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다메섹 경험은 회심인가 부르심인가?"
"마가복음을 꿰뚫는 원리는 회심인가 기독론인가?"


회심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회심'하면 흔히 다메섹 도상에서 사도 바울에게 일어났던 일을 떠올린다.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만나 한순간에 뜨거운 감정이 솟구치고 삶이 모든 방향이 달라져버리는 것을 회심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러한 회심을 경험하고 있는가? 예수님께 자신을 의탁하고 하나님께 마음 문을 열면 한 사람의 인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성령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도 맞다. 그러나 이중에 어느 것도 너무 쉽거나 필연적이지는 않다.
전도의 핵심은 회심이다. 효과적인 전도를 하려면 회심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은 사도 바울에게 일어난 일, 즉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갑작스럽게 맞은 변화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험시키려고 전도하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바울의 회심을 표준모델로 삼은 데서 나온 전도법들에는 예수님을 이해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간적 배려는 없다. 예수님을 믿는데 많은 사람들이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전도 사역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되는가?
회심을 '과정'으로 이해할 때, 복음 공동체에 엄청난 유익이 올 수 있다. 영성에 관심을 보이고 기독교에 호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바로 이 시대에, 성령님께서 일으키신 이 갈망을 잘 키워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다. 사도 바울과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한 우리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 마가복음에 나타난 과정 중심의 회심 패러다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좀더 다수를 포용하고 양육해간다면, 마가가 동시대인들에게 원했던 바로 그 좋은 열매를 오늘날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데이비드 M. 숄러
헌사
서문: 회심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회심의 정의
문제 접근 방식
전체 개관
제1부 바울의 경험
제1장 바울 회심의 핵심유형
바울 회심이 지닌 중요성
바울 회심을 증거한 세 가지 기사
회심의 핵심 유형
부르심인가, 회심인가?
바울의 회심 경험 술회
제2장 깨달음 : 회심의 맥락
박해자 바울
전제의 변화
제3장 돌아섬 : 예수님을 만남
예수님을 본 환상
돌아섬
제4장 변화 : 새 생활의 시작
반응
위임
연속성
결론

제2부 열두 제자들의 경험
제5장 마가복음의 회심 주제 : 복음서의 개요
마가복음의 구조
마가복음의 주제 개요
제6장 마가복음의 구조 분석
각 문단의 조직
각 문단 간의 전환
괄호의 사용
호칭 사용
또 다른 개요 : 비교
구조상 논의의 요약
제7장 메시아이신 예수님
서언 분석(막 1:1-15)
선생이신 예수님 : 1단원 분석(막 1:16-34)
선지자이신 예수님 : 2단원 분석(막 4:35-6:30)
메시아이신 예수님 : 3단원 분석(막 6:31-8:30)
제8장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인자이신 예수님 : 4단원 분석(막 8:31-10:45)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 5단원 분석(막 10:46-13:37)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 6단원 분석(막 14:1-15:39)
요약
제9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 주제 : 반응, 믿음, 회개
회심 : 서론에서 정의된 주제(막 1:1-15)
예수님에 대한 반응 : 1단원 분석(막 1:16-4:34)
믿음 : 2단원 분석(막 4:35-6:30)
회개 : 3단원 분석(막 6:31-8:30)
제10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 주제 : 제자도
예수님을 따르는 것 : 4단원 분석(막 8:31-10:45)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 5-6단원 분석(막 10:46-15:39)
열두 제자들의 회심 : 요약

제3부 전도
제11장 만남 전도(Encounter Evangelism) : 비판
만남 중심의 전도 활동
'만남 전도'에 대한 평가
제12장 과정 전도(Process Evangelism) : 이론
영적 순례
순례 여정
'과정 전도'의 모델
제13장 과정 전도(Process Evangelism) : 실천
'과정 전도' 활동에 대한 개관
소그룹 전도
성장 중심의 전도
영적 훈련을 통한 전도
예배 전도
결론
부록 : 사전식으로 요약한 회심
참고문헌 : 신학 연구서
심리학 연구서

■ 추천의 글

리처드 피스 교수는 신약 성경을 두루 탐험하며 회심 순간에 대한 이해를 학문적으로 풀어간다. 눌리고 갇혀 있던 사람이 그리스도의 빛으로 나아가고, 교회 공동체에 합류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다가가는 모든 과정이 이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도 사역을 잘 수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회심을 넓은 시야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이 책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가브리엘 패커(Gabriel Facker) | 앤도버 뉴튼 신학교 |

이 책은 사울의 회심과 예수님의 제자들의 회심을 비교하면서 신약에 나타난 두 가지 형태의 회심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극적으로 단번에 이루어지는 회심과 양육을 통한 점진적인 회심이다. 피스 교수는 우리에게 회심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고,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인도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벤 캠벨 존슨(Ben Campbell Johnson) | 콜럼비아 신학교 |

이 책은 최소한 두 학문, 신약학과 전도라는 실천 신학 분야를 진지하게 묶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종교 심리학 문헌들에서 다루는 종교적 회심과 신비주의 경험의 명료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약 성경과 요즘 대두되는 다양한 종교적 경험, 전도, 회심, 제자도 개념을 통합한 피스의 연구는 매우 설득력 있으며 번뜩이는 통찰력이 남다르다.
┃데이비드 M. 숄러(David M. Scholer) | 풀러 신학교 신약학 교수, 신학연구소 부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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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바울은 돌아섰다. 율법으로부터 그리스도로, 핍박으로부터 사도됨으로, 기독교인이된 유대인들을 죽이는 일로부터 이방인들을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일로 말이다. `회심`이 지닌 중심 의미가 여기에 있다. 회심은 돌아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으로부터`와 `~으로`가 있다. 옛 것은 철폐되고(옛 것으로부터 돌아서고) 새 것은 포용된다. (새 것으로 돌아선다.). 바울은 하나님을 섬기는 예법(율법을 부인하는 자들을 핍박함으로써)의 형상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예법(`섬김과 증거`의 위임을 받음으로써 - 행 26:16)의 형상을 입는다. 반역자이며 사기꾼이라고 여겼던 그리스도를 메시아이자 하나님의 아들로 바라보게 되었다.
다른 면을 보자. 돌아섬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예수님께서 중심축에서 계신다. 한 축에는 흠과 티가 가득해 하나님의 소원과는 거리가 먼 옛 생활이 있다. 다른 한 축은 용서와 섬김을 바탕으로 한 하나님의 백성의 새로운 공동체, 성장하는 새로운 삶(성화)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예수님께서 계신다. 옛 삶의 실체를 폭로하고 새로운 삶에 초점을 맞춰 방향을 설정하고 사명을 위임하는 분이시다. 바울의 눈을 당신 자신께 향하게 하심으르로써 그의 옛 삶에 새로운 관점과 비전을 심어준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다. 바울은 그리로 돌이키고 나아가게 하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바울의 회심을 둘러싼 중심축이다.
┃본문 | 제3장 돌아섬 : 예수님을 만남 中에서 | p. 114 중에서 |

예수님께서는 다름과 같은 말씀으로 교훈을 시작하신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8:34 하반절). 이것은 본 구절 중 가장 핵심적인 주장이다. 이 구절에 나오는 네 가지 핵심 요소들은 `제자로 부르심` `자기 부인`, `십자가를 짐` `좇음`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첫째, 두 가지 방법으로 제자도가 제시된다는 점이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제자의 길로 부르실 때 사용하는 두 구절은 "내 뒤를 따르라"(`오피소 무 엘데인`과 `나를 좇으라`(이콜트 모이)다. 두 가지 다 의미상 셈족이라는 동일한 문화 배경을 지녔을 것이다. 즉, 두 구절 모두 기본적으로 `뒤를 좇아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흔히 구약에서 어떤 신이나 하나님을 따른다는 의미로 이 말들을 사용한다. 예수님을 `따르거나 좇는다`라는 말은 8장 34절 하반절의 나머지 두 구절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는 곧 자기 부인과 십자가 짐을 뜻한다.
둘째, `자기 부인`이라는 개념은 베스트가 지적하듯이 쉽게 오해되기도 한다.
이 구절에서 언급되는 자기 부인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무엇인가를 금하는 금욕주의나 자기 절제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참된 자기 부인이란 자신에게 무언가를 절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다. 자기 부인은 자기 주장을 펴는 것과 반대 개념이고, 하나님이나 사람 앞에서 자신의 위치, 삶,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도 반대된다. 또한 삶 속에서 한 사람의 특별한 위치에 특히 잘 어울리는 특권이나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도 반대된다. 심지어는 일반적인 인간 권리들, 이를테면 정의, 자유 같은 것과도 반대된다.
셋째,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예수님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자기 부인`의 정의를 보충해준다. 1세기에 십자가는 보기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범죄자를 처형할 때 사용되었다. 특히 유대인들이 십자가를 싫어했는데, 점령국이 권력을 휘두르며 사용한 처형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십자가의 이미지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은 아주 강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십자가란 단순히 죽음을 상징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다. 신명기 21장 22-23절은 하나님의 저주가 십자가를 지고 죽은 자들에게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로 인해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에게 십자가의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십자가를 스스로 진다는 것은 가장 극단적인 자기 부인의 형태이고, 자신의 삶을 부인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저주 아래 놓임을 의미한다.
그러면 `자기 부인`과 `십자가를 지는 것`은 제자도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베스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예수님을 위해 어떤 희생도,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마저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자기 부인은 내적 태도이고, 이 태도가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행위다. 이 둘 다 제자들의 분명한 행동, 특별한 행위를 채택하고자 하는 결단을 내포한다.
M.P. 그린(M.P>Green)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십자가를 지는 것을 단지 자발적인 희생이 아닌 하나님 뜻에 복종하는 표시로 보는 것이다. 그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라는 표현이 "로마의 통치에 대항하는 자들에게 자신이 처형당할 십자가(파티불룸[patibulum])를 지고 가게 하는 로마 풍습에서 나온 비유적 표현이라고 여긴다.... 십자가를 지는 행위는 이전까지 거부하던 권위나 통치에 복종함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하나님의 뜻에 복종한다는 뜻도 있다." 그는 자기 부인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이해했는데 부인되어야 하는 `자기`란 하나님을 거부하던 `자기`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지는 행위와 자기 부인은 둘 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게 만드는 `내재된 죄성`과 관련이 있다.
결국 제자도란 하나님에 대한 반역으로부터 돌이키는 행위(자기 부인)에서 시작해 하나님의 뜻과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로 나아가는(십자가를 짐) 것이다. 자기 부인은 뭔가를 거부하는 부정적인 행위다. 이것은 제자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최초의 행위다. 처음부터 단번에 제자들은 자신에게 `안돼`라고 말한다. 반면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행위다. 즉, 무언가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이는 십자가의 길에 대해 "예"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즉, 자신의 길에서 돌이켜 믿음으로 하나님의 길로 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상호 보완적인 행위가 예수님을 따를 수 있게 하며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
┃본문 | 제10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의 주제: 제자도 | pp. 321∼323 중에서 |

리처드 V. 피스(Richard V. Peace) 소개

예일 대학교(B.E.)와 풀러 신학교(M.Div.), University of Natal(Ph.D.)에서 공부했으며, 고든 콘웰 신학교에서 수년간 가르쳤다. 현재는 풀러 신학교에서 로버트 멍어 석좌 교수로 있으면서 전도와 영성 훈련을 가르치고 있다. 유명한 성경학자이자 소그룹분야의 전문가인 그는 The Spiritual Disciplines Series(Navpress)를 비롯한 다수의 성경공부 교재와 Small Group Evangelism, Twelve Steps: A Path to Wholeness(Serendipity) 등 소그룹 및 영성 훈련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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