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연습한 만큼 남는 것.
사랑은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지 않는 것.
사랑은 쉽게 전염이 되는 것.
사랑은 빈 여백일 때 찰랑이는 호수가 되어 주는 것.

낮은 울타리에 글을 띄운 많은 이들이 저마다 정겨운 사연을 하나씩 떨어뜨려 놓았다. 각박한 시대에 그들이 놓고 간 사랑의 흔적들을 모아 한 권의 편지 묶음으로 엮은 책.
그리운 이에게 보내고 싶은 이야기, 아빠 출근길에 보내는 이야기, 병상에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이야기, 혼자라고 생각될 때 펼쳐 보는 이야기, 자녀의 도시락에 넣어 주는 이야기, 화장실에서 읽는 이야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읽어 줄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낱장으로 뜯어서 자신의 사연과 함께 전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당신에게 오늘, 행복이라는 편지를 씁니다

1. 그리운 이에게 이야기를 담아 보내세요
사랑의 의미/초록색 리어카23번/걷지 못하는 강아지/딸에게 부치는 도시락/
가장 가치있는 신발/국화꽃 베개/빗속의 연가/"배탈나면 큰일인데…"/
사랑하는 당신에게/눈보라 속의 모정/헌 가구, 새 사랑/봉숭아 화분/
제가 징징 울거들랑/엄마 아빠 그만 싸워/장미 한 송이/부서진 멜빵/
아빠로부터…/민들레꽃/사랑하는 부부의 이혼 파티/아내의 부활/
세탁기의 위력/공주와 거지/꽃씨와 우체부/부끄러웠다/어머니의 주먹/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딸의 체온/돼지고기 세 근을 사며/그 때 그 아이/
어버지 목소리/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삼천원으로 치른 결혼식/책말리는 시아버님/
위기에 강한 사랑/그날 내 미장원에 생긴 일/"그것 봐, 처제 돕길 잘 했지."/
소록도에서, 파도처럼…/"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그 때의 손이 아닙니다/
커피 타임/십 년 만에 쓰는 편지/"당신 배가 너무 따뜻해서요"/할머니의 손톱/
그 꼼꼼함에 대한 보답으로/어젠 많이 섭섭했어요/네 책꽂이는 꼭 사와야 한다/
혼수 이불/33번째 생일/밉살 며느리/고작 일 주일도 못 되어/아내의 마음/
버스야, 오지 말아라/십일 초소의 성탄절/당신이 잠든 사리/고무장갑/
"얼마나 미인이었니?"/에미 맘/철부지 시절이 담긴 봉투/군인의 아내/
돈 안 들이고 선물하는 법/아버지/창수의 체육시간/군밤 장수를 찾습니다/
어머니의 머리카락과 설빔/함을 팝니다/두 눈을 가린 스승/뒤늦은 결혼식/
이제 엄마 등은 내꺼야/양말 두 켤레/가정 방문/그날 터미날에서

2. 아빠 출근길 포켓에 "아빠 화이팅!"
없어진 아이들/초록색 리어카 23번/二代/딸에게 부치는 도시락/가장 가치있는 신발/
국화꽃 베개/"배탈나면 큰일인데…"/사랑하는 당신에게/헌 가구, 새 사랑/
봉숭아 화분/에어컨 블루스/보석같은 사랑/제가 징징 울거들랑/장미 한 송이/
부서진 멜빵/아빠로부터…/사랑하는 부부의 이혼 파티/아버지의 흰 머리카락/
꽃씨와 우체부/딸의 체온/전신안찰(全身按擦)/아버지 목소리/위기에 강한 사랑/
십 년 만에 쓰는 편지/"당신 배가 너무 따뜻해서요"/
……
소중한 유산/들국화로 끝낸 입덧

3. 병상 머리맡에 약봉지와 함께
사랑의 의미/초록색 리어카 23번/걷지 못하는 강아지/딸에게 부치는 도시락/
……
제가 징징 울거들랑/공주와 거지/꽃씨와 우체부/"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딸의 체온/소록도에서 파도처럼/이상한 문패/창수의 체육시간

4. 혼자라고 생각될 때, 그 때 펴 보세요
없어진 아이들/초록색 리어카 23번/걷지 못하는 강아지/딸에게 부치는 도시락
……
어떤 금일봉/이상한 문패/에미 맘/군인의 아내/이상한 라면 상자/
만원짜리 두 장과 편지 하나

5. 도시락에 살짝 넣어 주세요
걷지 못하는 강아지/딸에게 부치는 도시락/우유 한 병/"배탈나면 큰일인데…/
……
어젠 많이 섭섭했어요/그 남자의 커피 한 잔/만원짜리 두 장과 편지 하나

6. 화장실에서 향기가 나게 하세요
사랑의 의미/없어진 아이들/걷지 못하는 강아지/가장 가치있는 신발/
……
그 꼼꼼함에 대한 보답으로/죄수와 아들/돈 안 들이고 선물하는 법/그 남자의 커피 한 잔

7. 주님의 사랑을 전하세요
사랑의 의미/二代/딸에게 부치는 도시락/우유 한 병/눈보라 속의 모정/
……
이상한 라면 장사/"쌀이요 쌀!"/군밤 장수를 찾습니다/마지막 작품

8. 한 장씩 가져가게 하세요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진심을 전하는 멋진 방법, 감동적인 사연이 들어있는 가슴 훈훈해지는 이 편지를 한 장씩 그들 송에 건네주세요.
만일 당신이 약국이나 작은 가게를 하신다면 가게앞에 작게 코너를 만들어 오가는 분들에게 좋은 사연을 전하세요
아! 가게를 하는 분에게 선물하셔도 좋겠어요∼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을 맘껏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9. 아이들에게 읽어 주세요
사랑의 의미/ 없어진 아이들/가장 가치있는 신발/우유 한 병
……
"얼마나 미인이었니?"/소중한 유산

10. 당신만의 방법으로 편지를 활용하세요
자 이제 여기 적힘 방법보다 더 좋은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행복 편지를 보내거나 선물해보세요.
아마도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너무 좋은 방법이다 싶으면 혼자만 알고 계시지 말고 저희에게도 가르쳐 주세요.
감동적인 우리 이웃의 이야기들이 많은 분들 가슴 마다 도착했으면 하는바램입니다.

그 날 아내가 보낸 한통의 편지 때문에 나는 목이 메었다
이 도시 뒷골목의 노숙자와 거리의 여인들을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힘겨웠던 몇 해 전, 어느날 아내가 보낸 한통의 편지 때문에 나는 목이 메었던 기억이 있다. 몸은 지치고 실의에 빠져 아무런 희망도 떠올리지 못하고 막막해할 때, 그때 아내가 보낸 몇 줄 글은 내게 샘물이었다. 나는 코끝이 시큰거려 눈만 계속 껌벅껌벅 댔었다.
내 가슴을 적시고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켰던 그 한 통의 편지.
나는 그 날 내게 편지를 보냈던 사랑하는 아내의 고마운 마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그때의 그 감동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잊고 있던 그리운 이에게 가슴 적시는 편지 한 통 보내는 당신이기를…
┃최일도 |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저자, 다일공동체 대표 |

수틀 안에 콕 콕 찍어진 찬란한 추억들과 우리 삶의 순간들이 당신의 깊은 방에서 오늘 쉬었다가 가게 하세요
기계 문명은 우리의 의식을 차츰차츰 노곤하게 만듭니다.
전화는 편지 씀을 잊게 하고 컴퓨터는 너와 나 사이를 타인의 방으로 들어가게 하는 요즈음, 한 통의 편지로 보내어 지는 이 책은 무의미한 일상을 사랑으로 한 뜸 한 뜸 수를 놓고 있군요.
이 수틀 안에 콕 콕 찍어진 찬란한 추억들과 우리 삶의 순간들이 당신의 깊은 방에서 오늘 쉬었다가 갑니다.
┃조양희 | '도시락 편지'의 저자, 소설가 |

편지는 뽀빠이의 시금치, 엄마가 갓 지어주신 보슬보슬 김나는 밥같은 것!
"화정아, 새로 산 머리핀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래도 팔짝팔짝 신나게 뛰어 놀아야겠지?…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어렸을 적 엄마가 종종 주머니에 넣어주시던 쪽지편지가 생각납니다.
편지… 그건 짧은 메모라도 정말 사랑스러워요. 묘한 힘이 있지요. 편지는 뽀빠이의 시금치, 연인의 뜨거운 키스, 엄마가 갖 지어주신 보슬보슬 김나는 밥같은 것.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들은 편지 한 장을 통해 행복을 맛보지 않던가요?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향한 희망을 주리라 생각해요.
┃최화정 | SBS FM '최화정의 파워타임' 진행자 |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말할 수 없이 행복합니다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며 사는가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이 각박한 시대에 사랑의 흔적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
떠나고 헤어지고 뺏고 빼앗는 일들만이 다반사인 듯한 우리의 일상에 이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오늘도 나는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신상언 | 엮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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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국화꽃 베개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전갈을 받고 바로 집으로 내려갔다. 세 시간을 차를 타고 집에 와 보니 아버지는 이미 병원으로 가신 다음이었다. 한 달 전 출산을 했던 나는 혼자 계신 아버지가 늘 걱정되긴 했었지만 몸조리를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얼어붙어서 눈을 껌뻑이기가 어려웠다. 바람이 얼마나 차갑고 매섭던지 병실에 들어간 이후에도 오랫동안 코끝이 찡하게 아려왔다.

"아버지…."
아버지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계셨다. 산소호흡기는 아버지의 몸속으로 끊임없이 맑은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펌프질 소리가 아버지의 심장소리같이 느껴졌다. 무남독녀인 나를 위해 평생 힘들게 펌프질을 해야 했을 아버지의 심장, 몇 해 전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의사의 지시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나를 위해 국화꽃 농사를 지으셨다. 나는 아버지의 옷가지라도 몇 개 챙기려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늦은 밤인데도 동네 예배당에서 찬양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아버지가 내게 늘 성탄 선물로 주시던 국화꽃 베개를 올해는 받지 못하리라.
"내년에는 베개를 세 개 만들어야겠구나… 허허…."하고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데….
꽁꽁 얼어붙은 길을 한참 동안 걸어 집에 도착했다. 마당에 들어서자 늦가을이면 망울망울 매달려 나를 반겨주던 국화가 추하게 말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릴적 몸이 유난히 약했던 나를 위해 아버지는 국화꽃 베개를 만들어 주시곤 했었다. 저 국화 꽃잎을 하나하나 따서 커다란 대야에 담아 이파리 한 장 날아갈새라 곱게 말려 베갯속으로 넣어 주시던 아버지.

"일찍 에미를 잃어 냄새를 모르니께, 니는 이 베개를 쓸 때마다 국호 내음을 에미 향으로 여기면 되어. 하긴 이 냄새가 니 엄마의 미모를 따르진 못할 것이지만 말여…."
겨울 바람이 매서워질 때면 어김없이 국화꽃 베개를 건네 주시며 어머니를 떠올리시던 아버지. 아버지에게 국화는 젊을 대 잃은 아내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지극정성으로 국화꽃을 키우셨을 게다.
12월인데도 아직 국화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아버지의 몸이 오래 전부터 편치 않았던 모양이다. 전화로 안부를 묻는 딸에게 "난 잘 있으니께 걱정 말고… 니 신랑이나 잘 챙겨. … 국화꽃 베개도 이내 보낼꺼여."라고 안심시키던 아버지.
'아버지를 위해 올해는 내가 국화꽃 베개를 만들어야지.'
그리고는 국화꽃을 하나하난 대야에 담기 시작했다. 국화를 톡하고 떼어낼 때마다 떠오르는 아버지의 얼굴, 엄마의 미소.

시간이 지나자 손끝이 시려오기 시작했고, 근육이 굳어질 만큼 얼굴에 한기가 몰려들어와 잠시 쉬기 위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베갯잇이 될만한 것을 찾아보려고 장롱을 열었는데 갑자기 진한 꽃내음, 아, 세 개의 국화꽃 베개….

나는 차디 찬 손으로 뜨거운 눈물을 닦아내야 했다. 거기엔 향기만큼이나 진한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히 번져 오르고 있었다.
┃본문 | p. 29∼30 중에서 |

신상언 소개

1989년 월간 낮은울타리 창간, 울타리 문화 선교회 창립 대표로 있음.
천군데 넘는 강의. 서울대, 서울여대, ACTS 등 주요 대학 초빙 교수와 강사 역임. 현재 부산 경성대 채플 외래 교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같은 수필집에서부터 N세대 부흥 전략, 직면, 축복의 샤워 등 여러 권의 저서가 있음.
복음 사역, 회복 사역, 문화 사역의 융합을 전제로 부모 회복 학교 흠스, 자녀 회복 학교 틴즈‧키즈 흠스, 5 지저스 파워 아카데미(JPA), 낮은울타리 집중력 학교(NCS), 부모 통찰력 학교(BBS), 각종 캠프 등이 서울, 부산, LA, 시드니 지부 중심으로 활발히 운영되는데 기여해 왔으나 이 책을 계기로 복음 변증 학교 시작, 제5기 사역 시대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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