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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 해석

신약 저자들은 구약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저자 : 김경식  | 새물결플러스 | 2020-08-13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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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ISBN 9791161291680
쪽수 368
크기 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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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신약 저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기 위해 구약 본문의 의미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약 본문의 근접문맥과 더 넓은 문맥의 의미까지 파악하면서 구약을 사용한다는 점을 바울서신과 요한계시록의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신약 성경과 구약 성경의 유기적 통일성을 이해하고 성경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 신약성경을 읽다 보면 신약 저자들이 구약을 인용하거나 암시하는 신약 본문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신약 본문을 가리켜서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이라고 부른다. 이런 본문들은 신약성경과 구약성경이 만나는 지점인데, 그곳은 단순히 두 텍스트가 만나는 자리가 아니라 신약과 구약이 서로를 품는 자리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신약에서의 구약 사용을 연구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신약성경이 구약성경보다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신약성경이 구약성경을 삼킨다는 것이다. 혹은 신약은 주인이고, 구약은 종이라고 보았다. 종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하는 존재다. 이런 관점에 의하면 구약은 신약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뒷받침하면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같이 다루어진다고 보았다. 본서는 이런 전통적인 견해에 도전한다. 저자는 신약이 구약을 일방적으로 삼킨 것이 아니라 구약을 품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신약이 눈에 보이는 텍스트만 품은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문맥까지 폭넓게 품으면서 신약의 품에서 구약을 닮은 의미가 확대되어 생산된다고 주장한다.


본서는 바울서신과 요한계시록에서의 구약 사용에 관해 저자가 쓴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약의 구약 사용에 대한 최근 학계의 연구 동향을 포함함으로써 이 분야를 처음 접하거나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또한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 연구 동향을 다루는 장에서는 신약의 구약 사용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계시록 분야를 조망하여 계시록 연구와 해석에 도움을 준다. 결론부에 소개된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 해석 방법론은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진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울서신과 요한계시록이 품은 구약 본문을 해석하면서 신약 저자들이 구약을 자기 마음대로 변형하거나 구약의 원래 문맥과 무관하게 마구잡이식으로 사용한다는 견해에 도전한다. 1부는 바울의 로마서와 고린도전서에서의 구약 사용을 다루고, 2부는 요한계시록에서의 구약 사용을 들여다본다.


각 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은 로마서 2장에서 바울이 행위심판을 다루는 이유를 신약의 구약 사용 관점에서 설명한다. 많은 이들은 이신칭의 가르침으로 잘 알려진 바울이 생뚱맞게 로마서 2장에서 행위심판을 거론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바울이 로마서 2장에서 당시 유대인들과 행위심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구약해석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바울의 구약 사용과 이를 통한 유대인들과의 논쟁으로 행위심판을 읽어야 그 의미가 통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2장은 로마서 3장이 품고 있는 구약 본문들을 다룬다. 로마서 3장의 논증의 절정 부분에서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음을 성경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바울은 구약을 가장 길게 인용한다. 그리고 이 구약 본문들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다. 이 논쟁의 핵심은 바울이 구약 본문들의 의미를 무시했는가에 있다. 저자는 우리가 로마서 3장의 논증 절정 부분에 인용된 구약 본문들은 자세히 보면 본문이 바울의 로마서 1-3장의 논증의 요약판이며, 특히 정교하리만큼 이사야 59장의 문맥을 따라가면서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는 논증을 펼친다고 설명한다.


3장은 로마서에서 바울이 구약의 문맥을 철저하게 무시했다고 보는 가장 강력한 근거로 제시되는 로마서 9장의 호세아서 사용을 분석한다. 호세아서는 이방인들의 구원과 무관해 보이는데 바울이 이 호세아서를 뒤틀어 이방인들의 구원을 위한 본문으로 해석한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와 달리 저자는 바울이 인용된 호세아서의 앞뒤 문맥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으며, 호세아서 본문에 심긴 의미의 씨앗인 아브라함 언약과 새로운 출애굽 신학을 확장하여 로마서에 사용한다고 밝힌다.
이어지는 4장은 로마서 11장에서 바울이 인용하는 이사야 59장 본문을 변형해 사용하는 방식을 다룬다. 바울은 이 본문을 인용하면서 구원자가 시온으로부터 나온다고 변형한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바울이 구약 본문을 마음대로 변형하면서 이방인의 사도로서 자신의 신학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바울이 자신의 선교 경험을 근거로 구약을 다시 읽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이방인들의 구원과 이스라엘의 구원 순서마저 이미 이사야 59장에 예언되어 있음을 재발견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바울이 외관상 이사야 59장의 몇 구절을 인용하고 있지만, 실은 더 넓은 이사야 50-60장의 문맥을 가져다 로마서의 논증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바울의 의도적인 구약 변형도 실상은 구약의 문맥을 철저하게 반영한 구약 사용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의 5장은 로마서의 중요 단락에서 3회 반복 사용되는 신명기 32장을 다룬다. 여기서 저자는 바울이 신명기 32장에 심어진 의미의 씨앗을 발아시켜 구원과 심판에 있어 하나님이 민족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주제를 이사야 59장 본문에서 읽어내고 있으며, 이를 로마서에서 윤리적 권면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바울의 구약 사용을 마지막으로 다루는 6장에서 저자는 고린도전서 8-10장에 녹아 있는 구약 사용을 다루면서 바울의 윤리적 가르침의 기원과 배경이 구약성경에 폭넓고 섬세하게 뿌리 내리고 있으며 특히 모세오경(토라)을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밝힌다.
2부는 요한계시록을 다루는데,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7장에서는 계시록에서의 구약 사용에 관한 최근의 학계 동향을 개관한다. 그리고 저자는 8장과 9장에서 계시록의 구약 사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데, 8장에서는 계시록에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소돔 모티프를 자세히 살펴본다. 저자는 소돔과 명시적으로 관련된 구절뿐만 아니라 계시록 본문에 암시 형태로 녹아 있는 섬세한 부분들을 분석 통합한 후, 이 소돔 모티프를 통해 요한계시록은 구약의 소돔 이야기의 문맥이 가지고 있는 회개촉구의 메시지를 가져와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9장은 계시록에서의 요엘서 사용을 다룬다. 저자는 예언서가 계시록에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는 기존 학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요엘서 사용을 체계적으로 다룬 논문들이 없음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아 계시록 전반에 걸쳐 암시적으로 사용되는 요엘서를 품은 본문들을 들여다본다. 요한계시록은 요엘서를 신약의 상황에 맞게 완전히 변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엘서의 문맥과 원래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며 그 주제들을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요엘서에 나오는 하나님의 진노의 날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보여야 할 반응인 하나님께로 돌아옴이라는 회개의 주제가 계시록의 요엘서 사용 단락들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한다.
맨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론부는 서두에서 제기되었던 신약과 구약의 관계를 구약을 품은 신약이라는 비유를 통해 정리하고, 특별히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을 해석할 때 던져야 할 두 가지 질문과 이에 답하는 두 가지 방법론을 간략히 설명하며 책을 끝맺는다.


오늘날 성경의 특정 본문을 그 문맥에서 떼어내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에서 신약 저자들이 구약 본문의 원래 문맥과 의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인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본서는 자신의 목적에 성경을 종속시키는 사역자들에 대한 경고이자 성경의 본래의 문맥과 의미를 깨닫고 이를 오늘의 현실에 적실하게 적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길잡이다.


책 속으로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에서 신약 저자가 구약의 원래 문맥과 의미를 존중하며 사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논쟁은 보통 찰스 도드와 바나바스 린다스라는 두 영국 학자들의 논쟁으로 대변된다. 바나바스 린다스는 그의 책 『신약 변증: 구약 인용의 교리적 의의』(New Testament Apologetic: The Doctrinal Significance of the Old Testament Quotations, London: SCM, 1961)에서 신약 저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증명하고 변호하기 위해 구약 본문의 의미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사용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그는 구약 본문을 기독교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 언제든지 달려와서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종”이라고 묘사한다. 반면에 찰스 도드는 『성경에 의하면: 신약 성서신학의 하위 구조』(According to the Scriptures: the Sub-structure of New Testament Theology, London: Nisbet & Co, 1952)에서 신약 저자들이 구약 본문을 사용하면서 단지 한 구절이나 두 구절을 가져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약 본문의 근접문맥 그리고 더 넓은 문맥의 의미까지 파악하면서 이 문맥을 끌어다 구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두 학자 사이의 논쟁은 1950년대와 60년대의 논쟁으로 그치지 않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_신약의 구약 사용에 대한 최근 학계의 동향


바울은 왜 로마서 2장에서 행위심판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그는 하나님의 자비와 행위심판에 대한 유대인들의 잘못된 신념을 비판하기 위해 이 사상을 언급한다. 이를 위해 바울은 로마서 2:6에서 시편 61:13(70인역)을 인용한다. 바울은 이 시편을 의도적으로 행위심판의 문맥에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의 자비와 행위심판에 관한 유대인들의 이해가 집회서 32:22 이하 그리고 「솔로몬의 시편」 2:32 이하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두 초기 유대교 문헌들이 다름 아닌 이 시편 특히 시편 61:13(70인역)을 해석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2:6에서 시편 61:13(70인역)을 인용하여 해석하고 있다.
바울은 로마서 2:1-11에서 그의 가상의 토론자와 더불어 하나님의 자비와 그의 행위에 따른 심판에 대한 성서적 해석에 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바울의 요점은 공평하신 하나님이 민족적인 구별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드러내 보이는 행위(순종)에 의해 각 사람을 심판하실(상이나 벌을 주실)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바울 사도는 로마서 2:1-11에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는 별도로 단순히 일반적 행위에 따른 최후 심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로마서 2:6-11에서 시편 61편(70인역)을 사용하여 최후 심판때 그리스도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표현하는 순종(행위)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_1장 바울은 왜 로마서 2장에서 행위심판을 말하는가?


바울은 이방인과 비교해서 유대인이 죄와 하나님의 진노에서 면제되었다거나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선언하지 않는다. 그는 또한 유대인들 사이에 의인과 악인의 구분이 있다는 생각도 포기한다. 그는 이사야 59장에 근거해서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의인과 악인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전부가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다고 보았다. 로마서 3:10-18에서의 긴 구약 인용이 끝나고 바울의 해설이 부연되는 19절의 내용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 즉 유대인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 전부가 죄인이라는 점을 율법 가운데서 이사야 59장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바울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사야 59장이 보여주는 것처럼 오직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행동에만 달려 있다고 보았을 것이다(사 59:16). 이사야 59장은 전적으로 부패한 인간의 구원의 소망은 오직 하나님의 행동에 달려 있음을 말하는 바울의 신학을 잘 요약해주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사야 59장은 하나님의 구원의 도구로서의 한 인물에 대한 암시(20-21절), 그리고 이방인이 하나님의 백성 됨(19절)이라는 주제를 이미 그 본문 안에 내포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사야 59장은 작은 로마서다.
_2장 구약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고 말하는가?


바울이 이해한 이방인들의 구원이 새 출애굽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그것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살펴봄으로써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종말의 구원사건으로서 새 출애굽 모티프에 이방인의 구원이라는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이사야 11:10-16에 나타난 미래의 이스라엘 백성의 회복을 “여호와께서 애굽 해만을 말리시고” 혹은 “그 하수를 쳐 일곱 갈래로 나누어 신을 신고 건너가게 하실 것이라”는 표현(15절), 그리고 이 구원의 날이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 나오던 날과 같게 하시리라”는 구절(16절)은 출애굽 사건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같은 문맥에서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구원에 참여함을 나타내는 사상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열방이 그에게 돌아오리니”(10절) 또는 “여호와께서 열방을 향하여 기치를 세우시고 이스라엘의 쫓긴 자들을 모으시며 땅 사방에서 유다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리니”(12절)라는 개념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열방을 위해 기치(깃발)를 세우신다”는 표현은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이 고국으로 돌아올 때 이방인들이 함께 시온에 온다는 ‘열방의 종말론적 시온 순례’ 사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이사야 11장에는 새 출애굽 모티프와 열방의 종말론적 시온 순례 모티프가 함께 등장한다. 따라서 이사야서를 포함하여 구약을 알고 있는 유대인들은 이 두 사상을 결합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유대인이었던 사도 바울 역시 종말론적 새 출애굽 사건을 언급하는 호세아 2:2에서 열방의 종말론적 시온 순례 사건을 함께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_3장 바울의 호세아 인용과 이방인의 구원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바울은 신약 저자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야 59장을 사용한다. 이사야 59장은 로마서에서만 2번 사용되는데(3:15-17; 11:26), 모두 인용 도입구를 가지고 등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사야 59장은 홀로 인용되지 않고 항상 다른 구약 본문들과 결합되어 사용된다는 점이다. 주제상으로도 독특한 측면이 있다. 이사야 59장이 로마서 3장에서는 ‘이스라엘의 죄’를 다루는 문맥으로 이스라엘의 패역을 통해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는 논증을 펼치기 위해 사용된다. 반면에 로마서 11장에서는 ‘이스라엘의 구원’을 다루는 문맥으로 이스라엘의 회복과 함께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긍휼을 얻게 될 것이라는 사상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즉 로마서에서 이사야 59장은 이스라엘의 죄와 이스라엘의 구원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통해 이것이 이방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장에서는 로마서 11:25-27에 사용된 이사야 59장 인용문 분석을 통해 바울이 이사야 59장의 본문에 나오지 않는 evk Siw.n이라는 어구를 사용한 의도가 바울 자신의 이사야 59장 이해에 기초한 해석적 사용임을 입증해 보였다. 바울이 구약을 인용하면서 본문의 어구를 변형해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가 그것을 자의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라, 인용하고 있는 구약 본문의 원래 의미를 반영하는 해석을 통해 사용한 것임을 로마서 11:26에 사용된 evk Siw.n이라는 어구가 보여준다. 이사야 59장은 구원자가 단지 이스라엘의 구원만을 위해서 오시는 분이 아니라 이방인에게까지 구원의 혜택을 주시는 분임을 보여주는 내용인데, 바울은 이 구약 본문의 의미를 잘 드러내기 위해 민족적 이스라엘의 회복을 다루는 로마서 11:25-27의 문맥에서 이사야 59장의 인용문에 자신의 해석적 어구인 evk Siw.n을 사용하고 있다.
_4장 바울은 구약 본문을 왜곡하고 있는가?


신명기 32장의 “모세의 노래”는 선민인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의 대상이었다는 내용이다. 바울은 로마서 15장에서 신명기 32장의 전체 문맥을 로마서의 수신자들에게 환기하면서 로마 교회의 유대인들에게 암묵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동시에 신명기 32장은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바울은 로마서 15장에서 신명기 32장을 통해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교만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_5장 바울, 모세의 노래, 그리고 유대인과 이방인


바울의 윤리적 가르침은 구약을 그 기원과 배경의 하나로 삼고 있다. 바울에게 있어 모세 율법은 그리스도인들이 거기서 해방되어야 할 대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삶의 규범과 동기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울 윤리가 구약에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명시적으로 구약을 인용하는 구절뿐만 아니라 그가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더 나아가 그가 단순히 구약율법의 몇몇 구절을 임의로 사용하지 않고 해당 구절이 포함된 전체 문맥을 염두에 두고서 구약율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관찰을 통해 더 분명해진다. 그리고 우리는 바울의 신명기 32장 사용이 보여주는 것처럼, 바울이 우상숭배 및 우상을 숭배하는 백성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경고할 때 구약의 특정 본문의 틀에 윤리적 권면을 기초하고 있음도 보았다. 바울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구약 인용의 명시적 차원을 넘어, 그의 윤리적 권면을 더 폭넓게 그리고 더 섬세하게 모세 율법에 기대고 있다.
_6장 바울 윤리의 기원과 배경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 연구는 요한계시록의 난해한 상징과 이미지들의 의미를 밝히는 데 중요한 해석의 빛을 던져왔다. 비일과 카슨은 공동으로 “신약에서의 구약 사용 주석”(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use ofthe Old Testament)을 편집했다. 이 주석에 요한계시록에 관한 중요한 글이 있다. 그리고 비일이 쓴 요한계시록 주석(The Book of Revelation: A Commentary on the Greek Text, New International Greek Testament Commentary 시리즈, 1999)은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된 구약 본문들의 존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훌륭한 주석이다.
지금까지 요한계시록에서 직접적인 인용 형태가 아닌 간접적 암시와 반향의 형태로 사용된 구약을 어떻게 추적하고 분석하느냐와 관련된 구약 사용 판단의 객관적 기준에 관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또한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되는 구약 예언서 중심의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이사야서, 다니엘서, 에스겔서 그리고 스가랴서 등이 주로 주목을 받아왔다. 나도 요한계시록의 요엘서 사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고, 또한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된 소돔 모티프를 분석한 소논문을 쓰기도 했다. 나는 이제 학계에서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된 책별 연구와 더불어 모티프 연구, 혹은 주제 중심의 연구가 좀 더 활발하게 일어나리라고 전망한다. 요한계시록은 천상의 환상을 구약의 언어와 표현과 주제로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더욱 요한계시록은 신약의 구약 사용 연구 분야에서 지속적인 주목을 받는 책이 될 것이며, 이 방법론으로 요한계시록을 읽을 때 얻어지는 해석상의 유익과 주해상의 통찰력이 많아질 것이다.
_7장 요한계시록에서의 구약 사용 연구 동향


요한계시록에서 소돔 모티프는 소돔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요한계시록 11장에서만 사용되고 있지 않고, 불과 유황(연기)이라는 어구를 통해서도 표출되고 있다. 이 모티프는 요한계시록 18:4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바벨론에서 나와야 한다는 명령에도 암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창세기 18-19장에 나오는 소돔 모티프가 요한계시록에서 여섯째 나팔 재앙에서 마병대 및 말과 관련된 재앙(9장), 두 증인이 죽는 장소(11장), 바벨론의 멸망을 묘사하는 장면(18장), 사탄의 삼위 연합체(사탄, 짐승, 거짓 선지자)가 영원한 심판을 받아 던져지는 장소(19-20장)와 관련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소돔 모티프가 정교하게 사용되고 있는 문맥과 위치를 통해서 판단할 때,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되는 소돔 모티프는 단순히 악인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하는 설명의 기능만 갖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 있으면서 신앙을 타협하고 있는 ‘내 백성’에 해당하는 자들에게 불과 유황으로 묘사된 영원한 심판을 경고하여 이들로 타협의 길에서 돌이켜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는 권면의 의도도 지니고 있다. 요한계시록은 창세기의 소돔 내러티브에 근거해서 핍박과 미혹가운데 놓인 하나님의 백성에게 소돔인 바벨론(11장)에서 나오라(18장)는 권면을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 바벨론은 불과 유황으로 멸망했던 과거의 소돔같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도시이기 때문이다.
_8장 요한계시록에서의 소돔 모티프 사용


요한계시록에서 요엘서는 인 재앙(계 6장), 나팔 재앙(계 9장) 그리고 대접 재앙(계 16장)에 골고루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인 재앙과 나팔 재앙의 막간(interlude)에 해당하는 요한계시록 14장에서도 요엘서가 포도 수확 이미지와 더불어 사용되고 있다. 요한계시록에서 사용되고 있는 요엘서의 본문들은 (1) 황충 재앙을 묘사하는 대목, (2) 여호와의 큰 날 그리고 이 날과 관련된 우주적 대혼돈에 관한 구절, (3) 마지막 전쟁을 위해서 사람들이 여호사밧 골짜기로 모여드는 대목 등이다. 또한 요한계시록에서 요엘서를 사용할 때 요한계시록 저자는 단순히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단어나 표현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엘서에서 암시하고 있는 구절이 포함된 더 넓은 단락과 문맥의 의미를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 또한 스트라지치치의 주장과 달리 요한계시록 저자는 요한계시록에서 요엘서를 사용할 때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요한계시록의 상황에 맞게 그것을 완전히 변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엘서의 문맥과 원래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며 요엘서의 주제들을 가져다 사용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특히 요엘서에서 하나님의 진노의 날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보여야 할 반응인 하나님께로 돌아옴이라는 회개 주제가 요한계시록의 요엘서 사용 단락들에 나타나고 있다. 자우히아이넨은 그의 연구에서 요엘서의 이 주제의 중요성을 충분히 관찰하지 못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요엘서 본문을 사용하는 본문들의 앞뒤로 회개라는 주제가 반복적으로 대두되면서 재앙들이 회개를 촉구하는 성격을 가진 것임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요한계시록의 요엘서 사용 단락들에서 하나님의 경고와 회개의 기회를 거부한 자들에게 임하는 여호사밧 골짜기에서의 심판에 대한 주제가 등장하고 있다.
_9장 요한계시록에서의 요엘서 사용


결국 신약성경에서 사용된 구약성경 본문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신약성경이 품고 있는 구약성경 본문을 펴놓고 더 넓은 구약성경의 문맥을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빙산의 일각에 해당하는, 신약성경에 인용된 구약성경의 특정 구절만 볼 것이 아니라 물 밑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빙산의 더 큰 몸통에 해당하는 구약성경의 원래 문맥 전체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통한다. 구약성경 문맥에 신약성경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심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약성경 저자가 특정 구약성경 본문을 사용하는 의도(why)를 이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판단하고 추적해낼 수 있다.
신약성경은 구약성경을 품고 있다. 신약성경이 구약성경을 삼킨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과 같다. 구약성경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구약성경은 신약성경의 품에 들어와서 새롭게 태어난다. 구약은 신약 본문에 들어와 구약성경에 이미 내포되어 있던 의미가 더 발전된 형태로 드러난다. 결국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간에 연속성과 발전성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닭이 달걀을 품었는데 거기서 꿩이 나오지는 않는다. 달걀에서는 닭이 나오기 때문이다. 콩 심은 데서 콩이 난다. 둘 사이에는 연속성이 있다. 그렇지만 닭이 달걀은 아니다. 거기에 는 발전성이 있는 것이다. 달걀이 부화해서 닭이 되듯이 말이다.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은 구약성경의 원래 ‘문맥’의 렌즈로 해석하고 읽을 때 비로소 의미가 통한다. 신약성경 저자들은 구약성경 본문을 사용할 때 그 본문의 원래 의미와 문맥을 철저하게 파악하여 제대로 읽고 있다. 따라서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을 이해하려면 구약성경의 문맥으로 돌아가야 한다.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은 구약성경의 ‘문맥’도 품고 있기 때문이다.
_결론 신약 저자들은 구약 본문을 제대로 읽었는가?


시작하는 말
신약의 구약 사용에 관한 최근 학계의 동향


1부 바울의 구약 사용
1장 바울은 왜 로마서 2장에서 행위심판을 말하는가?
2장 구약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고 말하는가? 
3장 바울의 호세아 인용과 이방인의 구원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4장 바울은 구약 본문을 왜곡하고 있는가? 
5장 바울, 모세의 노래, 그리고 유대인과 이방인
6장 바울 윤리의 기원과 배경
2부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
7장 요한계시록에서의 구약 사용 연구 동향
8장 요한계시록에서의 소돔 모티프 사용
9장 요한계시록에서의 요엘서 사용


결론 신약 저자들은 구약 본문을 제대로 읽었는가?
참고문헌
성구 색인



본서는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경식 교수가 세상에 내놓은 역작으로 한국의 성경 연구를 위한 선물이다. 독자는 본서를 통해 바울 서신과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에 대한 연구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기 유대교의 구약 해석, 신약 저자들의 히브리 성경 및 70인역 활용과 구약 사용 방식 등을 실제 예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본서는 성경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논문들로, 우리 학자가 쓴 보화다!
강대훈. 개신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는 최근의 신약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이자 가장 난해한 분야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국내에서는 아직 미개척 영역인 이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인 김경식 교수의 저서가 출판되어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저자의 오랜 연구, 치밀한 분석, 독창성, 깊은 신학적 통찰력이 녹아 있다. 신약의 구약 사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이 책을 서가에 갖추시기를 강권한다.
김추성.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개혁신학의 특징인 구속사적 성경 해석과 설교를 시도하려는 설교자에게 신약의 구약 사용이라는 주제는 반드시 연구해야 할 분야다. 이 분야를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김경식 교수의 연구물이 단행본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됨을 축하한다. 본서가 다루는 바울 서신과 요한계시록을 넘어, 앞으로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고 일반 서신의 구약 사용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연구물을 응원하며 기대한다.
송영목. 고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김경식 교수는 ‘신약의 구약 사용’ 주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해온 학자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간의 주옥같은 연구 결과들을 본서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자들은 본서를 통해 신약의 저자들이 구약에 심긴 씨앗에서 어떤 효과적인 해석의 열매를 맺는지 그 다양한 현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양용의.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신약의 구약 사용 분야에서 국내 학자가 펴낸 전문 연구 서적이 아쉽던 차에 귀한 책이 출판되었다. 저자는 이 분야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인 바울 서신뿐만 아니라 최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에 대해서도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특히 ‘소돔’ 모티프 사용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정성국.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저자는 한국교회에서 이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는 몇 안 되는 준비된 신약학자다. 이번 논문집에 담긴 그의 성실하고 뛰어난 주해는 신약이 구약을 사용할 때 어떻게 진지하게 그 문맥을 고려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신약의 빛 아래서 재해석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본서는 신약의 구약 사용에 관한 최근 연구 동향과 더불어, 특히 바울 서신과 요한계시록의 구약 사용 연구에 있어서 신학생과 설교자에게 소중한 자료와 견고한 지침이 될 것이다.
채영삼.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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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소개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M.)에서 수학했으며, 영국 University of Aberdeen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총무를 역임(2016-2018)했고, ‘두란노바이블칼리지’에서 바울서신과 로마서를 수년간 강의했으며, 지금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약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성경주해’와 ‘구약을 품은 신약 본문 연구’ 분야로 한국교회를 내실 있게 세워가는 소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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