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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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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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포이에마화살표
저자 김기석  화살표
출간일 2014-12-01
ISBN 9788997760985
쪽수 352
크기 135*210

상세정보


잃어버린 불온함을 찾아 나선 길 위에서
그분과 대화하고, 묻고, 의심하고, 확인했던 날들의 기록
이탈리아, 터키, 조지아, 아르메니아, 프랑스 등을 다니며 수도원과 교회, 미술관 속에서 하나님과 세상과 공동체를 만났다. 물결처럼 사무치는 ‘고독’과 그분과 대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침묵’, 그리고 평화를 갈망하며 건네는 ‘기도’를 벗 삼아 걸었던 순례의 날들을 잔잔하게 써내려간다.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날 것인지, 어떤 삶의 풍경과 마주할 것인지, 또 영원의 중심이신 분의 마음은 어떠한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40여 일의 순례 여정.

“순례자의 가장 큰 특권은 길 잃을 권리”
잃어버린 불온함을 찾아 나선 길 위에서
그분과 대화하고, 묻고, 의심하고, 확인했던 날들의 기록

나침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북쪽을 가리킨다. 한 번에 정확하게 북극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흔들리면서, 그러나 올곧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게 일생 동안 ‘나침반처럼’ 신앙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직하게 대면하면서 믿음을 성장시키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걸어야 할 길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다. 균형 잡힌 영성과 날선 통찰, 탁월한 수사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파감리교회의 김기석 목사다.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을 날카롭고 명료하게 분석하면서도 그 아픔을 절절하게 풀어낸 그의 설교는 ‘한국어로 된 가장 아름다운 설교’라 불릴 만큼 문학적이다.
그는 30년 동안 한 교회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역했다. 환경과 나라와 사회를 위한 기도 또한 멈추지 않으며 달려오다 마침내 안식의 기간을 선물 받았다. 안식의 기간 동안 이탈리아, 터키,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에 있는 수도원과 교회, 미술관을 돌며 예수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좇았다. 이 책은 그 길 위에서 기록한 40여 일간의 순례 일기이다. 누구를 만날 것인지, 어떤 삶의 풍경과 마주할 것인지, 또 영원의 중심이신 분의 마음은 어떠한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순간을 저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써내려갔다.
30년 사역의 삶을 뒤돌아보았을 때 그가 스스로에게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자신의 ‘잃어버린 불온함’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신앙과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대해 언제나 의문부호를 붙이며 날이 선 채 살기보다 두루 원만하게 지내는 게 편해진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각을 잃어버린 사각형의 비애에 사로잡힌 그는 이번 순례의 여정에서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은 바로 ‘잃어버린 나의 불온함을 찾는 것’이었다.
물결처럼 사무치는 ‘고독’과 그분과 대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침묵’, 그리고 평화를 갈망하며 건네는 ‘기도’를 벗 삼아 걸었던 순례의 날들을 저자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와 저자가 직접 찍은 60여 컷의 사진과 함께 만난다. 깊은 안식을 가까이 하면서도 단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며 하나님과 사람과 공동체 속에서 보낸 저자의 ‘영혼을 닦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 길 위에 선 일상순례자 일기
김기석 목사를 표현하는 또 다른 단어로 ‘길 위의 사람’, ‘일상순례자’가 있다. 그에게 ‘길’ ‘삶’ ‘순례’라는 단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런 그가 정말로 길 위에 혼자 섰다. 이탈리아, 터키, 조지아, 아르메니아, 프랑스, 독일 등 두 달 가까이 치열한 사역 현장을 벗어나 진짜 순례를 했다.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때론 오랜 시간을 걸으며, 때론 수도원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침묵하거나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내며 보냈다.
순례 기간 동안 정직하게 기록한 글에는 군중 속에서 느꼈던 외로움, 예기치 않은 소소함에 대한 감사함, 대하는 사람들과의 친밀함도 있다. 이것은 낯선 길 위에서의 순례와 일상 속에서 부대끼는 순례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알려준다.

♠ 문학과 영성이 어우러진 수도원 기행
이탈리아 아씨시에 있는 프란체스코 수도원부터 터키 이스탄불의 하기스 소피아, 조지아의 사메바 성당, 아르메니아 흐립시메 교회 등 여섯 개 나라에 있는 교회와 수도원을 찾아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그곳의 숨겨진 가치를 기록했다. 교회와 수도원, 그리고 미술관까지 그곳에 대한 역사와 배경을 기초하여 풀어낸 아름다운 문장은 마치 독자들도 함께 그곳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또한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에서 지낸 수여 일 동안 청소년과 사역자들의 연합과 공동체에 대한 고민과 배움을 풀어놓았고, 독일의 전시관과 건축물을 보며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생각했다.
여행지에 대한 해박한 배경 지식과 함께, 폭넓은 문학적 소양 그리고 깊은 영성까지 어우러진 책은 지금껏 나왔던 저자의 책과는 또 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 한국 교회를 향한 간절한 기도문
저자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를 다니면서도 한국 교회와 사회에 대한 마음을 계속적으로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견뎌야 했던 아픔을 함께 느꼈고, GOP 총기 사고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참담한 조국의 현실을 지탄했다.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잊고 사는 이들과, 눈물 마를 날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한국 내 문제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가자지구 폭격 등과 같은 전 세계의 아픔을 품에 안았다.
순례의 길 위에서 자신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주위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는 그의 글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책 속으로
오전에 로마를 떠나 성 프란체스코의 도시인 아씨시에 도착했다. 애초에 이 여정을 준비할 때 제일 먼저 염두에 두었던 도시이다. 십자군 전쟁 시기인 12세기와 13세기에 걸쳐 살았던 프란체스코는 교회가 잃어버렸던 ‘가난’의 영성을 주창하고 구현한 분이다. 본을 잃어버린 채 말에 집착하는 듯한 한국 교회에 대한 염려가 나를 이곳으로 이끌고 온 것이다. 아씨시 아랫마을의 한 수녀원에 여장을 풀었다. 나를 맞아준 분은 내가 이곳을 방문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며 신기해했다. 문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는 단 한 사람뿐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염려하지는 않는다.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믿기에. 넓은 정원이 참 아름답다. 새소리가 정겹다. 프란체스코는 새들에게도 설교했다고 들었다. 새와도 통하는데 사람하고 안 통할까 싶어 혼자 웃었다._49쪽

도시인들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서 그 장소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기억들과 접촉을 유지하며 살 기회가 별로 없다. 특히 서울은 좁은 땅의 활용이라는 명분으로 골목길을 없앰으로써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던 기억조차 박탈해버렸다. 근대적 삶은 또한 산문적이다. 시적 광휘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감각은 퇴보한 지 이미 오래이다. 사람들은 작은 것들 앞에 멈춰 서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숨결이 깃든 세상에 살면서도 경탄할 줄 모른다._113쪽

평화란 그 마음이 빚어내는 삶의 열매요, 불화란 그 마음을 잃어버린 결과일 뿐이다. 이웃을 기쁘게 한다고 하여 우리 속에 기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깊은 기쁨이 우리 속에 유입된다. 이웃을 기쁘게 하는 일은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는 일과 분리될 수 없다. 사랑의 단면은 정의여야 한다. 오늘 내게 주어진 소명은 ‘이웃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_195쪽

예배를 마치고 가야네 교회를 둘러보고 나자 운전기사인 게보르그가 배고프지 않냐면서 자기가 아는 곳으로 안내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좋다’고 하자 그는 차를 몰아 시내의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갔다. 그의 집이었다. 그의 아내 수산나와 어머니가 반갑게 맞아주면서 생전 처음 만난 한국인이 신기한지 자꾸 쳐다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수산나는 직접 만든 전통 차와 빵, 아이스크림까지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게보르그의 어머니는 내게 아르메니아 인사말 몇 개를 가르쳐주었다. 어색한 발음을 교정 받으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멋진 환대에 마음이 흡족해진 오후였다._232쪽

떼제의 금요일 저녁 기도회는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이 가장 고대하는 시간이다. 기도회를 마칠 무렵 일부 수사들이 자리를 떠나고 나면 나머지 수사들은 화해의 교회 한 복판에 놓인 십자가를 향해 엎드린다. 우리를 위해 죽으신 주님의 은총을 가장 낮은 몸의 자세로 기억하려는 것이다. 그런 후에 은은한 찬양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소년들 8-10명 정도씩 십자가에 다가가 원을 이룬 채 이마를 십자가에 대고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기도를 마친 이가 빠져나가면 그 다음에 대기하고 있는 이가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그 자리를 채운다. 교황 요한 23세는 떼제 공동체를 가리켜 ‘아름다운 봄소식’이라 불렀다. 옳은 말이다. 이곳에서 파종되는 일치와 화해와 평화의 씨가 세상 도처로 퍼져나가기를 바랐다._320쪽

예술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땅과 일상 속에서 빛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절망과 좌절 속에서도 빛을 향해 날아오르려 한다. 예수도 그러했다. 그는 로마 제국의 폭압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 곁에 다가가 하나님나라가 도래하고 있음을 선포했다. 그 나라는 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 있다. 아픔이 있는 자리, 사람들의 한숨과 눈물이 배어 있는 땅, 바로 이곳이 하늘이다. 깊이를 뒤집으면 높이가 된다. 사다리가 없다고 낙심할 것 없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낮은 곳으로 흐르다 보면 하늘에 당도하게 될 것이다. 이제 다시 길을 떠나야 할 때이다. _352쪽

목차


여는 글
첫 번째: 침묵 속으로
두 번째: 평화의 기도
세 번째: 어둠에서 빛으로
네 번째: 멈추어 서는 시간
다섯 번째: 영혼을 가만히 흔드는 종소리
여섯 번째: 그것은 사랑!
일곱 번째: 네 믿음이 너를 구했다
닫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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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소개

딱딱하고 교리적인 산문의 언어가 아니라 “움직이며 적시에 도약하는 언어, 기습과 마찰로 낡은 세계를 깨뜨려 여는” 시적 언어로 우리 삶과 역사의 이면에서 지속되고 있는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교가. 시와 산문, 현대문학과 동서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빼어난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이되 화려한 문학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질펀한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아픈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번득인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태도》, 《김기석 목사의 청년편지》, 《삶이 메시지다》, 《흔들리며 걷는 길》,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끙끙 앓는 하나님》, 《죽음을 넘어 부활을 살다》 외 다수의 책을 저술했으며, 《예수 새로 보기》 외 다수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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