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삶이요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은혜 받은 성도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엮었습니다.

우리 가족 중에서 나와 대화가 가장 잘 통하는 며느리. 만나기만 하면 우리들의 하나님과 인생, 문학, 예술에 대해서 얘기하느라고 몇 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런 내게 남편은 샘이 났는지. "며느리가 200년 손님이면 남편은 500년 손님이라고" "그럼, 아내는 천년 손님이지요" 남편도 나도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말들이지만 뭔가 다 의미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제1부
1. 하룻밤 사이에 찾아온 가을
2. 이 가을의 근심
3. 우리 아파트 뒷동산의 풀 베는날
4. 늦게 온 편지
5. 아직도 못 보내고있는 답신들
6. 산천도 초목도 새것이 되던날
7. 깨엿을 나누어주는 남자
8. 지금 곧 빨리 달려오세요
9. 돌 사진이 없는 아이들
10. 오매불망! 오매불망!
11. 천재(?)숙부님
12. 장성에서 보일러 가게를 하고 있는 성권에게
13. 영암에 계시는 조동현 선생님께
14. 어느 독자가 해준 출판기념회
15. 4년 간 도랑 가만 왔다 갔다 하는 사람
16. 중 환자실 앞에서의 남편과 나
제2부
1. 파래뜯어 먹는 여자
2. 취미가 독특하신 임전도사님
3. 들국화 같은 부인들
4. 어머니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어야 하는가?
5. 우리 엄마의 선생님
6. 이것이 인생이다.
7. 서 있어도 다리가 안 아플 때
8. 남자가 더 상처받는다.
9. 남자에게 사약이(?)되는 것
10. 제라늄의 겨울나기 지혜
11. 양 마리 한 두름의 선물
12. 횡 성 냉이는쎄다
13. 20년 된 아네모네 커튼
14. 잠도 삶이더라구요
15. 나를 꼼짝못하게 하는 사람
16. 부산을 자랑스럽게 하는 여인
17. 충복 영동의 현대교회
제3부
1. 며느리는 200년 손님
2. 가족들이 따라다니는 아들의 데이트
3. 팔 복을 다 받으실 분
4. 우리집안은 지금 모두 설레고 있습니다.
5. 약혼 예배를 드리고 나서
6. 자랑이 아름다울 때
7. 남편의 한숨
8. 이렇게 우아한 신부를
9. 새색시 오시는 날
10. 사부인 오시라고 해놓고
11. 새 며느리의 지혜
12. 행복 초를 보내면서
13.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
14. 어머님을 제일 자유인
15. 하늘도 못 푼다는 고부간이 갈등 하나님이 푸신다.
16. 나를 뜨겁게 하는 것들

■ 본문 속으로
며느리는 200년 손님
아들이 마음을 이 어미처럼 보아주다니. 그런 심안(心眼)이 있다니. 참으로 무엇보다도 기뻐할 일이었다. 그녀가 오래 앉아 있으면 지칠 것 같아서 나는 아들을 재촉해서 그녀를 보내도록 했다 그녀를 맞이해서 서보는 입장인 나도 이리 조심스럽고 떨리는데 저 어린 아가씨가 얼마나 떨릴까. 차를 마실 때 보니까. 찾 잔을 쥔 그녀의 손이 사르르 떨고있었다.
문화가 다르고 전통, 관습, 기질 등 모든 것이 다른 낯선 시댁에 와서 , 같이 살기란 또 얼마나 힘들 것인가. 뭐든지 감싸주고 이해해 주고 도와주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한 시간 정도우리집에 머물다가 그녀는 갔다. 그녀를 보내고 난 뒤. 나는 자유롭게 숨을 푸욱 내쉬면서 , 사위는 백년 손님이라는데. 며느리는 이백 년 손님이구나-사위는 어쩌다 잠깐 보면 되지만, 며느리는 연약하고 섬세한 심성으로 평행 시댁 식구들. 친척들과 부딪칠 삶의 영역이 넓으니까. 그만큼 더 조심스럽게 모셔야 할 집안의 귀빈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내게 며느리는 이백 년 손님쯤 되는 것이다. 그녀를 보낸 뒤 나는 생각했다. 오늘 저녁 나는 아들을 데리고 온 아가씨를 선보는 시어머니의 입장이 아니라. 어린 딸을 데리고 선보이러 간 친정어머니의 심정이 되어서. 남편이나 작은애한테. 그리고 또 다른 나 자신에게 마저도 잘 보이려고 , 변명해주고 감싸주면서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있었다고. 그녀는 지금. 지난달 아들과 결혼해서 내게는 200년 손님이 되어 있다.
┃본문 | pp. 125∼129 중에서 |

기일혜 소개

1941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
197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어떤 통곡〉, 〈소리〉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
1986년 창작소설집 《약 닳이는 여인》 펴냄
1994년부터 현재까지 《내가 졸고 있을 때》 외 47권의 수필집 펴냄

기일혜 최근작

전체선택 장바구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