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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라는 대곡을 만든 바흐라는 작곡가는 교회음악사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입니다. 그는 음악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인 믿음과 신앙이 참 아름답고 본받을 만한 분이어서 많은 분이 존경하는 음악가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오래 전 하나님으로부터 귀한 영성을 받아 이렇게 아름답고 신앙적인 귀한 곡들을 작곡하여 가사와 음악으로 위로와 은혜를 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분 또한 견디기 어려운 숱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그의 힘든 시간의 고백들이 가사와 음악에 녹아져 있어 더 큰 위로가 됨을 느낍니다.
  이 책을 접하게 되는 분들 모두가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의 가사와 음악과 또 그의 힘겨웠던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귀한 위로와 은혜를 경험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_ 15p
  바흐는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작곡할 때, 워드 페인팅과 패러디 기법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워드 페인팅 기법이란 가사를 표현하는 작곡 기법 가운데 하나로 가사를 음악적으로 묘사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16세기 이전부터 사용되어진 기법이며 ‘그림 음악’, ‘가사 그리기’, ‘음 회화적 기법’, ‘특정 감정 표출법’ 등으로도 불리어집니다. 바로크 시대의 거의 모든 작곡가가 성악곡을 작곡할 때 보편적으로 워드 페인팅을 사용했습니다. 바로크 시대에 활동했던 음악가들은 가사가 지니는 미묘한 뉘앙스와 특징을 음악으로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작곡 기법을 추구했습니다. 그래서 바로크 시대에는 성악곡과 합창음악에서 가사의 감동적인 전달과 낱말 뜻을 명확히 하는 수단으로 음에 의한 묘사 기법이 예전에 비해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사의 흐름과 음악의 리듬을 일치시키고, 가사가 지닌 의미를 선율선의 음형 변화를 통해 표현하며, 각 화성에 상징성을 부여하여 가사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성은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바흐는 조성에도 상징성을 부여하여 가사가 지닌 의미를 좀 더 분명히 했습니다.
  바흐는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서 찬송가인 코랄뿐만 아니라 자신의 세속 음악에서도 패러디(차용, 변용)를 했습니다. 그것은 세속음악일지라도 거룩한 내용이 연관되어지면 거룩하게 쓰여질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_ 25, 26p
  서아프리카에 가면 마찌족이라는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평소에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감사한 일이 있을 때마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며 “내 머리가 흙 속에 있습니다.”라고 인사하는데, 이 인사말의 뜻은 “머리가 땅에 닿는 것도 모자라 아예 흙 속에 파묻히도록 감사합니다.”로 그들만의 표현을 사용하여 최고의 감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언젠가 최고 감사의 표현을 그들의 삶 가운데 실천하며 잘 표현하고 사는 서아프리카의 마찌족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가사 내용을 깊이 묵상하다 보면 우리의 두려움과 슬픔을 내어 쫓으려면 믿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찌족처럼 감사를 생활화해야겠습니다. 온전히 나의 온 맘을 다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할 때 우리의 두려움과 근심은 떠나갑니다. 
   (바흐는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 나오는 이 첫 곡을 매우 웅장하고 화려하게 썼습니다. 음악 평론가 이용숙 님은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온갖 영롱한 음 빛깔의 방울들 수천 개가 한꺼번에 울리는 듯한 화려한 음들의 향연이 느껴진다고 표현했습니다. 바흐는 가장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감격적인 순간을 표현하기 위하여 팡파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악기인 트럼펫과 팀파니를 사용하여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서주와 함께 밝고 화려하며 기쁨에 찬 첫 합창으로 첫 곡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이날이 우리 모두에게 축제와 같은 날임을 D장조의 경쾌한 3/8박자 춤곡으로 표현했습니다.)_ 33p
  하나님께서 친히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만약 누군가 병이 들었는데 그에게 약을 보내어 도와주는 것도 좋겠지만, 그 약을 직접 가지고 가서 그를 치료해 준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누군가 슬픈 일을 당하여 울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보내어 위로하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직접 가서 위로해 준다면 훨씬 더 좋을 것 입니다. 가난하고 매우 열악한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 계좌로 돈을 보내어 도울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직접 가서 그들을 위로하며 도와줄 수 있다면 분명히 더 좋을 것 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가장 누추한 곳에 오셔서 직접 그분의 위로와 사랑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주님은 가난한 사람, 불쌍한 사람, 병들어 있는 사람, 외로운 사람, 슬픈 사람, 죄인들을 만나 주시고 구원해 주시기 위해 어느 누구를 대신한 것이 아니라 직접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이 곡은 G장조 3/4박자의 안단테 곡으로 아름다운 오보에의 2중주와 서정적인 반주에 맞추어 소프라노가 코랄의 선율을 1절씩 잘라서 노래하면 그 사이에 베이스가 레치타티보 풍으로 부연 설명을 하여 마치 대화하듯이 연주하는 형태의 곡입니다. 종교개혁으로 유명한 마르틴 루터 목사님께서 작사하시고 요한 발터에 의해 작곡된 코랄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라”의 멜로디를 차용한 맑고 아름다운 곡입니다.)_ 45p
  이제 가난하고 춥고 외롭고 무지했던 목자들은 천사들이 전해 준 첫 복음을 듣게 된 가슴 벅찬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 소망 있는 새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기쁘고 복된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음으로 그들은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누리며 숱한 밤을 서러움의 눈물로 지새워 온 자신들에게 하늘의 은혜가 내려온 것에 대해 감사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이제는 용기와 믿음과 마음의 평안이 생겼을 것입니다.
  얼마 전 저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지난 1년간 아프리카의 튀니지라는 나라에 선교 사역을 다녀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자의 고백이 참 놀라웠습니다. 예쁘고 피아노도 잘 치고 노래도 잘하는 이 아이가 1년 전 선교를 간다고 했을 때 저는 속으로 참 많이 놀랐습니다. 이 아이의 모습이 왠지 믿음, 선교, 신앙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여서입니다. 1년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지며 너무 힘들어서 날마다 술을 마시고 좀 세상적으로 살았었다는 고백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살다간 큰 일 나겠다 싶어서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살아 계시고 자신을 구원해 주신 분이 맞으시다면 선교 가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그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는 뜨거운 현장을 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자신이 경험한 예수님을, 복음을 전하며 사는 사람이 될 거라고 기도했는데 정말 그런 놀라운 일들이 튀니지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학기, 한국에 돌아와 학교생활을 하며 아직도 오직 튀니지에 가서 복음을 더 전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는 없다고 했습니다. 제가 듣기에도 제자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기도를 드렸고 그대로 이루어짐을 보며 저도 마치 그 은혜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그 옛날 목자들이 경험한 가슴 벅찬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봅니다. 
   (이 곡은 A장조 3/4박자의 목자들이 부르는 합창으로 테너와 소프라노가 음계적으로 상행하는 주제를 노래하면 베이스와 알토가 그와는 반대로 하행하는 형식으로 대답하는 곡입니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바쏘 콘티누오와 플루트와 바이올린이 16분 음표의 음가로 서두르는 목자들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_ 87p
  바흐는 위대한 작곡가이면서 우리와 같은 많은 아픔과 고난을 겪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의 아픔들을 들여다보며, 또한 그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의 가사를 묵상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제가 먼저 많은 위로를 경험하게 된 것을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흐가 가장 연약할 때 주님만 의지했던 것처럼 저도 가장 연약할 때 강함되시는 주님을 바라봅니다._ 170p

목차

추천의 글●5
프롤로그●14

시작하기에 앞서

1. 바흐 소개●18

 2. 바흐의 작곡 기법●25

 3. QR 코드 안내●28

제1부 크리스마스 첫째 날●31
  제1부는 1734년 12월 25일(토) 연주되었습니다. 모두 9곡으로 되어 있으며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중 가장 유명한 부분으로 예수님 탄생을 위한 요셉과 마리아의 여행 시작에서 마리아가 아기를 낳는 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2부 크리스마스 둘째 날●51
  제2부는 1734년 12월 26일(일)에 연주되었습니다. 모두 14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주 시간도 가장 깁니다. 천사가 목자들에게 나타나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3부 크리스마스 셋째 날●81
  제3부는 1734년 성탄 후 제2일인 12월 27일(월)에 연주되었습니다. 모두 12곡의 구성으로 제2부와 내용이 이어지며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가서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장차 예수님이 가져오실 평화와 탄생의 신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4부 그리스도 할례 축일●107
  제4부는 1735년 1월 1일(토) 새해 첫날에 연주되었습니다. 제4부에서 연주되는 7곡은 이름이 지어진 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5부 새해 첫째 주일●123
  제5부는 1735년 1월 2일(일)에 연주되었습니다. 모두 11곡이며 그리스도의 빛과 그의 오심에 대한 예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방박사 세 사람이 헤롯왕을 찾아와 새로 태어난 유대의 왕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헤롯왕이 두려워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제6부 주현절 축일●147
  제6부는 1735년 1월 6일(목)에 연주되었습니다. 모두 11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날은 동방박사들이 마구간으로 아기 예수님을 찾아가 그 탄생을 축하한 사건을 기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2주간에 걸쳐서 연주된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은혜의 에필로그●170

악보 모음●175
참고문헌●190

추천의 글

손윤열(전 연세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보고(읽고), 듣고, 생활하라고 가르쳤는데, 지현은 성경말씀을 부지런히 읽고, 듣고, 그 말씀에 합당한 삶으로 실천한 제자입니다. 본인이 늘 위로받고 싶다고 하던 데서 이제는 그 위로를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 하니 그저 기쁜 마음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이며 분명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김철륜(전 안양대학교 교수, 부총장, 철학박사)
   오라토리오를 전공한 저자는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서 바흐가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았다. 탁월한 해석이다. 특히 간단한 해설 외에 음악 용어를 간간히 설명한 것은 초보자에게도 좋은 안내가 될 것이다. 더구나 필자의 경험이나 삶에서 느낀 것을 기술한 것이 독자에게 많은 위로를 줄 것이라 여겨진다. 
이상억(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
   성악가 김지현 교수님은 이 책을 통해 바흐의 삶과 인생의 여정을 오롯이 담아내셨습니다. 그래서 바흐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밝히 지켜볼 수 있게 합니다. 친절한 안내자의 손길에 따라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책의 부제가 말하듯 위로와 희망이 마음에 움트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렇게 독특한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김지현 교수님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부경(기독 상담사, 나의 벗)

  이 책의 왼편에는 바흐의 음악이, 오른편에는 저자의 고백이 노래처럼 담겨 있습니다.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저자의 친절한 목소리로 들으니 바흐가 참 편하고 가깝게 느껴집니다. 어려운 고전음악이 성큼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정장을 입지 않고 만나도 되는 친구 같습니다. 저자는 바흐의 음악에 대한 깊이 있고 섬세한 안내를 통해 음악과 영성의 만남, 하늘 위로와 클래식 누리기를 함께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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