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라는 현실의 높에서 건져올린 희망의 메시지!!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엄연한 절망을 보아야 했고,
다시 한번 더 포기한 채 절망 속에 기어들어가는
우리의 연약한 믿음 없음을 이야기해야만 한다.
당신은 선택된 사람입니다. 부름받은 사람입니다. 희망이 있는 사람입니다!
언제부턴가 …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시대 속에서 살게 되었다.
그리고 낙심과 포기가 익숙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길고 어두운 터널을
홀로 터벅터벅 걸어나가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내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지푸라기조차 잡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희망 없는 빈 공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
절망, 그것은 우리 삶이 고단한 밤을 보낸 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배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 때 찾아온다.
하지만 그 빈 배에 주님이 올라서시면 희망이 시작된다.
그 배는 더 이상 빈 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분의 음성으로 가득 차기 때문이다.
참된 희망은 물고기가 아니라 내 삶에 올라타신
예수님의 음성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삶은 빈 배가 아니다.
전혀 새롭게 만난 주님이 오르신 배다.
그 만남은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선물을 준다.

---

■ 본문 속으로

"주여"
베드로는 주님에게 처음으로 고백을 쏟아놓으면서 아주 인상적인 호칭을 사용했다. "주여".
베드로는 만선한 것이 기뻐서 예수님을 "주여"하며 부르지 않았다. "나에게 모든 것을 가져다주실 수 있는 전지 전능하고 위대한 창조주여!"라고 부른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만선을 통해 깨달은 자신의 '죄인 된 모습'때문에 "주여"하며 예수님을 불렀다. 자신의 힘으로 채울 수 없었던 빈 배가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허욕과 거짓에 눈멀었던 자신의 죄인 됨을 보면서, 자신의 영혼이 빈 배였음을 발견하면서 "주여"라고 부른 것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주여"라는 말을 남발한다. 주님이 주신 자신에 대한 자각 때문에, 자신이 죄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분 앞에서 '주여'라고 부르는 때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그저 삶의 문제를 해결받으려고 할 때만, 이기적인 욕심을 채워달라고 부르짖을 때만 "주여"라고 부르는 우리는 예수님 앞에서 자신을 직시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는 베드로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셨다. 하나는 그가 간절히 원했던 만선이다. 또 다른 하나는, 만선이라는 결과를 통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삶의 본질과 자기 자신이 누군가에 대한 깨달음이다.
베드로가 전혀 새로운 삶, 희망 가득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은 만선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다. 만선 앞에서 물고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베드로는 주님을 만나면서 시선의 이동을 경험했다. 지금껏 자신을 괴롭히던 '부동의 현실'에서 눈을 들어 자기 자신에게 시선을 옮긴 것이다. 그리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절망을 하게 된다. '빈 배'가 아니라 '생명 없는 빈털터리 영혼'으로 인해 절망한다. 만선의 기쁨을 누리기에 앞서 죄로 가득 찬 자신을 보며 영혼 깊이 새로운 좌절을 맛본다.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희망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물고기가 아니라 주님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부르고 잇는 예수님 앞에서 이렇게 고백하면서 예수님이 부르시는 음성을 진정으로 듣게 되었다.
주여, 저를 떠나소서.
만선 앞에 서 있는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
(p35-37)


1.제자들, 예수를 만나다
이야기 하나, 빈배
- 빈 배 가득히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
- 삶의 한복판에 아프게 꽂히다
- 당신은 선택된 사람입니다. 부름 받은 사람입니다. 희망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야기 둘, 뜻밖의 손님
- 뜻밖의 손님
- 참된 함께함. 그분은 당신을 버리지 않습니다.
- 희망을 주는 만남. 가릴 수 없는 절반을 넘어
이야기 셋, 그대에게 다 주고 싶습니다
- 들판의 식사로 허기진 배를 채우다
- 여전한 삿대질, 그 안에서 누리는 평안
- 안식일, 값 없이 풍요롭게 받는 날
- 팔복,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 잠시 내놓는 짧은 마무리
2.제자들, 예수를 버리다
이야기 하나, 동산에서 예수를 버리다
- 낯선 익숙함. 아, 겟세마네!
- 동산에서 예수를 버리다
- 텅 빈 동산, 적적한 부활의 동산
이야기 둘, 문 밖에서 예수를 버리다
- 주님은 저편에, 나는 이편에
- 부인, 부인, 그리고 부인...
- 두려움에 '튀라'를 걸어잠그다
이야기 셋, 더러움 속에 예수를 버리다
마지막 이야기, 제자들, 예수께 나아가다
- 희망의 경계선을 넘어
- 목자가 되어라
- 마무리하는 글

조호진 소개

성경 말씀을 깊이 있게 해석하여 명쾌하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하는 목사이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후 1996년부터 사랑의교회에서 대학부 전임사역자로 일하였다. 1999년 3월 서울 관악구에 언약교회(unyak.org)를 개척하여 현재까지 섬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압살롬, 뒤틀린 영성의 길》(홍성사), 《예배, 이 땅에서 하늘을 누리다》, 《나는 예수를 버렸다, 그리고…》, 《주님의 마지막 선물》 등이 있으며, WBC 성경주석 시리즈《요한 1, 2, 3서》, 《에스라-느헤미야》, 《사사기》를, NIV 적용주석 시리즈 《갈라디아서》, 《누가복음》을 우리말로 옮겼다.

pastor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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