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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그대에게 주는 선물

저자 : 전경은  | 아르노 | 2019-06-28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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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ISBN 9791196731502
쪽수 203
크기 12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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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언젠가 친구와 부산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숨 돌릴 틈도 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마음 맞는 친구의 제안으로 오랜만에 휴식을 가져 보고자 결정한 여행이었다. 기대에 한껏 부풀어 부산에 도착한 우리를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친절하게 맞아 주셨고, 어쩌다 보니 그분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게 되었다. 그러던 중 그분이 이런 얘기를 꺼내셨다.


“얘들아, 남자든 여자든 재혼 가정 아이들은 절대 만나면 안 돼. 그것도 유전이야. 아빠나 엄마가 재혼하면 그 집 아들이나 딸들도 똑같이 재혼해. 이건 인생을 먼저 살아 본 사람의 조언이란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가 바로 그 “재혼 가정 아이”였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나와 오빠는 이복 남매이고, 아빠는 100억 원대 사업 실패를 겪었으며 알코올 중독 때문에 정신 병동에도 입원했었다. 어떤 이들에게 나는 ‘만나면 안 되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일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이 한 번 겪기 힘든 불행을 여러 번이나 겪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나는 우리 가족이 부끄럽지 않고, 내가 불행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나 또한 처음부터 이 사실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길고 혹독했던 겨울의 시간을 지나며, 나는 비로소 내 가족들과 나의 인생을 소중한 선물로 여길 수 있게 되었다.


몇 차례의 고비들을 견뎌 내고 나니, 주변의 친구들이 고민을 들고 하나둘씩 나에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빚 문제부터 장애를 지니고 있거나 몸이 아픈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고민에 대해 내게 꽤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내가 주변 또래보다 비교적 많은 일을 경험했으니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고픈 모양이었다. 사실 그런 나라고 해서 특별히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아픔만큼은 누구보다 깊고 섬세하게 헤아려 줄 자신은 있었다.


많은 사람이 찾아왔지만, 그중에서도 한 친구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는 겉보기에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것은 다 가진 친구였다.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랐고, 게다가 머리도 좋아서 소위 명문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들고 찾아온 고민의 주제는 놀랍게도 거식증이었다. 친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실은 외모에 대한 엄청난 강박이 있다고 토로했다. 단 1kg만 쪄도 그 모습을 견딜 수가 없어서, 매일 밤 먹은 음식을 토하기를 반복한 지 3년이 되었다고. 화장실 문을 잠그고 콸콸 틀어 놓은 채로 먹은 음식을 게워 내고 나면, 개운함과 동시에 자괴감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고,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정작 나는 그 친구의 가장 아픈 상처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미안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친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경은아, 사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네가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의 솔직함이 너무 부러워. 나의 아픈 마음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는 거, 정말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거거든.”


사실 나도 처음부터 용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내 상처들이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했던 순간들이 훨씬 더 많았다. 불과 몇 년 전, 엄마의 친구분이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고자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우리 집 사정을 이야기하며 기도 부탁을 하신 적이 있었다.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하신 일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어린 마음에 때때로 원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기도 같은 거 필요 없는데, 왜 창피하게 그런 걸 다 말하는 거야? 남의 일이니까 저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정작 내가 나를 수치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나인데, 상황이 달라졌다거나 나의 이야기가 드러났다고 해서 내가 이전보다 못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그것을 마냥 숨겨야만 하는 일로 여기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이기 때문에 소중했다. 내 곁에 남아 준 사람들은 내가 부잣집 막내딸이라서, 좋은 학교에 다녀서, 키가 커서, 멋진 옷을 입어서가 아니라 그냥 ‘전경은’이었기 때문에 나를 사랑해 주었다. 그런데도 나는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 지식, 직업, 명예, 외모 등과 비교하고 평가했다.


우리는 때때로 화려한 결과에 시선이 빼앗긴 나머지, 너무 쉽게 자신의 노력과 땀이 담긴 과정이나 더 나아가서는 우리 자신의 존재까지 부정해 버릴 때가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나는 나라서 너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며, 내가 소중하기 때문에 나의 한 번뿐인 인생도 너무 소중하고 살아 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나의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내 겉모습만 보고는 내가 어려움을 모르거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현재의 내가 지니고 있는 봄 같은 생명력이나 행복한 모습만을 보고 부러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아주 긴 겨울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은 무척이나 춥고 어둡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만큼 혹독한 겨울을 이겨 냈기에 나는 그 누구보다도 삶을 치열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그런 일들을 겪고도 여전히 삶을 선택할 수 있었냐고. 그런데도 어떻게 이렇게 행복해 보일 수 있느냐고. 그럴 때마다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한다. 저 겨울의 시간이 나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이제 그 선물을, 당신과도 나누려고 한다.


<추천의 글> 8
<프롤로그> 12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1부. <겨울의 시작> 19

-꿈 같은 나날들
-한 통의 전화
-출생의 비밀
-아빠의 트라우마
-기대와 실망 사이
-눈물 젖은 파스타
-학원비를 돌려받다
-경은아, 엄마랑 도망가자
-원망을 삼키다
-아빠의 입원
-준비되지 않은 이별
-무기력과 분노를 넘어


2부. <겨울의 한가운데서> 65

-내 인생은 내 것
-대학의 문이 열리다
-사막에서 물을 끌어 올리듯이
-황당한 용돈 협상
-0점짜리 과외선생, 천사를 만나다
-미용실 대신 셀프 미용
-쫓기듯 이사
-여전히 작은 것에 무너지는 나
-사실은 모두가 자기만의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나의 신앙


3부 <겨울이 남긴 사람들> 115

-‘우리’라는 이름으로
-폭풍우와 함께 춤을!
-영혼을 빛나게 하는 친구
-더없이 따뜻한 겨울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사람들
-나의 멋진 오빠
-달라도 좋아
-나의 엄마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
-아빠라서 사랑해
-아빠의 두 번째 생일
-엄마의 유산
-‘우리’를 지킬 수 있어서 감사해


4부 <겨울을 떠나보내며> 165

-눈물의 미국여행
-뜻밖의 장애물
-꿈꾸던 곳으로
-My Dreams Came True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에필로그> 197
-겨울이 그대에게 주는 선물

경은이에게 200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겪습니다. 누구는 좌절하고 무너지지만, 누구는 치열하게 일어섭니다. 상황이 변하지 않더라도 내가 그 상황에 임하는 자세가 어떠한지가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야 할지 나름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 점검하게 되는 값진 유익이 있습니다. 이 책 이후에 저자의 또 다른 멋진 삶의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은성 KBS 아나운서·커뮤니케이션 박사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설 용기는 어디에 있는가? 고통의 시간에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겨울이 그대에게 주는 선물』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강력한 답변을 우리에게 줍니다. 절망은 절망 그 나름대로 이유와 규칙을 갖고 우리 삶에 찾아옵니다. 그중 하나가 절망의 깊은 터널 끝에서 우리는 값진 선물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의 삶의 경험을 녹여, 절망이 주는 삶의 의미를 감동스럽게 그려 갑니다.
장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이 책은 스물도 되기 전 폭풍처럼 다가온 견딜 수 없는 아픔이 어느덧 저자의 삶에서 아름답고 싱그러운 수채화 같은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책을 마칠 즈음이 되면 독자들의 삶의 여정도 이와 같이 되리란 희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삶의 모든 여정을 사랑하며 누리길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정희성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이 책의 저자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쓴 레몬을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힘든 시간들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그 인생을 포용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만날 때 쉽게 불평하고 포기하지만, 저자의 삶을 지켜보면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지 알게 됩니다. 이 책 속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힘든 터널을 걷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달하고, 그로써 희망이 메아리처럼 퍼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애경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교수


세계적 명품으로 손꼽히는 한 바이올린의 뒤판은 이탈리아 북부 산악 지역에서 북풍에 시달린 단풍나무라고 합니다. 햇살이 넉넉하고 비옥한 토질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단풍나무보다, 척박한 땅에서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디며 자란 단풍나무가 더 곱고 신비한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저자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글들을 읽으며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내는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혹독한 겨울을 통과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의 선율일 것입니다.
“Suffering is mystery. But God’s grace is more mysterious!” 고난의 이유를 인간이 다 알 수 없어 고난은 신비입니다. 그러나 고난의 골짜기를 통과하면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은혜는 더욱 신비롭습니다. 신비한 하나님의 은혜가 저자에게 더욱 넘치고,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에게 넘치기를 바랍니다.
김낙춘 대한예수교장로회 빛소금교회 담임목사


이 책은 한 어린 소녀가 자신을 심연으로 밀어 넣은 ‘불행’이라는 불청객을 통해 결코 세상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행복을 찾게 되는, 참으로 아름다운 삶의 궤적을 담은 노랫말이다. 시간으로는 짧지만 경험으로는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삶의 옷자락에 묻어 있던 욕망을 털어내고 자신을 옥죄었던 불행이라는 사슬을 풀고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얻게 되는 삶의 찬가이기도 하다.
강병근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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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은 소개

스물다섯 살이고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 강사 및 청소년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대학생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삶을 산다.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재혼 가정. 집안 사업의 100억 원대 파산. 알코올 중독에 정신병원까지 입원한 아버지.

평범한 대학생을 떠올릴 때에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무거운 수식어들이다. 한 가지만으로도 드라마 한 편은 거뜬히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도 아니고 무려 여러 개다. 그러나 그 만큼 혹독한 겨울을 이겨 냈기에 저자는 그 누구보다도 삶을 치열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겨울의 시간 속에서 살아남아, 삶의 희망을 전하는 산 증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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