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음이 느껴지는 단어들을 느껴보라"

은혜를 잃어버렸나이다
1
당신을 만난 지가 하도 오래되었습니다
가슴은 바다 깊이 가라앉은 돌멩이 같이
그리움의 해류에 시달리고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심정에
자주 자책하며 슬픔에 쌓인답니다
예전의 신뢰와 사랑이
늦가을까지 가지 끝에 붙어 떨고있는
마지막 잎새처럼 몸부림치다가
그만 떨어져 죽어버릴 듯하답니다
임마누엘이시여,
제발 가까이 오소서
2
오늘밤은 유난히도 슬픔이 밀려옵니다
무엇을 그리 슬퍼하는 것인가요
당신을 사모하다 못해 내가 우는 것인가요
아둔함과 고집과 죄악이 눈에 가리워
당신이 바로 곁에 계신 것을 보지 못하는 나를
안타깝게 여기다 못해
병으로 죽어 가는 자식을 보는 부모의 슬픔같이
내 속에서 당신이 슬퍼하시는 것인가요
굳어지고 딱딱한 돌가슴속인데
이다지도 슬픔이 샘솟듯 흘러나오니
가슴이 더욱 아파 옵니다
이 아픈 슬픔으로 인한
말할 수 없는 고독을 어찌해야 되는지요
투명한 강물처럼 흐르고
분노하는 파도처럼 밀려들고
차가운 해저의 물살처럼 나를 휘감아 온답니다
정들고 맘 주던 친구나
미칠 듯이 그리워하고 사랑하던 연인과 만나
한잔 술을 마셔도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슬픔이 죽음의 생각보다 더 고통스럽게 하오니
가냘픈 잎새가 가지에 붙어
나무 즙이 스며들고 있을 때
차라리 나를 거두어 주소서
내가 죽고자 하나이다
3
아무래도 당신을 의지하는 것이 힘에 겨워
당신의 샘과 바다에서 흐르지 않고
나의 샘과 바다에서 흐르고 있나봅니다
내 신앙의 의지가 당신을 깊이 붙잡지 못하는 것은
인생과 사람과 자연을 너무 사랑하여
돌아서기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마음이 있기 ?문인가요
그러면 이 슬픔은 버리운 자의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은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겠지요
당신의 가슴으로 안아주소서
지친 가슴을 당신께 기댈까 하나이다

제1부 생의 애수가 강 따라 굽이굽이
가을 단풍나무 / 꽃샘추위 / 꽃샘바람 / 4월 / 오월 / 초여름 장미 / 부두의 아침 / 잡초 / 유혹 / 인생과 사랑의 굴레 / 인생을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 / 외투와 깃 / 젊은 날의 열정 / 장마와 더위 / 바다 물결 / 표류 / 낫지 않는 상처 / 바다 / 바다의 아가미 / 가을이 옷을 벗을 때 / 은행잎 / 상여소리 / 귀향 1 / 귀향 2 / 새로운 시작 노트
제2부 주님 그리운 열정으로 생을 불태우고
월동하지 못한 새 / 계절을 놓친 철새 / 언제까지 슬픔은 계속되나요 / 무너진 강둑 / 랍슨산 / 가버린 님 / 은혜를 잃어버렸나이다 / 님 그리워 고독하게 흐르는 강 / 별빛을 쏟아 주소서 / 밤 안개 / 정함이 없는 인생 / 교차로 앞의 나의 색맹 / 인생의 새 버전 / 잃어버린 생을 잊지 못해도 / 늙어감의 의식(고후 4:16) / 죽음 앞에 담대함을 훈련시키는 하나님 / 슬픔을 기쁨으로 / 심연 / 휴화산 / 한라산 / 아직도 갈 길이 / 파도 / 주를 향한 마음 / 벙어리 석류 / 빈배를 채워주소서 / 봄의 열기에 녹지 않는 흑이 있을까
제3부 주의 포도주 향이 내 잔에 감돌고
밤하늘의 은혜 / 저녁 노을 / 아침 햇살 / Blue River 마을의 해빙 / 이제서야 약속의 말씀을(요일 5:15) / 잠 못 이루는 별 / 아침 노을 . 은총이 속깊이 자리잡고 / 이제서야 당신의 호흡에 맞추어 / 여름날의 나무 /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평화를 / 주여 당신을 찬양하니 더욱 채우소서 / 여름 해변의 백사장 / 톰슨 계곡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 함께 걸으시고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 / 무엇이 억울하여 그리 맘을 상해하느냐 / 화산폭발 / 당신은 완전한 사랑이시니 / 믿음과 사랑(갈2장 5장) / 성탄절 예배 때의 고백 / 수난주일 / 죄사함과 자유 / 한해의 찌꺼기를 석약에 태우면서 / 새해마다 뱃길이 점점 또렷이 보이리니 / 우리는 어깨동무하리

이태욱 소개

1952년 경남출생
현 캐나다 뱅쿠버 거주
명지대 영문과 졸업
서울 장신, 장로회 신학 대학원
한 사랑 인터넷 교회
시집으로 `빈 배를 채워주소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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