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전쟁 시대, 우리 교회의 문화 경쟁력은 얼마나 되는가?

21세기는 인류가 그동안의 경제전쟁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문화전쟁 시대로 돌입한 원년으로 앞으로의 시대는 세속적인 문화와 교회의 생명문화의 갈등과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박한 세상의 가나안 문화와의 문화전쟁에 직면해서 오늘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경쟁력은 어떠한가?
인터넷과 위성TV 등의 멀티미디어를 표방하는 다매체 시대에 세상의 대중문화는 빛의 속도로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있지만, 기독교의 문화는 제한된 교회 공간과 주일의 시간에 한정되어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 대중 문화 운동과 문화 선교에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CMC 원장이자 기독교역사문화연구소 부소장, 숭실대 기독교문화학 교수인 이 책의 저자 박양식 목사는 20년간 문화 전문 사역자로서 일찍이 문화선교에 대한 중요성에 눈을 뜬 기독교 문화선교의 개척자이다. 그는 전공이었던 역사와 신학을 바탕으로 인류의 역사와 성경의 구속사의 연장에서 문화선교의 중요성을 자리매김한다.
그는 이 책에서 올바른 기독교적 대안문화를 만들어 내려면, 우리의 문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진단할 수 있는 분별력을 키워야 하며, 그리스도인의 부적절한 태도나 자기 모순적 행동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로 그 때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그리스도인과 비기독교 세계의 허점을 짚어 내고, 그리스도인이 지향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제시할 수 있으며 열매맺는 문화사역이 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본서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경과 신학, 역사적 이론의 바탕이 없이 성립된 기존의 문화관련 서적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의 문화적 상황과 오늘날의 시대적 조류와 기독교 문화의 관련성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보다 거시적이고 문제 중심적인 문화의식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본서는 단순히 사회 현상과 대중문화를 비판하는 기독교적 문화 이론을 넘어서 기독교 문화 운동의 자잘못을 반성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기독교 문화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담고 있다.

머리말
발문
1.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화 시대
진부함을 새로운 감동으로 - 기독교의 시대적 변모에 관한 하나의 시각
정확한 과녁을 향하여 - 문화에 의한 신앙, 신앙에 의한 문화
문화 의지를 다지며 - 문화전쟁 시대에 대한 기독교의 준비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화 속에서 - 전투적 문화현실 속의 문화선교의 모색
2. 세상 문화와의 갈등
문화상품이 된 '몸' - '몸'의 문화에 대한 성경적 조명
사회의 뜨거운 감자, 포르노 문화 - 대중문화 시대의 포르노그라피
외계인과 귀신이 판치는 세상 - 외계문명론과 귀신 신드롬
깨어진 가정문화 - 대중문화현상을 통해 본 한국 가정의 자화상
대중음악 대하기 - 대중음악과 기독교
레저에서 찾는 섬 - 그리스도인의 레저 문화
3. 교회 내의 문화적 분열
조화되지 않는 신앙과 삶 - 한국 그리스도인의 영적 분열증
진정한 영성의 추구 - 그리스도인의 문화 읽기 능력
교회를 빠져나가는 청년들 - 청년 이탈현상의 원인 진단
그리스도인의 영화 보기 - 단편영화 '간과 감자'를 중심으로
교계의 제 살 깍아 먹기식 논쟁 - 뉴에이지 음악 논쟁의 비판적 검토
4. 반성으로 여는 문화사역
속빈 껍질 벗기기 - 문화사역단체의 방향성 점검
문화에 대한 맥짚기 - 기독교 문화 형성을 위한 자기 반성
백 투 더 베이직 - 신앙의 기본에 대한 재점검
감정적 대응 넘어서기 - 문화 대응방법의 단계
문화 생산자로서 교회의 역할 - 교회의 문화 창조력 회복
5. 문화 창조를 향한 걸음걸이
'너와 나'의 관계에서의 자기 노출 - 학교폭력에 대한 해결방안
청년 끌어안기로 교회의 미래 열기 - 장년을 향한 청년 옹호론
문화현상으로서 소비 패턴 - 과소비문화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대처
신앙 선조들의 숨결을 호흡하며 - 기독교 유적 답사의 교육적 효용
기독교 문화의 리더십 찾기 - 전문 문화사역자 양성에 대한 제언
문화에서 발견하는 메시지 - 설교자를 위한 문화 읽기론
6. 기독교 문화의 발판 다지기
가치 있는 문화사역의 길 - 패션화된 문화사역, 시대를 이끄는 문화사역
진정한 문화사역자 되기 - 기독교 문화사역과 영성
영적 가치에 대한 센서 일깨우기 - 문화사역자의 사역방향
문화 선택의 시대에 서서 - 대중문화 비평력 기르기
정서의 울타리 만들기 - 혼란한 사회를 위한 치유방안 모색
미래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태도 -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를 넘어서

■ 추천사

한 복음주의자의 열린 문화적 인식과 실천 - 박양식론
박양식 목사는 그는 열려 있는 문화사역자이다. 살림의 문화보다는 죽임의 문화가 자본주의의 숨길 수 없는 주류 문화로 자리잡고 있을 때, 그는 상아탑의 아카데미즘을 벗어나 과감하게 대중문화의 장으로 뛰어든다. 그래서 그는 TV도 열심히 보고, 영화도 많이 보고, 그러한 대중문화의 양식들에 숨겨있는 이데올로기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거기에서 비롯하는 자본주의와 사탄의 전략을 간파하고 그에 해당하는 처방을 제시한다.
아직은 원론적 차원의 대응에 불과하지만, 나는 우리 기독교계가 '문하의 시대'를 헤쳐나가고 민족의 지도적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박 목사가 행하고 있는 작업에 뜻 있는 많은 목회자, 신학자, 교역자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박 목사가 문화주의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그는 아직도 '신앙에 의한 문화, 문화에 의한 신앙'을 강조하면서 양자의 통합적 인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문화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인식하는 후기 자본주의의 실용주의적 안목에 강력한 항체 역할을 하는 귀중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유성호 | 문학비평가 | 서남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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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아직도 출발점에 서 있는 기독교 문화계
아직도 우리 기독교계의 문화적 수준은 출발점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안 없는 비판만이 존재하는 기독교 문화계의 풍토이다. 비기독교적이거나 사탄적인 것에 대한 경고는 활발히 나오고 있지만, 정작 기독교적이라야 할 만한 작품이 이 사회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둘째는 문화를 보는 수준 높은 안목의 부재이다. 우리는 2차원적 사고와 3차원적 사고 사이에 있는 거리를 잘 인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문화에서도 수준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일반 그리스도인들은 물론이고 사역자들까지도 문화를 보는 안목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독교 문화계의 안목이 낮다는 것에 대한 단적인 증거는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역자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문화의 개념을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있거나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목회자나 신앙이 깊은 평신도들 가운데서도 문화를 복음과 구별지어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들은 문화는 세속적인 것이고, 따라서 복음만을 말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이 같은 현실은 아직도 우리 기독교계가 문화를 보는 눈을 제대로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셋째는 창의력과 상상력의 빈곤이다. 기독교 문화의 가장 고차원적 의미는 바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있다. 제대로 된 기독교 신앙에 근거해 있다면, 적절한 때에 열매를 맺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은 살아 있는 변화의 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유대인의 민족종교가 오늘날 세계 종교가 되어 우리가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단적인 예다.
이 점과 관련하여 교회 음악을 말한다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일반 음악인들은 새롭고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는 데 기독교를 표방한 음악가들이 만들어 내는 음악은 왜 그에 못 미치는가? 사탄이나 뉴에이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음악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령의 감동을 받아 만들어 낸 음악으로는 왜 더 좋은 반응을 끌어내지 못할까? 일반인들도 좋아하는 바흐나 헨델이 교회 성가대 활동을 통해 그 좋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면, 이 시대의 기독교 음악인들도 오늘의 바흐나 헨델이 될 수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좋은 노래, 새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구하려는 열정이 아닌가 한다.
┃본문 | pp. 130∼132 중에서 |

가치 있는 문화사역의 길
패션화된 문화사역, 시대를 이끄는 문화사역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등장은 우리의 논점에 아주 적절한 예가 될 것 같다. 가상현실은 이미 군사ㆍ산업ㆍ오락 등의 영역에서 실용화되어 있다. 이것은 군사적으로는 예상되는 전투를 가상으로 설정하여 실제처럼 실행해 보고, 산업적으로는 비행사의 조종 훈련을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오락적으로 스키를 타는 모험 등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가상현실체험은 상상을 초월하는 폐해를 낳을 소지가 있다. 그 폐해는 오락면에서 두드러지는데, 사람들은 가상현실체험기를 통해 육체적 접촉 없이도 가상으로 섹스 행위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 섹스 행위를 더 새롭고 강렬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그렇게 해서 새롭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은 계속 가상현실체험기 앞에 자기를 내맡길 것이다. 이것은 마약보다 더 심각한 중독상태를 낳을 것이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돌출 행위가 자행될지 모른다. 그런 돌출 행위는 그동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하고 상상할 수도 없는 비정상적인 것들로 드러날 것이다. 섹스에 관련해서만 이 정도인데 그밖에 다른 것에 관련되어 나올 것들이 갖고 있는 그 엄청난 폐해는 우리의 상상으로는 감조차 잡기 어렵다.
그렇다면 의식 있는 그리스도인 문화사역자가 이 가상현실체험의 기독교적 활용에 눈을 떠서 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가정하자. 기독교적 내용을 가상현실체험기에 담는 작업만으로 그 사역이 성공할 수 있을까? 없다. 전혀 없다. 그 작업이 구태의연하거나 관심 없는 내용이라면 더더욱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은 그리스도인이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것에 동참해 주지는 않는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만든 영화나 그리스도인을 위한 카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그리스도인이 만들었다는 가상현실체험이라 해도 그리스도인부터가 보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일반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본문 | pp. 204∼205 중에서 |

박양식 소개

박양식 목사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복고와 숭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서양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을 전공하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문화선교 「보냄과 세움」을 20여 년 전 창립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예수랑교회를 개척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고, CMC(Christian Music Conservatory)원장으로, 기독교역사문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 기독교문화학과 겸임교수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선교하는 예수공동체』(예안, 1990),『주님을 따르십니까』(예안, 1991),『대중문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예영, 1998, 공저),『사이버 문화와 기독교 문화전략』(쿰란, 2000, 공저)가 있으며 「종교개혁시대의 천년왕국운동」(서강대 박사학위 논문, 1997)을 비롯해 다수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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