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리스도인들은 현대 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잘못된 점은 걸러 내고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교회는 문화에 더욱 치열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세기 말의 한국이라고 하는 한정된 시·공간을 함께 하는 한국교회와 사회가 문화라는 매개를 통하여 서로 만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오늘의 한국 교회는 한국문화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교회를 한국의 종교보다는 서양종료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것을 뒷받침된다. 이러한 양상은 80년대 이후에 더욱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민족주의적 정서와 문화를 강조하는 사회적 추세에서 기독교를 주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와 교회의 관계는 선교적인 관점과 윤리적인 관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를 위한 공감대의 형성은 문화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우리는 다음의 질문들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과연 오늘의 한국교회는 한국의 어제와 오늘의 문화 안에 어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가? 많은 한국인들과 충분한 접촉점을 마련하고 있는가? 또한 그러한 문화의 복음화를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본서는 장로회신학대학교 부설 교회화사회연구원이 <기독교문화교실>이라는 시·공간을 통하여 모색했던 것은 한국교회의 문화관에 대한 아쉬움을 21세기라고 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응전으로써 극복하고자 준비하였다.

머리말
기독교와 현대문화
급변하는 흐름 속의 문화와 그리스도인의 문화적 책임 / 강영안
기독교 신앙과 대중문화 / 맹용길
현대문화의 비판과 수용
영상문화의 특성과 올바른 활용 방안 / 김기태
90년대 한국 문학계의 성 담론에 대한 기독교 윤리학적 입장 / 정재후
성서의 문학성과 한국의 기독교 문학 / 현길언
뉴에이지의 특성과 영성훈련 / 유해룡
교회음악에서 대중음악의 수용 문제 / 홍정수
정보화시대의 목회를 위한 인터넷 특강 / 강진웅
21세기의 교회와 기독교문화
21세기와 기독교문화 / 임성빈
기독교문화 형성을 위한 기독교 교육적 대안 / 박원호
문화 변동에 따른 21세기 예배의 변화 / 김세광
인터넷 시대의 미래 교회 / 오해석

■ 본문 속으로
뉴에이지(New Age)의 특성과 영성훈련
유해룡(장로회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응전과 도전이라는 역동적인 과정 속에서 발전되어 왔다고 했다. 어느 세대든지 도전은 늘 있기 마련이다. 이에 상응한 응전이 일어나지 않을 때 혹독한 곤욕을 치루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고도의 기술주의와 급속한 물질문명의 발달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영성의 궁핍과 정신적 방황에 시달리고 있다. 예를 들자면 산업혁명과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서구사회는 기술혁명을 경험하고 급속한 과학문명을 경험한다. 희망의 전조였다. 인류는 이상세계(Utopia) 건설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기에 인류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루어야 했다. 유토피아 건설의 도구로써 기대를 걸었던 과학문명은 결국 강대국의 전쟁의 도구가 되어 버린 것을 체험했다.
과학문명과 물질문명의 한계성을 직시하면서 새로운 정신세계를 희구했다. 실존주의 철학이 바로 그거이었다. 절망적인 실존을 깨달은 자는 자살 아니면, 생존의 지평을 유지하기 위해서 탈바꿈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 탈바꿈의 시도는 그동안 달려오던 과학문명과 물질문명이라는 관성의 힘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두 양대 전쟁 이후에도 깊은 내면적 성찰과 물질문명에 대한 심각한 물음 없이 과학문명과 물질문명은 빠르게 발전되어 왔다. 그리고 도시화 현상은 공동의 정신 유산을 지니고 있던 자연 공동체를 파괴해 나갔다. 사회는 점점 체계적이고 구조화되므로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구조의 한 부속품이요, 물질의 노예로 묶어 놓았다. 닫혀진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의 이동은 자유를 구가하기보다는 혼란과 혼돈을 가져다 주었다.
사람들은 외부세계의 변화를 통하여 세계의 탈바꿈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변화는 내면으로부터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절망과 타성의 너머에서 들려오는 내면으로부터 비롯된 자유의 외침을 사람들은 점점 듣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름에 가장 적합하게 표현해 주고, 응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종교이다. 서구세계를 지배하는 종교란 기독교이다. 그러나 당시 서구교회는 이전에 길들여진 계몽주의 사상과 동시에 물질문명의 그늘 아래에 깊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미 사람들은 내면의 궁핍으로 굶주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이 신음 소리를 듣기에는 서구교회가 너무 귀가 어두워져 있었다.
인간은 이러한 혼란과 혼돈의 고통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새로운 탈바꿈을 시도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오늘날의 뉴에이지 운동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운동이 이미 서구에서는 당시 문화와 가치관의 틀을 형성해 주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으로써 무신론주의가 등장했고, 내면세계의 풍요와 성숙을 꾀하는 심리학을 통한 인본주의적인 내면운동이 일어났다.
┃본문 133-134p. 中에서 |

임성빈 소개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Th.B.)와 신학대학원(M.Div., Th.M.)을 졸업하고, 미국 루이빌신학대학원(M.A.)과 미국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Ph.D.)을 공부하였다. 문화선교의 비전을 품고 한국 사회의 세대 문제를 비롯하여 통일, 문화 전반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또한 책임윤리와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과 책임’이라는 이슈에 천착하며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고 복음적 응답을 통해 사회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신학적 아젠다 설정에 힘써왔다. 특별히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와 전환기적 도전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나가고 세계교회를 섬길 수 있는 선교적 지도력을 갖춘 교회 지도자 배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제21대 총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기독교와 문화’를 가르치며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이사로 섬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1세기 책임윤리의 모색』, 『21세기 문화와 기독교』, 『21세기 한국 사회와 공공신학』, 『장로회신학대학교, 혁신을 마주하다』가 있으며, 공저로는 『공공신학』, 『한국 사회의 발전과 기독교』,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급변하는 직업 세계와 직장 속의 그리스도인』 등이, 역서로는 『기독교 윤리학의 역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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