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향한 북한선교의 과제와 전망
남 북한 교회의 모습들을 여기에 대비시켜 볼 수 있겠다. 남북교회 쌍방의 현실적 생존여건을 상호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평화적 공존과 협력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그것은 북한 교회의 교회성을 진짜냐, 가짜냐의 흑백논리로 재단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북한체제 속에서의 북한교회"로 일단 수긍하고 나름대로 교회의 "종말적 정체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협력하자는 것이다. 모든 것을 역사적 상황성이라는 잣대로 재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북한교회를 남한교회화 한다는 것이 설령 정서적인 공감대라 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의 교회재건 과정에서도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본다.
두 개의 상이한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 체제가 엄존하는 한 어려울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라 해도 북한 동포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힌 사고방식이며 생활방식은 상당기간 그대로 존속할 것이고, 남한 식 자유시장경제적 체제나 마인드로 교회를 곧장 재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일 이후에도 교회의 종말적 정체성을 유지하되 그 외형적인 틀은 북한식 생활방식과 사고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회를 재건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 상이한 이념과 체제를 영구불변의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상호인정과 공존적 틀 속에서 두 이념과 체제의 '생산적 내지는 건설적 경쟁'을 유발해야 하며, 실질적 삶의 현실에서 그 가치의 우위성을 입증해 보임으로서 통일지향의 공동체로 이끌고 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남 북한 사회가 평화공존의 틀에서 겪어야 할 삶의 과정이다. 쌍방 간의 적대관계에서는 경쟁력의 우위를 가늠할 수 없다.
오히려 교류나 협력의 범위와 깊이를 넓히고 심화시켜야 경쟁의 진가를 발휘하고 뜻하는 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경제교류와 협력, 문화 및 사회교류, 종교 간의 교류 협력 등은 바로 평화공존 속의 생산적 경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전위대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종교의 역할은 분명하다고 본다. 먼저 남북 간의 평화적 공존은 삶의 가치와 삶의 질을 남북이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함께 높여갈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길임을 밝히고 앞장서는 일이다. 또 다른 역할은 남남갈등의 해소를 위한 현실의 과제이다. 남북문제에 관한 남한 사회의 남남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남 북한의 이념과 체제경쟁을 냉전적 적대관계로 고수하거나 강화하는 노선을 취할 것인가 아니면 폭넓은 교류협력을 통한 생산적 경쟁구도를 취할 것인가의 노선갈등일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한반도를 에워싼 국제정세나 세계화의 물결은 과거 냉전적 대결구도를 뒷받침하지도, 가능케 하지도 않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본다. 또 하나, 세계화 과정 속에서 남한이 누리는 위상은 모든 면에서 열악한 상황인 북한의 위상과 등가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이미 드높은 상위에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독교 분야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 땅에 현존하는 북한교회의 현실이 남한교회의 현실과 엄연히 차이가 있고 다름은 누누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교회교류와 협력의 틀이 궁극적으로 가져다 줄 결실은 교회본연의 모습으로의 회복일 것이며, 그런 과정을 통하여 사회의 변화가 촉진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교회가 교회 본연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남한의 교회가 보다 신실하고 보다 교회적인 모습으로 갱신되는 결실을 얻자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차원의 사회통합의 진면목일 것이다.


한국기독교통일포럼
서문
1장. 통일을 향한 북한선교의 과제와 전망 | 박종화
2장. 북한 그루터기 신앙공동체의 존재양식 | 김병로
3장. 무엇이 한국 교회 통일관인가? | 주도홍
4장. 북한선교의 4대방향성 | 한화룡
5장. 탈북자선교와 북한선교 | 조용관
6장.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의 현황과 북한선교 | 조명숙
7장. 교단에서의 북한선교의 과거, 현재, 미래 | 김동선
8장. 남북선교협력과 KNCC의 전략 | 노정선
9장. 한민족복지재단의 대북지원과 북한선교 | 김형석
10장. 월드비전 북한사업의 과거, 현재, 미래 | 박종삼

한국기독교 통일포럼 소개

- 사명선언문
한국 교회가 민족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깊이 깨닫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신학대학교, 선교단체, NGO등의 분야에서 평화통일과 북한 복음화를 위해 실제적인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인사들이 진보와 보수의 신학적 차이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연합과 협력을 이루며, 각자의 전략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북한선교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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