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는 그 인과응보적 신정론의 교리의 실패를 선언한다. 욥기 항변은 하나님의 정의를 부정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친구들의 인과응보 교리로 인해 왜곡되어 있는 하나님의 정의를 새롭게 세우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묵종의 신앙보다, 때로는 항변의 신앙이 더욱 참된 신앙의 발로임은 이 때문이다. 욥기 서론의 욥 또한 이러한 전통적 인과응보 교리에 얽매여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욥은 하나님의 정의를 설명하려 함에는 인간들의 교리를 넘어선 또 다른 것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세아라를 통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이전에는 몰랐다.

그러나 그가 분명히 깨달은 바가 있으니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즉 하나님의 정의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사명 감당이 문제였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 중 으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욥 자신이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고 이 세상의 불공평한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욥의 최후의 깨달음의 고백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끝맺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욥기의 신정론에서 하나님의 자유하심을 발견하게 된다. 기존 인과응보 교리에 매여 있었던 하나님의 고정된 관념이 해방을 맞게 된 것이다. 인간들이 일방적으로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완전하신 분이시기에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이 세상에는 악이나 부정의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 사람들에게 욥기는 하나님은 인간들을 통하여 이 세상을 꾸려가기 원하시는 분임을 일러준다. 그러기에 그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면서도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시는 분이다.
- 지은이


머리말
제1부 욥기를 소개합니다 : 개론
1. 욥기 개관
2. 걸림돌 이슈들
제2부 욥기의 문학적 특이성
3. 고대근동문학과의 관계
4. 구약성서의 지혜전승과의 관계
5. 구약성서의 수사적 질문과의 관계
제3부 욥기의 신학적 특이성
6. 순종에서 도전으로 - 묻는 신앙
7. 감추어 졌으나 알려진 지혜(욥 28장) - 지혜 신앙
8. "내가 너를 만든 것처럼" - 창조와 구원의 신앙
제4부 욥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적용
9. 지혜코드를 중심으로 새롭게 읽기
10. 하나님의 속마음: 의인의 고통이 아닌 사명자의 갱신으로 읽기
마치는 말: 욥기와 신정론

안근조 소개

약력: 현재 호서대학교 기독교학과 부교수; 기독교대한감리회 봉천교회 소속 목사; 한국구약학회 수석부회장; 보스턴대학교(Boston University), Ph.D.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Th.M. 웨슬리신학대학원(Wesley Theological Seminary), M.Div. 감리교신학대학교, Th.M. 연세대학교, B.A.

저서:
『연세신학백주년기념 성경주석 잠언』.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0. 『지혜말씀으로 읽는 욥기』(개정증보판). 서울: 감은사, 2020.
『히브리 지혜전승의 변천과 기독교의 기원』. 서울: 동연, 2016. 『하나님의 지혜 초청과 욥의 깨달음』. 서울: 킹덤북스, 2012.
역서: 『지혜서』, 리처드 J. 클리포드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5.
『하나님의 시간과 종말론』, 크레이그 힐 지음. 용인: 프리칭아카데미, 2009. (공역)

논문:
“한 권으로 읽는 12 소예언서를 위한 실천적 교육방안,” 「기독교교육정보」 75 (2022), 223-256
“창조에 나타난 구원신앙: 시편 8편과 욥기 38-41장의 비교연구,” Canon & Culture 15-2 (2021), 45-76
“잠언의 의인화된 지혜여성: 그 수사학적 기능과 신학적 의미,” 「구약논단」 27-1 (2021), 131-165
“출애굽기 33:7-11의 정경적 읽기: 회막과 성막의 구분을 위한 제언,” 「성경원문연구」 47 (2020), 7-28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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