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삶이요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은혜 받은 성도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엮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끝없는 외경심에서 나오는 듯한 인사
아버지나 오빠뿐만이 아니다.
어머니,그리고 나도
그런 지극히 순진하면서도
정중한 인사를 누구에게나 잘 드린다.
이 인사속에는 현실에 서투른 자들이
상대방에게 보내는 놀람과 겸허한 떨림이
스며있는 것만 같아서 내게는
가족들의 그런 인사 모습들이
쓰라리고 눈물겹기만 하다

제1부
1.모로코에 갈까말까
2.울타라기 아름다운 집
3.보자기오 전화카드
4.내 자랑하다가 당한 수모
5.낙성대역에서 사랑한 동생
6.배 집사짐의 결단
7.사랑하는 기일혜 집사님
8.사람은 외모를 본다
9.구두가 한 켤레밖에 없는 여자
10.아들의 기도전략
11.강 집사님이 참새 잡은 이야기
12.연변 색시
13.뒤뜨락에서 만남 문학청년
14.초겨울 아침의 민영이
15.''''''''왕과 비'''''''' 드라마를 못 보는 사람
16.개발도 싫어,발전도 싫어
17.예수 안 믿는 사람부터
18.보석만 보고있는 사람
제2부
1.가난을 사수하고
2.미국이 가까워질 때
3.내 여행가방을 챙기고 있는 남편
4.라팔마의 전도네 집
5.복음이 엄마의 하루
6.따뜻하고 견고한 샌디애고의 자매님들
7.차에다 향수 뿌리는 장로님
8.워싱톤의 미드나잇
9.가장 잘 내린 결정
10.보배 같은 두 형제
11.내가 다시 미국에 갈 이유가 있다면
12.렌즈데일의 목사님
13.디트로이트 상공에서
14.아버지!! 아버지를 불러!!
15.새벽 2시에 마시는 브라운 티와 누룽지
16.구멍 난 타올 한 장을 들고서
17.20시간을 달려가서 드리는 예배
18.복숭아를 깎는 목사님
제3부
1.며느리의 바바리코트
2.내 영혼과 닮은 사람
3.마을버스 속에서 울고 있는 나
4.괘씸죄에 걸린 나
5.미국까지 갔다가 온 내 옷
6.어느 할머니의 울음
7.빚보다 더 무서운 것
8.너만 보면 희망이 생긴다
9.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사람
10.세상만사에 기한이 있고
11.의미있는 시아버지가 되고 싶다
12.남편의 제자가 보낸 편지
13.어머니는 공기
14.내가 너를 안 낳았더라면 어쩔 뻔했냐!
15.애절함만 남겨놓으시고
16.죽어가는 호랑가시나무를 살려놓고
17.정을 십자가에 못박고
18.100불을 안고 운 울음
19.오빠의 무의식 속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

■ 본문속으로
오빠의 무의식 속에서 살고있는 어머니
정년퇴직을 한 남편을 위한 모임이 셋째 동생네 집에서 있었다. 그날은 내 어머니가 소천하신지 23일 째 되는 날. 그래서 그 모임에는 금년에 생신을 못 차려드린 (어머니가 입원하고 계셔서 ) 자녀들의 아픈 마음을 셋째 딸이 대표해서 ,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기면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뜻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모두들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오빠가 `잠깐만....가만 있어봐라` 하더니 벗어놓은 양복저고리를 부시럭 부시럭 거리면서 무엇인가를 찾았다. 그리고 무슨 쪽지 같은 것을 들고서는 가족들을 향해서 `이건, 모정(母情)이라는 신데...` 하면서 힘을 주어서 큰 소리로 또박 또박 낭독을 하였다.
청준은 사라지고
사랑은 시들며
우정의 잎사귀는
떨어지지만
어머니의 깊은 사랑은
그 모든 것보다
오래산다. O.W. 홈즈
오빠는 흐느끼면서. 그러나 힘차게 이 시를 읽어내려 갔다. 이시를 들으면서 우리 형제들은 모두 울었다. 오빠가 흐느끼면서
`모정` 이라는 시를 낭독하자 올케언니는 `요새 오빠는 이상해졌어요....,잘 울고....`
예수님도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멸망할 예루살렘 성 앞에서 우시었다. 어머니를 잃은 우리 자녀들은 지금 몸은 살아서 먹고 활동을 하고 잠을 자고 있지만 우리들의 무의식은 질식사를 당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다시 한번. 꼭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고! 그리웁고! ...이 생각을 오래 하고 있으면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까지도 질식할 것같이 숨이 막혀온다.
이런 고통스런 슬픔도 세월이라는 것 속에서 조금은 가셔지겠지만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아픈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육신을 가진 사람이 그 육신의 모체인 어머니를 어찌 잊을 것인가.
그러하듯이. 그러하듯이.
영혼을 가진 사람이 그 영혼의 모체인 하나님을 또 어찌 잊을 것인가.이 말을 뒷받침해 주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이 구약성경 창세기 2장 7절에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生靈)이 된지라』
┃본문 | pp. 169∼171 중에서 |

기일혜 소개

1941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
197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어떤 통곡〉, 〈소리〉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
1986년 창작소설집 《약 닳이는 여인》 펴냄
1994년부터 현재까지 《내가 졸고 있을 때》 외 47권의 수필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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