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인 두 사람은 경남 함양 안의에서 나고 자랐지만 우연한 계기로 첫 편지를 주고받기 전까지 27년간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았다. 장차 목회를 희망하는 가난한 신학생과 교통사고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순박한 처녀로 만난 두 사람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울과 안의를 오간 속깊은 편지와 애틋한 만남을 통해 서로를 하늘이 정해주신 배필이라고 굳게 믿고 결혼하였다. 그러나 성격과 기질이 판이하게 달랐던 두 사람은 목회자 부부로 출발해 오방떡 장사, 문방구 주인, 청원경찰을 거쳐 시인 이발사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기대와 다르게 제멋대로 춤추는 인생의 격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외부적인 환경에서 오는 어떤 고통보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과 부부로 살아야 하는 고통과 서로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한때는 부부의 연이 벼랑 끝에 다다르기도 했다. 이제 결혼 20년차에 이르러 비로소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된 두 사람은 고해성사를 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펼쳐 보인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고민을 하는 수많은 부부들과 완전한 만남에 대한 꿈과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 사이를 오가며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부부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