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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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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는 말이에요

저자 : 최창남  | 꽃자리 | 2021-04-10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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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ISBN 97911869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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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이 책은 예순 중반 허리를 꺽고 일흔을 언덕 너머로 마주하는 최창남의 자전적 고백과 명상록이다. 최창남은 누구인가? 그는 빈민운동, 노동운동, 지역운동, 문화예술운동을 해왔고 목사, 작곡가, 작가 등 여러 역할을 치열하게 해온 이다. 그가 작곡한 노래가 이런 것들이 있었나, 하면 놀라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는 예리하게 날선 시대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고 있다. 혼신을 다해 자기를 연소하는 삶을 살아온 저자는 도리어 널널하게 사는 것을 권한다. “시야가 좁은 것을 관점이 바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속이 좁은 것을 원칙이 분명한 것으로 착각”하는 삶을 안타까이 여긴다. 그렇다고 그가 오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영혼은 비움으로 넘치고, 몸은 탄탄하여 유연해지며 마음은 산뜻하고 즐겁기”를 바란다.


 


그가 가장 절실하게 말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잘 돌보라는 것이다. 격투와 충돌, 비판과 분주함에 시달린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너무 열심히도 말고 너무 능숙하게도 말고 마음의 바다를 깊고 넓히는 길을 안내한다. 그렇다고 그가 현실에서 빠져나가 나 몰라라 하라는 것은 아니다. 꽃 피는 것도 보지 못하고 숲으로 가는 길도 걷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는 건 너무도 어리석다는 것이다.


 


민중운동의 밑바닥을 거칠게 뚫고 살아온 그의 목소리는 그래서 한없이 부드럽다. 그리고 평화롭다. 그는 지금 제주도 중간산 한 자락에 머물면서 삶의 지혜를 잠언처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책 속으로


 


* 삶은 자신의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리저리 굽이굽이를 건너고 지난 후에야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수백 가닥의 길을 품고 있는 장엄한 산줄기를 걷는 것과 같다. 여백이 많은 그림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문장 보다 행간이 더 깊은 글을 들여 보는 것과 같다.


 


* 산길이든, 삶의 길이든, 마음의 길이든 모든 길은 발걸음 내딛는 만큼 열리는 것입니다. 품어 닿은, 그 마음만큼 열리는 것입니다. 사랑도, 삶도 같습니다. 품은 사랑, 품은 지혜만큼 딱 그만큼만, 닿을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 너무 단단하지 않게, 다소 헤프고 적당히 모자라게, 제주의 돌담처럼 빈틈이 많게 바람도 지나고 사람의 염원도 머물 수 있는 그렇게 틈이 많은 삶이 나는 좋다. 얼기설기, 드문드문, 휘적휘적, 그렇게


 


* 분노도 소중하지만 분노 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내적 성찰입니다. 내적 성찰이 있을 때에


영혼은 생명의 숲으로 채워지고 마음에는 깊고 맑은 강이 흐르는 것입니다.


 


*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도 생을 향한 간절한 마음과 최선의 노력이 깃들어 있거늘 사람의 생이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 신념만으로는 풀 한 포기도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뜻만으로는 풀 한 가닥도 흔들리게 할 수 없습니다. 바람 지나야 풀 흔들리는 것이고 사랑 품어야 풀 자라는 것입니다.


 


* 우리 자신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상처로 인해 누군가를 증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


 


* 옳은 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니 어쩌면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말들이 삶 속에서 실현될 수 있게 하는 올바른 행동입니다.


 


* 삶은 언제나 등 뒤에 있습니다. 잘 살아 보겠다며 그저 열심히만 살며, 앞으로만 나아가는 동안은 볼 수 없습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야 볼 수 있습니다. 지나온 걸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나온 삶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행여 잃더라도 다시 제 길로 찾아 들 수 있습니다.


 


* 삶은 부족한 채로 완전한 것이니 깨달음도 지혜도 좀 부족한 것이 좋다.




마중글 – 산보


 


꽃 한송이 피는 것도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까짓, 사랑


길 끊기니 참 좋습니다


아무개 선생에게


부족한 채로 완전한


그대를 잊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그런, 이름 없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서툴게 살 수 있어 좋다


나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 참 좋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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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남 소개

전후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의 유년 시절은 적산가옥, 미군 부대, 양색시 등과 저녁 어스름 내리면 골목 어귀에서부터 들려오던 메밀묵, 찹쌀떡 장수의 정겨운 목소리와 이른 새벽을 깨우는 두부 장수의 종소리, 여름날이면 아이스케키를 파는 아이들의 외침으로 채워져 있다. 거머리와 메뚜기, 잠자리와 물방개, 물고기들도 함께 살아왔다. 당시 서울의 밤하늘은 요즘과 달리 별들 우수수 떨어지고 은하수가 흘렀다. 강처럼 흐르는 별들을 보거나 떨어지는 별을 세다가 신새벽을 맞이하곤 했다.

유년 시절부터 그의 곁에 있던 이웃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살아오는 동안에도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려 했다. 청년 시절에 일어났던 YH, 동일방직, 원풍모방,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사건 등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살아가려는 삶은 재건대, 서울역 앞 양동, 산동네, 목회현장, 노동현장, 지역운동, 예술운동 등으로 나아갔고, 그 시간들은 그의 청년 이후의 삶을 채웠다. 1984년 목회자로서의 한계를 느껴 노동운동에 투신했는데, 노동자이면서 소위 당시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던 위장취업자이기도 했다. 늘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려고 했으나 돌이켜 본 지난날은 무엇 하나 내세울 만큼 제대로 한 것이 없는 삶이었다.

그는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살아온 이야기’ 등 지금은 고전이 된 노동가요들과 민청련의 주제가였던 ‘모두들 여기 모여있구나’와 ‘화살’ 등의 여러 민중가요를 남겼다. 펴낸 책으로는 초등학교 6학년 읽기 교과서에 개제된 동화 《개똥이 이야기》, 《그것이 그것에게》, 《울릉도 1974》,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숲에서 만나다》 등이 있다.

지금은 뭍에서 물러나 남단인 섬 중산간 자락에 몸 기대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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