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없는 철각 천사 애덤 킹이 던진 희망의 공
세계를 감동시킨 킹 씨 一家의 특별한 `장애`사랑법

2001년 한국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던 두 다리 없는 한국계 미국 장애인 애덤 킹. 그는 1991년 태어나면서부터 두 다리가 뻗어 있지 않고 가슴쪽으로 구부러진 상태였으며 손가락도 4개뿐인데다가 모두 붙어 있는 장애아였다. 그는 1995년 미국의 로버트 킹 씨 가정에 입양되었다. 입양된 이후 구부러진 채 발육이 안 되는 다리를 절단하여 티타늄 다리로 설 수 있게 되었으며, 붙어 있던 손가락도 수술을 받아 분리시켰다.
애덤 킹은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지난 4월에 한국에 왔던 것이다.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티타늄 다리로 걸어나와 공을 던진 애덤의 밝은 모습은 그걸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부끄러움을 던져주었다.
아들 딸이 무려 12명인 킹 씨네 가족 그중 셋은 `배로 낳은` 아이들이고, 나머지 아홉은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들이다. 한국에서 입양한 아이는 다섯인데 그 중 셋이 장애아이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팔다리 등의 신체장아와 뇌성마비, 뇌조직 이상 등의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다.
킹 씨네 가족은 왜 입양을 하는 것일까? 그것도 건강한 신체를 가진 총명한 아이가 아닌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중증 장애아들을 품에 안으며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희망의 공을 던진 애덤 킹을 `철각 천사`라고 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가족인 킹 씨네 가족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이 책은 3년 전 다운증후군에 걸린 딸을 낳은 것을 개기로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조이 장애 및 특수선교 연구소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는 김홍덕 목사가 1년간 킹 씨 가족을 지켜보며 인터뷰한 내용이다.
"나는 굳이 애덤의 다리를 가리려고 긴 바지를 입히지 않습니다. 애덤에게 치부를 가리는 것부터 가르치고 싶지 않아요. 애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눈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신감의 눈입니다." - 엄마 다나와의 인터뷰 중에서 -

제1부 내 아이
그것은 희망이었다
영부인이 보내온 두산 베어스 유니폼
"나 박찬호 몰라요"
경빈이와의 첫 만남
한국어 메시지 특급작전
자랑스런 애덤, 그러나 부끄러운 우리들
만일 생모를 만난다면
제2부 엄마 품으로 오렴
다나와 로버트, 이름 때문에 가까워지다
약혼식 전에 한 '결혼 서약'
첫 입양에 실패한 까닭
생활비 빠듯, 전 가족 외식은 꿈도 못 꿔
꿈의 둥지
'터프 러브'를 아십니까
로버트가 군복을 벗지 않는 이유
사이버 경비대장
자녀 사랑보다 부부 사랑이 먼저
아이와 아빠
제3부 사랑의 가족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15년 만의 첫 입양아, 데이빗 (김중원)
일 년 동안 적응하지 못했던 레베카 (박영희)
첫 입양 장애아, 인도아이 리나
'움직이는 종합병원' 새라
정신지체 장애아 피터 (박태영)
애덤, 그대 이름은 우리 입양 리스트에 없었노라
흑인아이 조나단
한쪽 팔이 없는 조산아 윌리엄
경빈아 빨리 오너라
배로 낳은 아이들
성 패트릭데이에 태어난 매튜
"오케이 오케이" 아만다
장애아 입양의 문을 여 제시카
제4부 지붕 위의 천사들
킹 씨 부부가 들려주는 몇 가지 조언
입양을 하실 건가요?
바쁘다 바뻐
새라의 멋진 홈 슬라이딩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 가족 캠핑
제 앞가림 못하는 아이 길들이는 법
킹 씨네가 '주최' 하는 홀트 피크닉
뿌리 찾기
"낳았다고 다 자식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런 아이를 왜 낳으셨나요?
조인이
당신도 예비 장애인입니다
책을 내며 - "저희는 보통 사람들입니다"

■ 출판사 리뷰

사랑의 가족
킹 씨네는 아들딸이 총 12명, 셋은 '배로 낳은' 친자식들이고 나머지 아홉은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들이다. 한국에서 입양한 아이는 다섯인데 그 중 셋이 장애아이다. 그 셋을 포함하여 인도아이, 흑인아이, 미국아이 등 일곱 명의 아이들은 팔다리 등의 신체장애와 뇌성마비, 뇌조직 이상 등의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다. 영영 버려질 뻔했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거두어 킹 씨네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둥지를 틀고 독립된 존재로 키워나간다.
"나는 굳이 애덤의 다리를 가리려고 긴 바지를 입히지 않습니다. 애덤에게 치부를 가리는 것부터 가르치고 싶지 않아요. 애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눈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신감의 눈입니다." 엄마 다나의 얘기이다.
킹 부부는 장애아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하지만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에게 맞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어나가도록 항상 도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애덤이 두 다리가 없다고 해서 집에 와서는 가만히 앉아만 있으라고 한다면 애덤은 폐인이 될 거예요. 윌리엄이 한쪽 팔이 없다고 해서 계속 밥을 먹여주기만 하면 그 아이는 평생 혼자서는 살 수 없을 거구요. 교육이 거창한 거라고 생각지 않아요.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이 세상에서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을 습득케 하는 것이죠."
또한 장애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작 극복되어야 할 것은 보통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한다. "장애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부로 인간 승리를 말하지 말자. 장애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미화하지 말자. 장애를 섣불리 일반화하지도 말자. 장애인에게 특혜를 달라고 주장하지 말자. 장애인이 장애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권리, 그것이 애덤이 던진 희망의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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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리뷰

입양아 9명을 키우는 美가족
2001년 한국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던 두 다리 없는 한국계 미국 장애인 애덤 킹. 91년 태어났을 때부터 두 다리가 뻗어있지 않고 가슴쪽으로 구부러진 상태였으며 손가락도 4개뿐인 장애아였다. 95년 미국의 로버트 킹씨 가정에 입양되었고 지난 4월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티타늄 다리로 걸어나와 공을 던지던 밝은 모습은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던져주었다.
그 애덤 킹 군을 입양한 로버트 킹씨네 가정은 무려 입양아가 9명이나 된다. 그 가족을 1년간 지켜본 김홍덕씨가 이들 가족의 이야기를 『애덤 킹! 희망을 던져라』(북하우스8,000원)에 담았다.
킹씨네는 아들딸이 모두 12명. 그중 셋만이 킹씨 부부가 `배로 낳은` 친자식이고 아홉이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들이다. 영영 버려질 뻔했던 아이들을 거두어 `가족`이라는 따뜻한 둥지를 틀고 키우고 있는 사랑의 이야기가 실렸다.
글을 쓴 김홍덕씨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무력증에 7년째 시달리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애 및 특수선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책의 인세는 장애인 복지를 위해 사용될 에정이며 그 첫 사업으로 `애덤 킹 장학기금`을 만들어 올해부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된 아이를 선정해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애덤 킹 군은 아버지인 로버트 킹씨와 또 다른 한국계 입양 형제들과 함께 입양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5∼19일 서울을 다녀갔다.
┃스포츠투데이신문 | 북빌리지 | 최윤정 기자 | 2001-08-20 |

`장애` 는 극복하는게 아니라 벗삼는 것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일생 동안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무려 60%입니다. 장애에 대한 이해는 자기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해입니다.”
지난 4월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철제 의족을 하고 야구공을 던진 9살 애덤 킹(한국이름 오인호)의 가족을 관찰한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애덤 킹! 희망을 던져라』(북하우스 펴냄)는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김홍덕 목사(46)가 지난 87년부터 6명의 장애아를 포함해 8명의 아이를 입양한 킹 부부 가족을 지켜본 이야기다.
“예전부터 장애인 선교에 관심이 있었지만, 3년 전 늦게 얻은 딸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면서 장애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목사는 지난 83년 생물학 박사과정을 밟으러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우연한 계기로 진로를 신학으로 바꾼 뒤, 로스엔젤레스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장애의 문화적 이해와 선교적 사명'이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장애인 가족을 연구하다 킹 가족을 알게 됐다.
“킹 가족과의 만남은 일종의 `문화충격'이었고, 이들 가족 이야기가 한국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보탬이 되고자 책을 냈습니다.”
킹 부부는 태어날 때 두 다리가 가슴 쪽으로 올라와 있는 아이,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아이, 두 다리가 없고 손가락이 두 개로 태어난 아이, 정신지체아, 한쪽 팔이 없는 아이 등 흔히 보기 어려운 중증 장애아들을 돌보고 있다. 인종과 국적도 다양하다. 한국 아이가 4명, 인도와 흑인 아이가 각각 1명, 백인 아이가 2명이다. 지금 또 한국 아이를 입양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밝고 건강하다.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립심을 교육받은 아이들답게, 표정에는 당당함과 행복함이 살아있다.
지은이는 이들 부부의 특별한 교육철학이 `장애를 극복하라'가 아니라 `장애를 친구같이 함께 살도록' 가르치는데 있다고 한다. 철제 의족이 드러나게 반바지를 즐겨 입는 애덤 킹에 대해 킹 부부는 “자기의 치부를 가리는 것부터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이들 부부에게는 입양하기 전에 낳은 3명의 자녀가 있는데, 이들이 “중학교 때 처음으로 사람들이 장애인을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지은이는 이 아이들의 당당한 표정 뒤에는 킹 부부의 헌신적인 기독교 세계관 이외에도 미국 사회의 선진적인 장애인 제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가 딸 아이를 통해 직접 겪기도 했지만, 미국에서는 장애 아동이 태어나면, 바로 정부 기관에서 상담원이 파견돼 의료해택, 재정보조, 수술대책에서 조기교육까지 전문가를 소개시켜주고 정서적 버팀목이 돼 준다. 이를 송구스러워하는 지은이에게 상담원은 “당신이 내는 세금에 이런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오히려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신고해야 한다”며 고발전화번호를 내민다.
“원래는 한국에 돌아가 목회활동을 할 계획이었으나, 딸 아이가 한국에서 상처없이 자랄 수 있을지 두려워 미국에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말하는 지은이의 목소리에는 조심스러움과 미안함이 배어났다.
7년째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무력증)과 싸우고 있으면서도 올해 초 장애 및 특수선교 연구소 `조이'를 설립한 김 목사는 “요즘 한국인 시각장애 아동 4명을 입양해 키운 시각장애 부부를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이야기와 제 논문 등을 출간할 계획이고, 세미나와 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앞선 문화와 제도를 한국에 계속 소개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 책과사람 | 2001-08-18 | 김아리 기자 |

세계를 감동시킨`보통사람` 킹一家의 특별한`장애`사랑법
애덤 킹은 특별한 아이가 아니다. 애덤은 여느 아이처럼 숙제를 걱정하며 형제들과 장난치다 다투기도 한다. 대가족의 구성원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강아지 밥을 챙겨주기도 하고 집안일을 돕기도 한다. 비행기 타고 한국에 간다는 사실에 마냥 들뜨기도 하고 박찬호를 모른다고 솔직히 말했다가, 기자들의 기분이 상할까 `아~ 찬호 팍~`이라고 살짝 말을 바꿔보기도 하는 귀여운 아이다. 그리고 한국방문길에 재회한 위탁모 할머니의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서럽게 우는 그런, `보통 아이`다.
하지만 애덤 킹은 특별하다. 애덤은 장애인 야구 리그인 챌린지 리그에서 알록달록한 티타늄 다리로 전력질주해 세이브에 성공하는 어엿한 야구선수이다. 잘라낸 자신의 다리에다 눈물 속의 `굿바이 키스`를 해주고 떠나 보낸 후 걸음마를 배우면서 금방 웃음을 되찾은 그는 특별하다. 또 자신을 미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친부모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난 내 정체성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정하기로 했어요”라고 또박또박 말할 만큼 의젓한 아이이기도 하다. 자신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설명할 줄 아는 애덤은 `특별하다`.
지난 4월 프로 야구 개막전에서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시구`를 해 우리에게 각인된 애덤 킹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그동안 많이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장애인의 특별한 성공담`이 아니다. 애덤은 성공이나 실패를 말하기엔 너무 어린 이제 아홉살된 꼬마다. 아이를 3명이나 `배로` 낳고도 `가슴으로` 9명의 자녀를 더 두게 된 애덤의 부모 다나와 로버트는 애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서 혹시 킹 가족이 `특별한 사람들`로 비춰질까를 가장 우려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저자 김홍덕 목사와의 대화에서 여러 차례 장애와 입양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애덤에게 `장애를 극복한 아이`라고 찬사를 퍼붓지만 애덤은 장애를 극복한 아이가 아니라 `장애와 함께 사는` 아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장애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여느 구성원처럼 세상 살아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지적해준다. 시급히 극복돼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장애인들을 다르게 혹은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뒤틀린 `시선`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도 해내기가 힘든 일을 해내야 `장애를 극복했다`는 말을 겨우 듣는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뿌리깊은 우리 나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책은 장애인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지 않아도, 세계 일주에 성공하지 못해도, 서울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충분한 존재 가치가 있다는 지당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입양도 마찬가지다. 킹 부부가 아이를 여럿 입양한 것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일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사랑 실천법이라는 것이다. 애덤이 한 일은 마운드에 올라 천천히 공을 던진 것 뿐이지만 우리에게 이처럼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대단하다`며 공치사는 쉽게 하면서도 대단한 사람이 아닌 우리는 잊어도 되겠다 싶어 한쪽으로 밀어놓은 우리의 태도도 반성하게 만든다. 그래서 애덤 킹 가족의 이야기는 특별한 구석 없이 너무나 특별하게 여겨진다.
┃문화일보 | 북리뷰 | 전영선 기자 | 2001-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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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그것은 희망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애덤에게 `장애를 극복한 아이`라고 찬사를 퍼붓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애덤은 장애를 극복한 아이가 아니다. 애덤은 장애오 함께 사는 아이다. 장애를 부인하려 하거나 보통사람처럼 되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을 뿐이다.
흔히 장애를 극복했다고 하면, 시각 장애인이 정상인들도 하기 어려운 에베레스트를 정복했거나 3중 장애인인 헬렌 켈러처럼 보통사람도 하기 어려운 업적을 이룬 경우를 떠올린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과 겨루어 이길 수 있는 장애인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헬렌 켈러나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시각 장애인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다.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장애를 극복하기를 원한다. 앉은 사람이 일어서는 것을, 눈 먼 사람들이 눈을 뜨기를 원한다. 일어서지 못하거나 눈을 뜨지 못해도 정상인과 같은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한다. 뇌성마비 장애인이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면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라며 대서 특필한다. 장애인이 보통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야만 장애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장애는 극복되는 게 아니다. 정작 극복되어야 할 것은 보통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장애인의 꿈은 소박하다. 장애를 가지고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날 애덤은 희망을 던졌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덤이 던진 공을 받았을까?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애덤의 공을 받고 싶었던 사람들은 장애인들이었을 것이다. 운동장에 나올 수 없었던 수많은 장애인들이 TV를 통해서나마 희망의 공을 받았을까. 아닐지도 모른다. 운동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현실이 그들에게 절망의 화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애덤은 두 다리가 없는 아이다. 대신 티타늄 의족을 달았다. 그러나 이것을 수치로 생각하지 않는다. 티타늄 다리를 자연스럽게 한 아들이기 때문에 긴 바지로 가리지 않는다. 애덤은 반바지를 즐겨 입는다.
특별히 한국인들을 깨우치기 위해, 홍보를 고려한 매스컴의 요청으로 그날만 반바지를 입은 것이 아니다. 애덤은 집에 가면 불편한 의족마저 집어던진다. 그리고 형, 누나들과 레슬링도 하고 밖에 나가 뜀틀놀이도 한다. 나무에도 잘 기어오른다.
애덤의 엄마 다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티타늄 다리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혹시 애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을까요?"
다나의 대답은 묻는 사람을 부끄럽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쳐다보든 상관없어요. 나는 굳이 티타늄 다리를 가리려고 긴 바지를 입히지 않습니다. 애덤에게 자기의 치부를 가리는 것부터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애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눈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신감의 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엄마의 가르침 때문이었을까?
마운드에 선 애덤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애덤을 초청한 두산팀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애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초대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희망의 공을 받았어요."
곧 알게 되겠지만, 우리의 애덤은 그런 아이다.
┃본문 | 제1부 내아이 | pp. 15∼18 중에서 |

제 앞가림 못하는 아이 길들이는 법
두 개의 화장실 청소는 데이빗 몫이고 애덤은 각 방의 휴지통 비우는 일과 강아지 돌보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레베카는 리나를 도와 설거지도 하고 동생의 일을 거들어준다. 피터는 기억력이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 간단한 일을 거들어준다. 조나단과 월리엄은 아직 너무 어려서 아직 임무가 없다. 그래도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가져가게 하고 다 먹으면 싱크대에 갖다 놓게 한다.
중증 장애아라고 해서 예외가 없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반드시 하게 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한다. 장애아라고 해서 제외시키면 그 아이는 제외되는 법만 배우게 된다.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게 하는 꼴이다. 커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러고는 사회에 대해서 끊임없이 특혜를 요구한다. 장애인이 사회의 편견으로 인하여 차별을 받아도 안 되지만,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혜만을 요구해서도 안된다. 다만 장애를 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균등한 기회와 환경을 요구하고 그것을 관철시킬 따름이다.
┃본문 | 제4부 지붕 위의 천사들 | p. 232 중에서 |

김홍덕 소개

저자는 고통과 함께 살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면역결핍무력증으로 인해 각종 질병을 번갈아 떠안고 있고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저자가 느끼는 고통은 자신에게 임한 고난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부름받은 자가 왜 아직도 육체의 고난을 당하고 있을까? 게다가 장애아까지 있지 않은가? 등등. 장애를 바라보는 3자들의 따가운 시선과 혀로 부터 심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저자도 고통의 원인을 알고 싶어 했다. 저자도 고통없이 살아보고 싶어 했다. 저자도 고통을 제거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은 잠잠하신다. 아니 고통을 즐기시는 듯 하다. 자연스럽게 욥의 고통에 함께 전율한다.

•조이장애 및 특수선교 연구소 설립 및 대표
•Westminster Seminary(Philadelphia), MAR, M.Div.
•Reformed Seminary(Mississippi) Th.M., Ph.D.

•저서
『장애신학2』(대장간, 2020)
『요나, 선지자에서 선교사로』(대장간, 2019)
『교회여, 지적장애인에게 성례를 베풀라』(대장간, 2013)
『약함이 강함입니다』(대장간, 2011)
『장애신학』(대장간, 2010)
『혐오와 교회』(공저, 삼인, 2020)
『장애학으로 보는 문화와 사회』(공저, 학지사, 2015)
『다운씨 감사합니다』(조이, 2008)
『세상에 눈멀고 사랑엔 눈뜨고』(생명의말씀사, 2004)
『애덤킹 희망을 던져라』(북하우스, 2001)

김홍덕 최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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