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기독학생운동과 기독 지성운동의 방향성을 찾아서

새 천년을 맞는 한국의 캠퍼스와 지성계의 현장에는 급속한 이데올로기의 퇴조와 학생운동권의 소멸, 물질적 대중문화의 팽창에 따른 가치관의 혼돈과 공동체 비전의 공극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처럼 영혼에 목말라 하고 있고, 개인적인 사욕과 가벼운 향락문화에 오염되어 있는 한국 대학생들과, 시장경제 이데올로기의 하부 구조로 전락한 한국 지성계에게 미래는 있는 것인가? 여기에 80년대 한국 복음주의 학생운동 개척기의 주역이었으며 20년 이상을 기독학생운동에 투신해온 이승장 목사가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지나온 20년간의 기독학생운동과 기독학사운동을 정리하고 앞으로 통일한국과 세계선교를 리드해 나가야할 미래의 복음의 주역들에게 100년 앞을 내다보는 하나님의 비전을 제시한다.

책머리에
여는 글 그대들의 내일을 위하여
1. 캠퍼스 복음화를 꿈꾼다
1. 왜 '기독학생운동'인가?
2. 기독학생운동의 기본 정신
3. 기독학생운동의 방향과 전략
4. 기독학생운동의 전통과 본보기
5. 대학은 부흥을 갈망한다
6. 기독학생운동과 캠퍼스 복음화
7. 기독학생운동과 사회참여
8. 학생선교단체와 교회
9. 청년대학생이 따르는 지도자
2. 지성사회 복음화를 꿈꾼다
10. 왜 '기독학사운동'인가?
11. 성경 속에 나타난 기독학사운동
12. 기독학사운동의 전통과 현주소
13. 기독학사운동의 목표와 방향
14. 기독학사운동의 전략
15. 기독학사운동과 지역 교회
16. 기독학사운동과 진로 문제
17. 대학원생운동과 유학생운동
3. 성서한국을 꿈꾼다
18. 새 천년 기독학생. 학사운동의 과제
19. 성서한국을 꿈꾼다
20. 통일한국을 준비한다
21. 선교한국을 이룬다
닫는 글 지금은 울어야 할 때
대담 이승장 vs. 고직한
부록 참고문헌

● 여는 글 중에서
새 천년을 열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기독학생운동과 기독학사운동을 통해 이루기 원하시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가를 겸허하게 물어야 할 시점에 있다. 무릇 종교개혁이나 대각성부흥운동, 세계선교운동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복음운동이 다 그러하듯이, 하나님은 우리가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기를 원하신다. 기독학생운동과 교회 청년대학부를 섬기는 학생, 학사, 사역자들은 100년 후를 내다보면서 하나님이 이루실 놀라운 일들을 그려보는 선견자의 혜안을 지녀야 한다. 뒤를 올 새벽이슬 같은 다음 세대의 후배들을 위해, 지금, 여기서, 우리의 헌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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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서문
이 글을 처음 쓴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군사 독재 치하에서 대학생들은 민주화를 위해 이념 투쟁을 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복음적인 기독대학생들은 치열한 정신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당시 내가 온 몸 바쳐 복음으로 섬기던 형제 자매들이 던지는 고민들은 대개 이런 것이었다.
'친구들이 분신자살하는 캠퍼스 현장에서, 기타 치며 가스펠송 부르고 기도만 하면 되는 걸까요?' / '교회는 선교단체를 이단시하고 선교단체는 교회를 바리새인 집단처럼 판단하면서 서로 인정할 줄 모르는데, 과연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주님을 섬겨야 합니까?' / '대학 시절 원론적인 신앙훈련을 받기는 했는데, 막상 졸업 후 사회 현실에 부딪치니까 우리가 배운 건 전혀 적용이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회의가 들곤 해요.' / '우리는 연약한 데 반해 사회의 구조적 죄악은 너무 심각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교회와 사회에서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운 주님의 제자로 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없을까 고심하다가 부족한 대로 작은 책을 내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적지 않은 형제 자매들이 나의 글을 통해 복음주의 학생운동과 학사운동의 방향을 찾게 되었다는 뜻밖의 반응을 접하면서, 늘 고마운 마음과 동시에 죄송한 마음을 느껴 왔다. 그것은 무엇보다 '제대로 된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부담 때문이었다. 이 책이 절판된 지 꽤 지났으나 다시 찾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언젠가 시간이 되면 새롭게 쓰기 위해 다시 찍지 않았다.
지금 나는 다시 부르심을 받고 대학생 선교단체와 지역 교회의 연합체인 '학원복음화협의회'와 전 세계의 유학생수양회운동인 '코스타'(KOSTA, KOrean STudents Abroad)를 섬기고 있다. 그덕에 캠퍼스의 대학생과 해외 유학생들에게 말씀을 증거하고 그들을 상담하는 기회를 비교적 많이 갖는 편이다. 또한 여러 연합집회, 선교단체와 교회 청년부 모임에서 청년대학생들과 간사들, 교회 청년부 사역자들과 자주 대화할 수 있는 은총을 누리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이 책을 고쳐 써야 할 필요를 절박하게 느껴, 이번에 개정판을 내게 된 것이다.
그간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대학과 사회의 현실, 교회와 학생 선교단체의 상황도 적잖게 변했다. 그러나 기독학생운동을 통해 대학을 복음화하고 성서한국을 이루려는 우리의 비전은 더욱 영롱해진다. 그 꿈을 이루려는 우리의 전략도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썼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책 제목만이라도 이 땅 청년대학생들의 마음판에 새겨진다면, 그 이상 무얼 더 바랄 것인가!
- 이승장 2001년 판을 넘기면서, [책머리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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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지금이 기회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신다. 일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거두기도 하신다. 그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파도타기를 잘 하는 사람은 자기가 파도를 만들려고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 파도가 몰려올 때 타이밍을 잘 맞추어 널과 몸의 각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순발력을 훈련한다.
지금 이 땅의 캠퍼스에 복음주의 대학생운동을 일으키시려는 성령의 파도가 조금씩 몰려오고 있다. 이런 조짐을 기독학생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동지들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이런 감지 능력은 성령님의 활동에 예민한 영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종합적이면서도 예리하게 읽을 수 있는 운동가적 센스에서 나온다. 지금이 기독 학생운동의 기회라는 생각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첫째, 현재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 영적 기근이 심각한 지경이다. 북녘의 양식 기근이 처절하듯 남쪽 젊은이들의 영적 공허도 비참하다. 한국의 대학 역사 속에서 90년대 대학생들처럼 정신적인 방황과 공허가 극심한 적이 또 있었을까? 신세대 대학생들의 이기주의와 현실주의, 감적 쾌락주의는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하나님의 진단은 간명하다. 하나님의 말씀에 허기졌기 때문에 나오는 병리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영적 기근은 왜, 어떻게 생긴 것인가? 북녘의 기근이 홍수나 가뭄 때문이라면, 그 홍수나 가뭄을 일으킨 분이 누구시겠는가? 이 시대를 사는 남한 대학생들의 영적 기근도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말씀운동을 일으키라고 보내신 것이라고 해석해야 옳다.
하나님은 아모스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신다. "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날이 이를찌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 8:11)
둘째, 지금은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 이념 운동권이 쇠퇴하면서 복음 운동권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물론 아직은 이념 운동권이 몰락했거나 캠퍼스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서히 심장의 박동이 멎어가는 말기 환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학생운동은 21세기를 맞으면서 종말을 고할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대학생들은, 젊음을 불사르고 생명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당대의 민족적 과업을 애타게 찾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 기회다! 기독학생운동은 개인구원과 경건을 강조해야 하겠으나, 동시에 그동안 소홀했던 민족 공동체의 운명에 대한 선지자적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 속히 대학생들의 가슴을 울리며, 땀과 눈물을 바쳐 매진할 일감을 주어야 한다.
1997년 북한동포돕기 기독청년대학생 모금운동이 전국 320개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났다. 그 때 3억5천만 원을 모금해서 옥수수와 라면을 북한 대학생 기숙사에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복음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운동이 캠퍼스에 영향을 줄 수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도 남는 사건이다.
기독대학생들의 자원은 충분하다. 게다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다.(히 4:12). 문제는 기독대학생들에게 운동의 방향과 전략을 제공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의 가려진 시야에 있다. 기독대학생들을 교회와 단체 안에서만 빛이 되도록 양육하는 것은 주님의 뜻이 아니다. 기독대학생들이 삶의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 대학과 국가, 사회에서 빛을 비추는 성육신적이고도 공동체적 책임도 반드시 강조되어야 한다. 이사야 선지자와 함께 대학생 복음운동가들도 한 목소리로 외쳐야 할 것이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 60:1)
셋째, 기독대학인들 사이에, 그리고 대학생 선교단체 사이에 연합운동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연합은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령님께서 친히 이루시는 일이다. 성령은 "하나 되게 하소서" 하시던 예수님의 대제사장 기도를 응답하셔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를 행사하신다. 우리 편에서는 성령님이 이루어 주시는 일치와 연합을 교만, 허영, 이기심, 거짓 때문에 부수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은 이렇게 명한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2,3)
지난날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그리스도의 한 몸 되신 교회를 찢을 대로 찢어 놓았다. 교단이 나뉘고, 대학생 선교단체까지 분열을 거듭해 왔으며, 지금도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맡기면서 회개할 줄 모른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다르다. 개신교회가 불신 사회로부터 존경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몸부림치고 있다.
그들은 어른 세대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들이라도 연합해 보자고 풀뿌리들의 하나로 엉키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직 그들의 연합은 너무나 허약한 실로 느슨하게 묶여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 지역 대학 기독연합의 조용한 하나됨, 캠퍼스 안에서 간사들의 연합 움직임, 부산과 대구, 대전과 광주, 제주에서의 학원 복음화 운동이 전국적 연대를 가지기 시작한 것은 분명히 성령님께서 친히 이루시는 일이라고 믿는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한국 사회의 북쪽이나 남쪽이나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솟구치는 눈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간구할 뿐이다. "우리에게 위기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학원 복음화를 통해, 민족과 세계복음화의 사명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기독학생운동을 교회와 민족의 희망으로 삼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부족한 대로 저희를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 본문 66∼ 70 중에서

이승장 소개

대학 시절 예수님과 그의 말씀에 붙잡혀 1967년부터 50여 년간 청년들의 친구, 목자, 성경교사로 말, 글, 삶으로 예수님을 전하고 닮아가려고 한결같이 애썼지만 이루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기독대학인회(ESF) 간사, 학원복음화협의회, 코스타, 성서한국 대표,〈복음과상황〉발행인을 역임했다. 런던신학교(London School of Theology) 학부를 마친 후, 대학원에서 성경해석학을 전공했으며, 풀러 신학교, 리전트 칼리지에서 수강했다. 복음전도와 함께 건강한 신앙공동체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은 이래, 런던에서 킹스크로스교회, 런던갈보리교회를, 서울에서는 예수마을교회(봉천동), 낮은예수마을교회(신촌), 아름마을교회(약수동)를 개척 목사로 섬겼다.
한국 교회 최초의 큐티지 〈일용할 양식〉 편집과 집필로 10여 년을 섬겼고, 저서로는 신앙 출발을 돕는 《왜 나는 예수를 믿는가》, 신앙 성숙을 돕는 《왜 나는 예수를 닮아가는가》, 복음주의학생운동사의 고전 《새로 쓴 성서한국을 꿈꾼다》, 성경강해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사무엘서 강해 《다윗은 그 시대에》, 다니엘서 강해 《하나님의 청년은 시대를 탓하지 않는다》, 후배 사역자를 위한 《종의 노래》 등이 있으며, 목자의 심정으로 말씀의 깊은 우물에서 길어 낸 생수 같은 글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에게 깊은 울림과 도전을 주고 있다.

이승장 최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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