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상상한 그리스도
권력에 대한 표기가 어떻게 힘없는 민중에게도 새로운 질서를 위한 희망일 수 있을까? 포기할 것이 없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포기의 압박은 또 하나의 집이 아닐까? 그러나 오른 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왼뺨을 내미는 사람, 속옷을 달라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주는 사람, 오 리를 가자는 사람에게 십 리를 가는 사람은 그가 가진 마지막 힘을 버린 자들이다. 그들은 부당한 요구를 하는 자들에게 자신들을 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요구하는 것 이상, 줄 수 없는 것 이상을 내어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기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일종의 저항이다. 이 유쾌한 상상들은 내어주지만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어줌’은 권력포기의 한 전형이지만, 한편으로 가장 강한 자기표현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기껏해야 뺨 한 대, 보잘 것 없는 겉옷 한 벌, 고된 발 품팔이 정도지만 이 포기로 그의 불의가 드러나며 그의 위치는 흔들린다. 옛 사람에게 들은 율법들을 뒤엎으며 새로운 계명을 요구하는 예수는 이 흔들림을 통한 새로운 질서를 지향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언급한 포기는 사랑의 순응이 아닌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또 하나의 반항이 된다.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예수와 예수 그리스도
사물과 도구
나라 없는 이스라엘
로마 제국
하나님 나라
권력에 대한 도전
저항하는 상상력
공간의 파괴
시간의 발견
무력한 예수
예수 그리스도의 자유

김호경 소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누가공동체의 식탁교제”라는 논문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신학자로서 저자는 예수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 여정 속에서 예수의 식탁을 만났다. 어쩌다 마주친 예수가 할 것 같은 한마디, “밥은 먹었니?”는 삶이 버거운 사람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로를 주지 않을까…. 이 책은, 예수의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을 믿는 것과 예수를 사랑하는 것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서울장로회신학교 신약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수가 하려던 말들》, 《종교, 과학에 말을 걸다》, 《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 《누가복음》, 《바울》, 《예수가 상상한 그리스도》, 《여자, 성서 밖으로 나오다》 등의 저서와 《성서-소피아의 힘》, 《신학-정치론》,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스피노자》 등의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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