인습에서 벗어나려면‘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해요. 반反체제든 친체제든 체제적 체제에 갇히면 창조의 무덤이 되는 거야. 문학도 마찬가지고.˝   - gaudium


˝길 위에 우주인이 떨어뜨리고 간 물건이 있다고 합시다. 지구에는 없는 물건이죠. 그걸 주운 사람이 프랑스 사람이라면눈으로 샅샅이 뜯어보고, 독일 사람이라면 귀에 대고 흔들어볼겁니다. 프랑스의 시각 문화 대 독일의 청각 문화죠. 뛰고 나서 생각한다‘는 스페인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 우선 발로 깨버리고 그 속을 보겠지요. 의회민주주의의 창시국인 영국은 정반대예요. 그게 뭐든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의 투표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합니다. 군자君子의 나라에 사는 중국인은 우선 점잖게 사방을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괴춤‘
에 그걸 감추고 집으로 가져가서 생각하지요. 골동품처럼 모셔두고 그것이 뭔지 알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자, 다음은 일본사람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호기심으로 좌중이 조용해진다.
˝그 물건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해서 만들어봅니다. 그리고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나루호토(아, 그렇구나)!‘하며 무릎을칩니다.˝
당시 트랜지스터라디오와 손바닥 계산기로 유명해진 일본문화를 비꼰 농담이었다.   - gaudium


˝어린 시절 모국어보다 일본어를 먼저 배우고 익혀야 했던뼈아픈 역사의 상흔에서 빚어진 것이지. 하지만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해요. 더 중요한 건 시선이지. 내가 일본 문화의 알몸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무런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일본 문화를 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가령 우리집 벽에는 붓과 책이 그려진 민속화가 걸려 있었는데, 일본친구의 집 다다미방 벽에는 일본도日本刀가 있었거든. 어쩌다 부엌에 있어야 할 식칼이 방 안에 있으면 어머니는 불상지물不祥之物(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라며 얼른 치워버리셨어요. 그런 칼이 일본 친구네에선 벽에 걸려 있었으니 생활풍습 면에서 보자면 참으로 놀라운 차이였지. 하긴 서양 사람들은 아예 칼을 손에 들고 식사를 하지만.”   - gaudium






목차





집필을 시작하며_그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책머리의 대화_80분에 담은 80년 생각


1장. 생각의 탄생
01. 물음표가 씨앗이라면, 느낌표는 꽃이지
_창조의 씨앗 첫 번째, 물음느낌표
02. 아버지의 지적 호기심, 어머니의 문학적 감수성 사이에서
_창조의 씨앗 두 번째, 어머니의 책과 아버지의 기계
03. 창조와 파괴는 동전의 양면, 창조하려면 먼저 파괴하라
_〈우상의 파괴〉와 이상의 발굴
04. 타는 갈증으로 우물물을 마시지 말고, 우물을 파라
_말하지 못한 등단작의 비밀
05. ‘말’에 ‘말’을 걸면 세상에 없던 ‘새 말’이 나온다
_‘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너머에는
06. 체제적 체제에 갇히면 그것이 바로 창조의 무덤이다
_《새벽》 《세대》 《문학사상》의 선봉에서
07.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_일본어로 쓴 일본 문화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2장. 창조의 기록들
08 채우지 말고 비워라
_굴렁쇠 소년의 탄생
09. 오래된 정원에서 새로운 생각이 꽃핀다
_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10. 글로컬리즘, 극과 극을 끌어안아 결합시켜라
_88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
11. 관료주의는 창조의 적이다
_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의 파격 행보
12. 창조적 상상력은 생활의 밑바닥에서부터 우러나온다
_쌈지마당, 우정의 문화열차, 남산자락공원
13. 궁하면 통한다, 궁즉통의 마법
_한예종 탄생의 뒷얘기, 5분 스피치의 기적
14. 반걸음만 앞서서 내다보라
_너무 일렀던 쌍방향 소통, ‘페스탈로치 프로젝트’
15. 천진난만의 힘, 자유분방하게 사고하라
_백남준과 대전엑스포 재생조형관
16.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걸 되게 하라
_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의 한복 입은 스키어
17. 만인이 납득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_새천년준비위원장, 즈믄둥이를 낳다
18.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진짜 창조다
_50만 명이 모인 새천년맞이 자정행사


3장. 통찰을 넘어서
19. 생각 공장에 생각 재료부터 채워라
_디지로그와 생명자본
20. 메타언어로 쓴 문명론, 젓가락의 젓가락성을 읽다
_청주 젓가락 페스티벌
21. 현실의 색과는 다른 상상의 색을 그려라
_알파고가 한국을 점령하던 날
22 우리 안의 창조유전자를 다시 보라
_천재를 알아본 백락, 그리고 못다 이룬 창조

책말미의 대화_창조적 주체로 우뚝 서는 한국인이 되길
부록_사진으로 본 이어령의 80년 생각



추천의 글



이어령 소개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능소(凌宵)이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문학평론가이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이화여대 교수,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 신문사 논설위원,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위원, 초대 문화부장관, 새천년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대표 저서로 논문·평론 《저항의 문학》 《공간의 기호학》 《한국인 이야기》 《생명이 자본이다》 《시 다시 읽기》,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지성에서 영성으로》 등 수십 권, 일본어 저서 《축소지향의 일본인》 《하이쿠로 일본을 읽다》 외,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날게 하소서》를 펴냈으며, 희곡과 시나리오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등을 집필했다.
말년에 오랜 지적 탐구를 집대성한 ‘한국인 이야기’(전4권)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 시리즈를 집필해 왔으며, 방대한 유고를 남기고 2022년 2월 26일 별세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너 어디에서 왔니》 《너 누구니》 《너 어떻게 살래》 《너 어디로 가니》가 출간되었고,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별의 지도》가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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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소개


인터뷰 매거진 〈톱클래스(topclass)〉 편집장. 학자와 예술가, 경영자와 문화창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600여 명을 인터뷰했으며, 현재 〈톱클래스〉에 ‘김민희의 속 깊은 인터뷰’를 연재 중이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동 대학원 국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줄곧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제자로, 학부 교양강의 ‘한국인과 정보 사회’, ‘한국 문화의 뉴패러다임’을, 대학원 마지막 전공강의인 ‘기호학의 이해’를 수강했다. 〈월간조선〉 〈주간조선〉 기자를 거쳤으며, 《성공신화-파버 카스텔》 《신 인재시교》를 썼다.
이 책은 이어령 교수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5년간 100시간이 훌쩍 넘는 인터뷰를 통해 탄생한 이어령 탐구의 결정판이다. 이어령 교수는 김민희에 대해 “저널리스트로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글을 쓰되,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며,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문체를 지녀 한국의 츠바이크나 앙드레 모루아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했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한 시대에 새로운 불씨를 놓은 창조적 인물론 시리즈를 편찬, 평전 장르가 미약한 한국 출판계에 새 바람을 넣고 싶다는 사명감 어린 포부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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