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가면서 그 "소쩍"소리는 더욱 애절하게 들렸습니다. 피를 토하듯 혼을 다해 님을 부르는 소리. 칼끝 같은 예리함으로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후벼파는 소리. 그 소리는 빗장을 풀어 기필코 문을 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서려있습니다. 동어반복의 단조로운 소리 같지만 그러나 거기에는 많은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호수처럼 넓어져야지. 호수처럼 깊어져야지, 푸러러야지, 깊이 있는 푸르름이어야지. 호수처럼 빛나야지. 아무 때나 빛나는 것이 아니라 햇빛이 비칠 때 부서지며 빛나야지. 햇빛이 비스듬히 비치는 아침나절이나 노을 지는 저녁에는 더 아름답게 빛나야지, 사람들에게 호수처럼 상큼한 바람을 많이 나누어 주어야지...호수처럼 하늘의 기운을 받아 생명력으로 충만해서 많은 생명들을 품어야지.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많이 뛰놀 수 있게 해야지. 그리 되도록 묵은 것을 자꾸 흘려보내어 늘 새로워져야지."
아, 운명의 4악장이여! 처절하고 쓸쓸하며 고독하고 그러면서도 한없이 적막하고 편안한 피날레여! 안락의자에 고요히 몸을 기대어 힘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차이코프스키, 또는 그 바다의 노인, 또는 우리 각자의 마지막 모습, 창 밖에는 북서풍이 일정한 간격으로 위이잉 소리를 내며 우르르 낙엽들을 휘날리고 있습니다. 점점 확대되고 있는 그의 동공, 그는 다시금 미지의 여행을 떠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제1부 봄, 여름
제2부 가을 그리고
제3부 말씀 속에서
제4부 생활 속에서

안문훈 소개

저자는 오랫동안 미술을 통한 선교와 저술 활동을 해 온 화가이자 작가이다. 그가 이제까지 진행해 온 사역들은 신학적으로 건전한 토대 위에 서야만 하는 것이었기에 이를 위해 종말론, 조직신학, 현대신학 등을 공부했다.
저서로 술람미의 고백 (그리심), 사랑은 벅찬 강물입니다(솔과학) 나 사랑에 빠졌어요(한국학술정보), 감동미술(이담 북스) 등 다수가 있다.
인사아트센터 서울아산병원 갤러리, 팔레드봉디(프랑스 리용), 갤러리 이즈 등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상하이 화랑미술제 SOAF KIAF 아트 베이징 등 12회의 아트페어 참가를 했다. 조선, 중앙 동아, 국민 등 신문 보도 및 기고 120여 회를 비롯하여 FEBC 신앙 간증 미주 복음방송국 등 30여 회의 방송 출연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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