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안에서의 인생의 향기를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본서는 저자가 할머니가 되면서 새롭게 느끼는 일상의 생활들을 실을 풀어 내리듯 하나하나 친근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마치 나의 이웃집 할머니, 어머니 또는 친구가 이야기 해주듯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 안에서 저자만이 누리고 사는 인생관이 녹아있다. 그 맛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씁쓸하기도 한...꽃다발을 사면서도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은 여유로운 마음의 소유자를 우리는 만날 수 있다. 본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나님 안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느끼는 아주 작은 기쁨에서부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감동까지 우리들의 마음 속에 한 폭의 잔잔한 풍경화처럼 남을 것이다.

머리말
제1부 며느리가 부러울 때
1. 태아의 인격
2. 할머니가 된 소감
3. 엘리스의 아이들
4. 아기의 십일조 항아리
5. 아기의 이름
6. 아기 보러 가는 날
7. 며느리가 부러울 때
8. 엄마의 부탁
9. 가족은 세상을 이기는 힘입니다
10. 어느 초등학교 옆을 지나가면서
11. 하찮은 이야기
12. 당신이 무슨 신문기자야
13. 라면과 봄동과 프리지어꽃
14. 가만히 있는 은사
15. 나는 자녀 덕 보고 싶다
16. 할머니의 꽃다발
17. 눈을 맞고 서 있는 아버지
18. 죽음은 깨끗한 것인가
제2부 사람을 만나야 산다
1. 져머라꽃
2. 사람을 만나야 산다
3. 라바트 한인교회에서
4. 마라케쉬 가는 길
5. 1200년 된 도시 페스에서
6. 왕국 전용 수목원
7. 카사블랑카 공항에서의 작별
8. 워싱톤에서 온 편지
9. 내 평생에 처음
10. 마음을 연 대학생
11. 하나님 아버지께 드리는 부탁
12. 무안 형님
13. 신앙수필을 쓰는 어려움
14. 즐거워하는 친구와 함께 즐거워하지 못한 나
15. 식언하는 사람들
16. 꽃집 아가씨의 한숨
17. 내가 좋아하는 달랑달랑 삶
18. 내 평안을 위하여
제3부 7억을 번 아침
1. 어느 소설가의 집
2. 인생은 예상 밖
3. 한국인의 인정
4. 굴비 먹을 사람
5. 새벽 두 시에 차 마시는 부부
6. 남편 몰래 넣어두는 비상금
7. 사과 다섯 개로 산 평화
8. 장로님의 기름
9. 7억을 번 아침
10. 아우의 마음
11. 정 대리님께
12. 어느 실업자와의 대화
13. 유미 할머니의 나눔 생활
14. 사위질빵꽃
15. 남편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서
16. 순종하면 주인의 비밀을 알 수 있다
17. 온 동네 눈 쓰는 소리

■ 본문 속으로
며느리가 부러울 때
한마디로 나는 요즘의 내 며느리가 부럽다.
가장 부러움을 느낄 때는 아들네 집에서 아기와 헤어지면서 문밖으로 나올 때다. 현관문이 닫혀지면서 아기의 얼굴이 내 앞에서 사라질 때, 그때 나는 '며느리는 좋겠다. 아기와 종일 같이 있으니까.'하면서 며느리를 부러워한다.
집에서 피곤하거나 무료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 이런 때 아기가 내 옆에 있다면, 아기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면, 내가 금방 살아날 것인데...' 아기는 생명의 원천 같은 걸 가지고 있다.
아기는 잠잘 때나 웃을 때나 젖을 먹을 때나 언제나 귀엽다. 칭얼대며 보챌 때도 잠이 와서 투정 부릴 때도 불만이 있어서 울 때도 귀엽다. 온갖 모습이 다 눈물겨웁다. 뭐라고 말을 할 때보다 옹알이를 할 무렵, 연한 속잎처럼 애잔함만을 느끼게 할 때, 그런 아기의 모습을 보면서 사는 며느리가 부러운 것이다. 나는 생후 한 달 된 아들을 일하는 아이에게 맡기고 언제나 직장으로 나갔었다. 아기가 옹알이할 때를 제대로 보고 느끼지도 못하고 살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들과 같이 한 집에서 살면서 매일 손자를 보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아기가 자라면 어머니의 품을 떠나서 독립을 한다. 그래서 며느리도 언젠가는 아기를 품안에서 놓아주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며느리에게 보내는 부러움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며느리에게 보내는 부러움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며느리는 내가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을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 며칠 전에 무슨 얘기 끝에 며느리는 내게 말했다.
"전도 폭발하시는 집사님에게 친구들을 몇 소개했어요. 숙자 언니도 받고요...처음엔 거절할 줄 알고 망설였는데...말하니까 모두들 순순히 받아주어서...예수님을 다 영접하게 되었어요."
며느리는 얼핏보기에 말이 없고 남 앞에 나타나기보다는 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 며느리의 청을 친구들이 받아들였다. 성령님의 도우심이다. 나는 며느리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도 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며느리와 같이 조용하고 부드러운 사람의 말을 더 잘 듣는 것이로구나. 성령님이 그의 온유한 성품을 쓰시는구나...그렇게 '전도 폭발'하시는 집사님을 돕다 보면 언젠가는 며느리도 '전도폭발'을 하게 되겠지.
성령님이 역사하시기 좋은 성품의 사람. 이런 며느리의 품성이 나는 부러운 것이다. 며느리는 그 날 얘기 중에 '아버님도 전도 폭발 받으신다면!...제가 소원이 없겠어요.' 해서 내가 숙연해졌다. 시아버지의 영혼 구원에 대해서도 이렇게까지 소원을 가지고 있다니!...한 인간으로서만이 아니라 한 성도로서도 나는 며느리가 진심으로 부럽다.
┃본문 25-27p. 中에서 |

기일혜 소개

1941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
197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어떤 통곡〉, 〈소리〉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
1986년 창작소설집 《약 닳이는 여인》 펴냄
1994년부터 현재까지 《내가 졸고 있을 때》 외 47권의 수필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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