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읽기를 통해 발굴해 낸 누가복음의 진리

어떻게 하면 성경의 문맥 속에 숨겨진 풍성한 복음의 진리를 발견해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경을 딱딱한 이론이 아닌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문학비평적 방식을 통해 누가복음을 살펴본 이 책은 연구자와 독자 모두에게 성경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고, 성경을 읽는 풍부한 상상력과 흥미를 제공한다.
성경에 대한 문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 영미권에 비해 한국의 문학해석적 성경연구는 많이 뒤떨어져 있다. 본서는 이와같은 문학비평 연구의 불모지인 한국 신학계에 새로운 문화충격을 주기 위해 한국신약학회에서 활동해온 학자들이 모여 문학비평에 의한 가장 기본적인 성경 연구의 방향성과 실제 해석을 주고 있다.
먼저 문학비평의 기본적인 개념과 방법론을 누가복음에 적용하여 일반인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복음서의 진리를 캐어내기 위해 심상법 교수가 문학비평 방법론에 대해 개론적인 소개를 하고, 연구 논문을 세 가지 차원에서 분류한다.
첫째로 본문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문학적인 분석을 시도하는 논문 3편과 본문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문학적 분석의 결과를 비평 요소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논문들, 그리고 한 본문을 선택하지 않고, 누가문서 전체를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논문들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논문의 성격은 독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도 있으나, 문학비평을 수행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의 방법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 성경 연구의 입체감 있는 깊이와 다양성을 제공할 것이다.

편집자의 말
1장 문학비평이란 무엇인가 / 심상법
2장 독자를 들볶아라: 누가의 탄생 이야기들에 대한 문학적 분석 / 김영봉
3장 누가복음서 3:1-4:14에 나타난 반복 형태와 그 문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 / 이 달
4장 누가복음 12:13-14에 대한 연구 / 오덕호
5장 누가복음 15-16장의 비유에 대한 연구 / 정종성
6장 예수 재판의 내러티브 비평적 분석 / 윤철원
7장 누가복음 24장에 대한 연구 / 양재훈
8장 문학적 인물로서의 성령 / 허 주
어휘 설명
참고문헌
색인

■ 기고자

심상법 / 총신대 교수
김영봉 / 협성대 교수
이 달 / 한남대 교수
오덕호 / 호남신대 교수
정종성 / 장암교회 담임목사
윤철원 / 서울신대 교수
양재훈 / 영국 Sheffield University 박사과정
허 주 / 고려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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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 연구 시리즈'에 대하여

'신약 연구 시리즈'는 한국신약학회의 회원들이 특정의 연구 주제를 정하여 일정 기간동안 연구한 후 그 결과물들을 엮어서 출판하는 부정기 간행물이다. 이 시리즈는 우선 한국신약학회 회원들의 연구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으며, 또한 그 결과물을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한국 신학계와 교회에 이바지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이 시리즈로 간행되는 연구서들은 한국신약학회 편집위원회의 심사와 연구자들 상호간의 토론을 거쳤으므로, 높은 수준의 학문적 결과들을 담고 있다. 이 연구 시리즈를 통하여 한국 교회가 한층 더 성숙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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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문학비평의 목적 중 하나는 연구하는 사람도 즐겁고 읽는 사람도 즐겁게 하자는 데 있다. 분석의 결과를 읽어 가는 과정도 즐거워야 하고, 읽고 난 이후에도 새로운 눈이 열리는 경험으로 인하여 즐겁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문학비평적 연구 논문이 역사비평방법보다 훨씬 더 어렵고 더 큰 괴로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기고자들은 모두 자신의 연구가 독자로 하여금 성서를 좀더 쉽게 이해하도록, 하지만 성서를 좀더 의미있게 풀어내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독자와 함께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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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문지방 넘기를 거부하는 부자
(16:19-31, 부자와 나사로 비유)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는 변화를 거부하는 청중들에 대한 가장 신랄한 예언적 심판(prophetic judgment)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필자의 질문은, 과연 부자와 나사로 사이에 저 세상에서의 삶이 그렇게 뒤바뀌게 된 결정적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것이다.
부자와 나사로의 관계를 다루는 이 비유 세계 속에서 독자는 부자가 나사로에게 저지른 어떠한 잘못도 발견할 수 없다. 다만, 부자는 나사로를 자기의 식탁으로부터 멀리하였다는 것밖에 없다. 25절에 언급되고 있는 아브라함의 대답만이 부자에게 그러한 운명의 뒤바뀜이 마땅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다시 말하면, 그 부자는 자신의 좋은 것들을 즐기기에만 너무 바빴다는 것이다. 그는 나사로를 한 번이라도 돌아볼 수 있을 만한 출분한 재물들이 있었고, 또 그러한 기회를 가졌었다.
그러나 그 둘 사이에는 오직 대문(gate)만이 굳건히 내리워져 있었다. 그 대문이란 나사로가 넘어가도록 열려 있는 대문이 아니라, 바로 부자가 나사로에게 넘어가도록 마련된 문지방이었다. 그러나, 그 문지방은 부자가 넘어가는 것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그 문지방의 반대 쪽에는 굶어죽어가는 나사로가 있었지만, 부자가 재물을 가지고 친구를 사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예수님의 비유 의도 속에 부자의 운명을 결정한 근거는 이것밖에 없다. 문지방 넘어가기를 거절하는 청지기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대문을 넘어가서 나사로를 사귀지 못한 이유 때문에, 음부에서 부자가 애절하게 간청하였던 두 가지 부탁도 모두 거절되었다. (24, 27-28절). 친구를 사귀어 본 일이 없던 그에게 그곳 음부에서도 친구 없는 철저한 외로움을 당하게 되었다. 하나님 앞에서 가증스럽다는 판단을 받았던 그 판단이 이제 음부에서 부자의 운명으로 귀결되었다.
저 세상에서 부자와 나사로 사이에 드러워져 있던 그 큰 구렁은 바로 풍성한 잔칫상과 굶어 죽는 나사로를 갈라 놓았던 부자의 대문이었다. 그 부자는 하나님이 아니라 재물을 섬긴 장본인이요 바로 그런 뒤바뀐 섬김이 그로 하여금 음부에 떨어지도록 한 원인이었다. 이 세상에서의 대문이 저 세상에서의 큰 구렁으로 변하지 않도록 비유의 청중과 독자는 위협적인 선포를 듣게 된다. 그 심판적 선언은, 메시야의 기쁨의 사역을 실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지금 예수님의 입술 위에서 맴돌고 있다.
┃본문 | pp. 177∼178 중에서 |

오덕호 소개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과 대학원(Th.M)에서 공부한 후 미국의 보스턴대학에서 석사(S.T.M), 버지니아 유니온신학교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예장 통합교단 소속의 호남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로 일하는 그는 다수의 아카데믹한 논문과 저서들을 통해 이미 신학계에서는 널리 회자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간의 저서로는 「하나님이냐 돈이냐?」,「산상설교를 읽읍시다」(이상 한국신학연구소), 「문학-역사비평이란 무엇인가?」(대한기독교서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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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소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M.Div.), 미국 남감리교대학교(SMU) 퍼킨스 신학대학원(STM)에서 수학한 뒤,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교에서 신약학 연구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1992년부터 10년 동안 협성대학교 신학과에서 신약학을 가르쳤으며, 2005년부터 11년 동안 미국 버지니아주에 소재한 와싱톤한인교회에서 목회했다. 현재 와싱톤사귐의교회(www.kumckoinonia.org)에서 사귐과 돌봄과 섬김이 풍성한 공동체를 세워 가는 중이다.
저서로는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 『가상칠언 묵상』 『가장 위험한 기도, 주기도』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 『사귐의 기도』 『사귐의 기도를 위한 기도선집』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세상을 바꾼 한 주간』 『숨어 계신 하나님』 『팔레스타인을 걷다』(이상 IVP), 『그 사람 모세』 『나는 왜 믿는가』 『설교자의 일주일』(이상 복있는사람), 『그분이 내 안에, 내가 그분 안에』(홍성사), 『대한기독교서회 창립 100주년 기념 성서주석: 마태복음Ⅱ』(대한기독교서회) 등이 있으며,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신약을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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