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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저자 : 박용희  | 꿈꾸는인생 | 2020-05-08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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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ISBN 9791196380687
쪽수 196
크기 118*182

이 책이 속한 분야


책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착하고 따뜻한 이야기


‘책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몇 년 사이 작은 책방들이 무척 많아졌다.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방식과 형태 또한 매우 다채롭다. 그림책 전문 책방이나 시집 전문 책방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한 책방부터, 밤늦게 모이는 심야책방,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읽을 책을 골라 주는 책방, 제목을 알 수 없도록 표지를 감춘 비밀책방, 심지어 ‘이 달의 책’을 선정해 한 달에 한 책만 판매하는 곳도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마냥 흥미롭다. 하지만 남다른 전략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책방지기의 절박함이 느껴지기도 해서 어쩐지 마음이 무겁다. 결국 전략 싸움인가.


그런데 여기, 겉으로 봤을 땐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데 한번 인연을 맺은 이들을 단골로 만들고야 마는 특이한 책방이 있다. 부천에 위치한 ‘역곡동 용서점’이다.
동네 사람들은 맡겨 둔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기 위해, 시장에서 산 바게트 몇 조각을 나눠 주려고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서점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손님이 오면 책방지기 대신 차를 대접하고, 가끔은 서점 운영에 한마디씩 거들기도 한다. 평일 저녁, 모임을 마치고도 헤어지기 아쉬워 밤이 늦도록 보드게임을 하고, 그렇게 이 동네에 몇 년을 살면서도 잘 몰랐던 동네 이웃을 알아 간다. 모임 안에서 20대와 70대가 친구가 되고, 손님과 사장의 경계가 모호한 곳. 이 동네에 책방을 열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 곳.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의 상황과 사연은 다 다르고, 나는 그것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떤 마음으로 왔든 용서점에서 쉬고 웃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다. 책을 많이 파는 것보다 더, 용서점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p.144)


책을 팔아 먹고사는 책방 주인이, 책을 파는 것보다 손님의 즐거운 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하, 이 사장님 어째…’ 싶으면서도, 선한 마음의 힘을 믿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동네에 간판도 없이 시작한 작은 책방이 2년 만에 동네의 놀이터이자 쉼터가 될 수 있었던 건, 결국 그 마음 때문일 테니 말이다.
책방에 대한 책방지기의 고집과 신념, 동네와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책방과 책방지기를 향한 동네 사람들의 애정이 담뿍 담긴 글을 읽으며 ‘아름답다’는 단어를 떠올렸다. 역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용서점은 최고의 전략을 가진 셈이다.
동네 사람들의 바람처럼 용서점이 오래 그곳을 지켜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주고, 또 그들의 말을 들어 주는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5년 후, 10년 후의 용서점을 기대하며 응원한다. 


책 속으로


 서가에 꽂힌 책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이 보인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삶의 고민이 무엇인지 등. 그런데 기존에 서가에 꽂혀 있던 책도 독자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만, 그중에 고르고 골라 결국 남겨진 책들엔 주인에 대한 훨씬 많은 힌트가 담기곤 했다. 끝까지 남는 책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말해 주는 셈이다. (p.35-36)


문학의 효용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간혹 장르 문학을 순수 문학보다 낮게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에 대해 평가하는 건 건방진 일이 아닐까. (p.88)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즐겨 본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하루 일과를 마친 후 하나둘 식당에 들어와 자신의 희로애락을 들려준다. 그 모습이 참 좋다. 비록 식당 아닌 책방이지만, 이곳이 동네 사람들에게 그런 곳이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골목에 어둠이 내리면 집으로 향하던 이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들어와 아무 빈자리에 앉고, 하루의 애환을 토로하는 곳.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곳. (p.89)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정해진 시간에 문을 닫는 것. 누가 보지 않아도 그 약속을 지키는 것.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여기는 이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어머니를 간병하며 알게 되었다.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다. (p.127)


글쓰기 모임을 통해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삶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다른 결을 가지고 있듯 글도 그렇다. 주제도, 에피소드도, 글투도 같은 것이 없다. 매주 쌓이는 이 이야기들이 용서점에 숨을 불어넣는 기분이다. 여러 글들을 읽으며 내가 매번 생각하는 건, 세상에 시시한 인생이란 없다는 것이다. (p.137-138)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의 상황과 사연은 다 다르고, 나는 그것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떤 마음으로 왔든 용서점에서 쉬고 웃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다. 책을 많이 파는 것보다 더, 용서점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p.144)


모임에는 힘이 있다. 함께일 때만 얻을 수 있는 위로와 재미와 깨달음이 있다. 그저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때, 모임의 힘은 우리 삶 안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목적이 이끄는 모임을 경험했다. 그러니 이제는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 같은 것 없는 모임이 필요하다. (p.150)


서점이 책을 파는 곳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책을 팔기 위해 서점에서 하는 일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서점에서 하는 모든 모임과 행사는 궁극적으로 독자를 키우는 일이고, 비독자를 독자로 바꾸는 일이다. 나는 꾸준히 이 작업을 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행복하고 뿌듯하다. 이 과정에서 동네 사람이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는 신비를 경험하는 건 보너스다. (p.167)


프롤로그_3년의 기록 4


1부 어쩌다, 서점
서점 주인이 되다 13
만 권의 책 16
온라인 판매 20
12시에 보내는 메시지 23
서점 노동자의 덕목 26
독자는 어디에나 있다 29
“서가를 비워야 합니다” 34
서가를 정리한다는 것 37
오래된 책 40
달콤했던 시간들 43
땅 짚고 헤엄치다가… 47
그만두지 마 50
이것은 운명인가 54


2부 이상한 동네, 수상한 사람들
역곡동 용서점입니다 59
공간을 대하는 마음다짐 62
응답하라 역곡 65
오후 다섯 시에 문 여는 서점 68
힘 빼기 작업 74
한 권에 천 원! 77
로마인 할아버지 80
삶의 문제를 꺼내 놓는 곳 83
소설 같은 현실, 현실 같은 소설 86
밤에 만나는 사람들 89
한밤의 습격 92
역곡의 고수 96
“히로코라고 불러 주세요” 99
첫 번째 손님 102
용서점의 마스코트 105
70대 단골의 위엄 110
민들레, 민들레… 114
동네에서 작가를 만난다는 것 117
기초체력 키우기 120


3부 일단 모입시다
드디어 정상 근무 125
이상적인 리듬 128
셋으로 시작 132
‘나’라서 쓸 수 있는 글 135
딕싯이 쏘아 올린 작은 공 139
진심으로 바라는 일 142
누구를 위하여 서점은 존재하는가 145
모임의 힘 148
오래 장사를 하고 싶은 이유 151
모임은 모임을 낳고 154
동네 콜라보 157
서점으로 먹고살기 161
와인도 마시고 음악도 듣습니다 165
다 잘되는 건 아닙니다 168
용마켓 174
고전(古典) 읽기의 고전(苦戰) 177
방송 타다! 181
기록 186
꾸준함의 힘 188


에필로그_이제 다시 시작이다 192



동네책방은 그저 주변인들의 호의로만 완성되는 공간이 아님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나도 모르게 “이야, 대박이네”라고 말하며 놀랐을 만큼 재미와 감동이 컸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난다’는 감각이 한 개인과 공간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에 대해서 잘 보여 주는 책이다. _김민섭(『아무튼, 망원동』 저자)


역곡동 용서점은 나의 일터인 ‘이상한나라의헌책방’만큼이나 이상한 가게다.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재미있는 일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선 누구나 주인공이 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수상한 책방에 꼭 가 보기를 권한다. 책방 문을 여는 순간, 주인장 ‘용 님’의 매력에 이끌려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_윤성근(『서점의 말들』 저자)


동네책방은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다. 공간의 분위기, 진열된 책, 다녀가는 사람들⋯. 하지만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건, 역시 ‘사람 사는 냄새’가 아닐까. 만남이 있고, 배움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동네책방이다! _조수빈(EBS <발견의 기쁨, 동네책방> PD)


용서점에서 동네책방 운영과 동네책방 이용의 최적화를 보았다. 혼자가 편해지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기 힘든 세상이지만, 용서점에서 폴폴 새어 나온 따뜻한 나비 효과는 역곡동뿐 아니라 부천, 경기도, 대한민국까지 ‘운김’을 불어넣으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_박훌륭(약사, ‘아직 독립 못한 책방’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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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희 소개

대학에서의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지만, 장신대 구내서점 매니저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8년 동안 서점, 잡지사, 출판사에서 일했다.
2015년 퇴사 후 북한접경지역, 티벳, 인도를 6개월 동안 여행했고, 여행에서 돌아와 고양시 덕은동에 서점을 열었다. 현재는 자리를 옮겨 역곡동에서 용서점을 운영하며 책과 사람과 더불어 하루를 열고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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