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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지성에서 영성으로 향하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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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열림원화살표
저자 이어령  화살표
출간일 2010-11-08
ISBN 9788970636719
쪽수 179
크기 150*234

상세정보


재출간의 의미-영성의 기원을 살필 수 있는 시집
이 책은 지난 2008년 문학세계사에서 나온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의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의 개정증보판이다. 같은 제목으로 다시 나온 이 시집에는 문학세계사판에 수록하지 않았던 9편의 미발표 신작시를 포함 총 70편의 시를 실었으며 본문의 구성과 배치를 달리했다. 이 시집의 재출간이 현재적 의미를 띠는 것은 신과 존재에 대한 참회 어린 고백과 간증을 통해 30만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자아냈던 『지성에서 영성으로』(2010년 3월 출간)의 신앙적 사유와 감수성이 이 시편들을 통해서 비로소 발아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읽은 독자라면 이 시집을 통해 이어령 교수의 영성과 신앙이 어디에서 어떻게 발원했는지를 면밀히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의 시편들은 지금도 여전히 지성에서 영성으로 향하는 그 좁고 어두운 길 위에 서 있는 고독한 한 영혼의 출발점이자 이정표가 되는 텍스트이다.
시집을 2년여 만에 재출간한 이유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성에서 영성으로』와 함께 읽는 텍스트로서 이 시집이 매우 유의미한 컨텍스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보다 대중 친화적인 판형과 장정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이어령 교수의 문학적 감성을 많은 독자들에게 다시금 환기시키고 싶다는 출판사의 의지에 저자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백 권이 훨씬 넘은 저작물을 가지고 있는 이어령 교수에게 시집은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가 유일무이하다. 1956년 문학평론가로 데뷔한 이래 소설집, 평론, 문화비평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한 지 52년 만에 시인으로서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시집에 수록된 한 편 한 편의 시들은 연륜과 감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진정성과 호소력을 획득하고 있으며,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때로는 선시(禪詩)와 같은 함축과 잠언, 때로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구도자의 사랑과 기도, 생명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칼릴 지브란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시에는 예지가 있고, 인간의 정신을 깨우는 신비한 힘과 잠언이 있다.
이 시집은 사랑, 상실, 분노, 슬픔, 고독, 어머니, 하나님을 노래한다. 이어령의 시는 고백이기도 하고 전율과 회한이기도 하며, 하나님에게 바치는 연가이기도 하다. 시편 곳곳에는 깨달은 자의 지혜로운 통찰과 겸허함이 자리하고 있다.


이어령 문학정신의 정수(精髓), 시집『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어령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에는 이 교수가 대학 시절 서울대 학보(대학신문)에 투고한 시부터 가장 최근에 쓴 시까지 모두 70편이 묶여 있다. 20대부터 70대 이르기까지 물리적인 시공을 포괄적으로 수렴하는 상상력과 감수성의 연원이 드러나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내가 쓴 모든 시가 망라되기 때문에 실험적 양식부터 서정시까지 다양하다”는 그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은 자신의 삶과 문학적 연대기라고 밝혔다.
그는 “문학이 죽었다거나 문화가 상업화됐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순수문학에 대한 열정, 시를 사랑하는 문화가 자리 잡힌 나라는 드물다”며 “나도 시집을 내 문학의 정수(core)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계간 《시인세계》 겨울호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등 시 두 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공식 등단한 그는 지난 계간 《문학의 문학》 2008년 여름호에도 「내가 포도밭에서 일할 때」 등 6편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시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어령의 머릿속에는 늘 시가 있었다. 길을 가면서 단어 몇 구절이 떠오르면 명함 뒤에라도 적어놓았다. 그런 시상을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틈틈이 그 이미지를 발전시켰다. “수백 편의 시가 컴퓨터에 미완성으로 들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학 전체가 광범위한 ‘시’이며, 그런 점에서 자신은 평생 ‘시인’이었다는 이 교수가 본격적으로 ‘좁은 의미’의 시 작업을 한 것은 2004년 일본 교토에서 머문 1년 동안이었다. “교토에서 혼자 내 자신을 정리했다”는 그는 “이때 시를 쓰면서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해, 나 혼자 본다는 생각에서 시를 썼다”고 한다. “평생 시인 소리를 못 들을 줄 알았고, 평생 시집을 갖지 못할 줄 알았다”는 그는 “삶이란 것이 꼭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번 시집 출간 역시 삶의 우연성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통찰과 예지의 문장으로 인간의 영혼을 깨우는 잠언의 시편
‘눈물이 무지개 된다고 하더니만’, ‘혼자 읽는 자서전’, ‘시인의 사계절’, ‘내일은 없어도’, ‘포도밭에서 일할 때’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는 ‘어머니들에게’, ‘나에게’, ‘시인에게’, ‘한국인에게’, ‘하나님에게’처럼 각각의 부제가 달려 있다. 특히 마지막 5부의 ‘포도밭에서 일할 때’에는 2007년 기독교에 귀의해 세례를 받은 시인이 「내가 포도밭에서 일할 때」처럼 성경에 나오는 이미지를 빌려 쓴 시와 신앙시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은 신앙시로 분류될 수 있는 시편들을 통해 이어령 교수는 일평생을 철저하게 과학적 이성으로 무장한 채, 신의 존재를 외면하고 지적 작업에만 몰두해온 자신의 오만하고 무지한 영혼을 진실 되게 참회하고 있다. 또한 이 시집에는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수인영가」처럼 산문집 속에 게재되어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암송되던 시들도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 나는 왜 내가 혼자인가를 알았다. / 푸른 나무와 무성한 저 숲이 / 실은 하나의 이파리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 제각기 돋아나 홀로 지는 하나의 나뭇잎 / 한 잎 한 잎 따로 살고 있는 고독의 자리임을 / 나는 알았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부분


이어령의 이번 시집은 ‘무한자 앞에 선 작은 영혼’이 되어 엄마에게서 배운 초기 언어로 돌아가 사랑, 상실, 분노, 슬픔, 고독, 어머니, 하나님을 노래하고 있다. 그의 시는 고백이기도 하고 전율, 발견, 회한, 구도이자 하나님께 바치는 지극히 순결한 첫사랑의 연가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 그 수십 년간을 ‘지성의 상징’으로 통해온 이어령 교수가 기독교 입문 후 성서적 가치에 매료되어 신앙시의 강물을 연 사실은 예삿일이 아니다.


하나님 /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들을 놓아 헤엄치게 하셨을 때 /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 / 하나님도 손뼉을 치셨습니까.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 부분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고 교수로서, 사상가로서, 비평가로서 50여 년을 풍미했던 그였고, 『젊음의 탄생』, 『디지로그』 등의 저자로 젊은이보다 더 유연한 사고를 강조해온 그이지만, 오랜 열망 끝에 탄생한 첫 시집 출간에 대해 ‘늦깎이 시인’으로서의 설렘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보여서는 안 될 달의 이면 같은 자신의 일부를 보여주는 일을 한”, 그리고 “딱정벌레의 껍질 뒤에 숨어 있는 말랑말랑한 내 알몸을 드러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시인으로서의 첫발 내딛음에 대한 부끄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시는 후회를 낳고 후회는 시를 낳습니다. 그래서 나의 이 첫 시집은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쁜 빛의 축제처럼 즐겁습니다”며 첫 시집 출간의 설레는 심경을 고백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눈물이 무지개 된다고 하더니만 -어머니들에게
눈물이 무지개 된다고 하더니만 / 두 발로 일어설 때 / 겨울을 나는 법 / 어미 곰처럼 / 작고 예쁜 말들 / 심장소리 / 마지막 남은 말 / 바람의 눈 / 두 개의 섬 / 장미가시에 찔려서 / 반짇고리


2장 혼자 읽는 자서전 -나에게
내 몸속의 사계절 / 도끼 한 자루 / 메멘토 모리 / 흑백사진 / 거리에서 / 오래 다닌 길 / 허물 / 바람 부는 날 / 길 위에 흘린 것들 / 엑스트라 / 혼자 누운 날 / 수면제 스무 알 속의 밤/ 세븐일레븐의 저녁시간 / 닭 / 정말 그럴 때가 / 향기로운 비 / 잠수 / 빈 병 채우기 / 연시 / 수인영가 /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3장 시인의 사계절 -시인에게
봄의 시인 / 여름의 시인 / 가을의 시인 / 겨울의 시인 / 식물인간 / 종을 만드는 마음으로 / 여름에 본 것들을 위하여 / 브릿지 / 정상에 오르는 길 / 나를 시인이라고 부르지 말라 / 시를 쓰려거든 여름 바다처럼 / 시인과 나목


4장 내일은 없어도 -한국인에게
벼랑 끝입니다, 날게 하소서 / 천 년의 문 / 달의 노래 / 쓰레기를 씨레기로 / 아름다움이 힘이니라 / 콩 심기 / 잡는다는 것 / 한글 배우기 / 콜럼버스의 종달새 / 말아 다락 같은 말아 / 반대말 놀이 / 양계장 보고서 / 지금도 떨어지는 꽃들이 있어 / 비가 오고 나면


5장 포도밭에서 일할 때 -하나님에게
탕자의 노래 / 포도밭에서 일할 때 / 길가에 버려진 돌 /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 하늘의 새, 들의 백합꽃 / 어느 개인 날 / 언제 아담은 울었는가 / 맹물이 포도주로 변할 때 / 나의 키와 몸무게보다 / 하용조 목사님의 얼굴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2

이어령 소개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능소(凌宵)이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문학평론가이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이화여대 교수,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 신문사 논설위원,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위원, 초대 문화부장관, 새천년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대표 저서로 논문·평론 《저항의 문학》 《공간의 기호학》 《한국인 이야기》 《생명이 자본이다》 《시 다시 읽기》,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지성에서 영성으로》 등 수십 권, 일본어 저서 《축소지향의 일본인》 《하이쿠로 일본을 읽다》 외,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날게 하소서》를 펴냈으며, 희곡과 시나리오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등을 집필했다.
말년에 오랜 지적 탐구를 집대성한 ‘한국인 이야기’(전4권)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 시리즈를 집필해 왔으며, 방대한 유고를 남기고 2022년 2월 26일 별세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너 어디에서 왔니》 《너 누구니》 《너 어떻게 살래》 《너 어디로 가니》가 출간되었고,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별의 지도》가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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